며칠 전에 프랑스에서 20년 째 살고 계신 한 블로거의 글을 읽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해외이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이민이 그리 만만치 않고,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사는 것이 가장 편하고 좋을 수 있다라는, 대충 그런 요지의 글이었다. 그 분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문득 나의 미국에서의 12년을 곰곰히 생각해보게 됐다. 처음 몇 년 간은 부모님으로부터 [...]
한 후배와 며칠 전에 만나 수다를 떨었다. 그녀는 나보다 일찍 결혼을 해서 아이도 하나 낳은 고참 유부녀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미국 유학중에 만나 결혼을 했고, 그들의 가족은 다 한국에 있는, 토종 한국인이다. 그 후배가 결혼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만날 때마다 그녀의 시댁 얘기, 특히 시어머니와 시누이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어왔는데, 들을 때 마다 ‘참 그걸 참고 [...]
지난 토요일엔 S와 결혼 1주년 기념으로 좋은데 가서 저녁을 먹었다. 세상에 벌써 1년이 흘렀다. 시간이 빨리 흘러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지겹지 않게 잘 살았다는 얘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좋지만, 달리 생각하면 앞으로 함께 할 세월도 이렇게 후다닥 지날 것 같아 겁이 난다. 아직 일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좋고 행복하기만 해야겠지? 사실 지금까진 참으로 행복하다. 결혼한 사람들이 [...]
S와 나의 친구 스테파니가 최근에 10년을 함께 했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헤어진 것이 크게 놀랍지 않았던 이유는 그들의 관계가 소위 Open Relationship이었기 때문이었을까. S와 같이 스테파니를 만나 속사정을 들어봤다.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 V는 고등학교때부터 사귀기 시작해 대학교를 거쳐 직장 때문에 같이 이 도시로 옮겨왔다. 거의 10년 동안을 사귄 셈인데 V는 처음부터 Open relationship을 원했단다. Open relationship은 [...]
S는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한다는 말을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가며 한다. 연애할 때엔 오히려 별로 안 그랬던 것 같은데, 결혼하기로 둘이 결심한 뒤부터 애정표현을 더 하기 시작한 것 같다. 둘이 처음으로 같이 한국에 가기 전, 나는 주의를 줬다. ‘한국에선 여기서처럼 너무 애정표현을 많이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니까 좀 자제해. 알았지?’, ‘그럼..부모님 앞에선 키스도 못하는거야?’, ‘당연히 안되지.’, [...]
고등학교 때였나, 매년 해가 바뀔때마다 지난해 나에게 있어 가장 뜻깊었던 탑 10 사건들을 일기장에 적어보곤 했었다. 돌이켜보면 그 때만큼 감수성이 충만했던 적이 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에 가고 회사생활을 하면서는 일기도 안쓰게 되고, 수첩에 마음에 드는 싯귀나 노래 가사를 적는 일도 드물어지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감수성의 상실… 그래도 2011년을 마감하면서는 오랫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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