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외국에서 4개월간 어학연수를 하다가 만난 남자친구와 롱디를 하며 연애중입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은 홍콩분이시고 남자친구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 미국인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어학연수 이후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채 1년을 보냈고, 해외로 그것도 남자친구 만나러 간다는 큰 딸을 보내지 못한다는 부모님 때문에 1년 만에 남자친구 얼굴보러 5일을 가족여행겸으로 다녀왔습니다. 물론 가족여행이라 원한만큼 얼굴을 자주 보지 못했구요.그래도 얼굴 잠깐 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또 롱디중 입니다.

여행중에 남자친구 부모님과 저희 부모님이 5일동안 총 3번을 만나서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결혼얘기와 함께 앞으로 미래에 대해서 부모님끼리 말씀을 나누셨습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은 남자친구 의견을 존중하고 동의하며 누가 어느 나라로 가던 상관이 없다, 하지만 영어를 할 수 있는 제가 남자친구가 있는 곳에 가서 정착을 하는게 더 괜찮지 않나 하셨고 제가 그 나라에서 지내기에 편하게 해주겠다 하셨습니다. 학비와 지낼 곳을 마련해 줄테니 일단은 학생비자로 와서 지내보며 롱디로 서로 알아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 더 알아가며 함께 지낸 후에 마음이 맞다면 결혼을 하자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그 소리를 듣고는 제 생각은 물어보지도 않으시고 서로 알아가기 위한 동거는 안된다, 다시 만나고 싶으면 그 때는 결혼을 목적으로 남자친구가 한국에 와서 1달 이상은 지내다가 가야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엄마아빠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고, 또 제가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해서 들을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부모님으로부터 제 선택의 위험이 무엇인지를 듣고 선택은 제가 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친구는 동거에 대한 생각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저는 남자친구를 누구보다도 믿습니다. 저는 지금 완전히 미국식 가치관에 동화된 것 같고, 그런 생각이 전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걱정은 어떻게 부모님과 사이가 깨지지 않고 제가 원하는 ‘남자친구가 한국에 와서 한 달 동안 머물면서 준비를 잘해서 같이 남자친구 나라로 돌아가서 잠시 동거를 하고 결혼하는 것’을 할 수 있을까요? 또 제 생각이 잘못된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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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님의 부모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느 한국 부모님이라도 딸이 결혼도 약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에 가서 동거를 하겠다는데에 찬성하지는 않으실겁니다. 님도 부모님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님의 생각을 왜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이해하시겠죠. 님과 남자친구는 아직 학생 신분이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의 입장에선 님이 만약에 잘못되기라고 한다면 당신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실거예요. 그래서 더욱 조심스러워지실 수 밖에 없는것이구요. 그런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결혼전 동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두 사람이 동거의 결과가 어찌 되든 성인으로서 그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하고, 설사 헤어지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이 서로에게 큰 상처로 남지 않는 상황이라야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님과 남자친구가 동거에 대해 갖는 긍정적인 생각을 부정하진 않지만, 만약의 경우 동거를 하다가 헤어지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이 님에게 큰 상처로 남지는 않을까요? 두 분은 지금 서로 사랑하고 믿음이 확실하기에 그런 상상을 하지 않으실지도 모르지만, 부모님의 입장에선 당연히 걱정스러운 부분일 수 밖에요.

제가 한 가지 궁금한 건 님과 남자친구가 서로에게 확신이 있고 결혼할 의지가 확고하다면 남자친구 나라에 가기 전에 아예 결혼을 하는 건 어떤가 하는 거예요. 그건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해서 일단 동거를 해보고 결정하기로 하신 건가요? 물론 저는 성급한 결혼엔 절대 반대하는 사람입니다만, 님의 부모님이 결혼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의 동거에 절대 반대시라면, 부모님의 뜻을 따르면서 두 분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한 방법은 결혼을 서두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은 부모님의 뜻에 따라 남자친구를 오게 해서 한국에서 한 달 동안 지내보세요. 그러면서 동거에 대한 생각이 더욱 굳어질 수도 있고, 조금은 회의적이 될 수도 있을거예요. 중요한 건 남자친구와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부모님이 보시기에 두 분이 안정적이고 헤어질 가능성이 없어보이도록 노력해야해요. 그리고 특히 남자친구가 부모님께 확실하게 점수를 따도록 도와주셔야 하구요.

저는 님이 생각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아요. 하지만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미국식 가치관에 동화되어 그런 식으로 살고 싶으시면 일단은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면 부모님의 뜻을 꼭 따라야 할 필요는 줄어드니까요.

부디 부모님과 의견 조율을 잘 하시고 남자친구와도 행복하게 결혼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