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남자친구와 이별한지는 아직 일주일도 안됐습니다. 이별한 이유는 제 잘못이 좀 커요. 남자친구한테 사소한걸로 서운해하고 의심하고 집착했으니까요. 지난 연애때 데여서 그런거라고, 내가 남자를 못믿는게 어쩌면 당연하다고, 그걸 고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핑계인거같습니다.
남자친구랑은 1년 정도 만났어요. 정말 착하고 제가 싫다는거 다 맞춰주는 남자친구였죠. 사귄지 3~4개월쯤 넘어갈때 저희는 자주 싸우게 됐습니다. 점점 좋아하는마음이 커지니 하지 말라는 것도 많아지고 사소한걸로 서운해하고 예민하게 굴었어요. 남자친구가 너무 힘들다고 이렇게 싸우는거 지친다고 서너번 저를 포기하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하루도 안돼서 풀어졌어요. 서로 배려하자 잘 맞추자 나 너랑 싸우고 싶지않다 라고 하는 그에게 저는 매번 알았다고 이젠 이기적인 행동 안하겠다고 그래놓고 또 그랬지요.
이번엔 제대로 싸우고 문자로 헤어져있다가 이건 아니다싶어서 만났어요. 오히려 저는 쿨하게 나갔어요. 그걸보고 남자친구가 마음이 복잡했는지.. 나 아직도 너를 많이 좋아해. 언젠가 또 우연히라도 만나게 되면 그 때 나 못 본 척, 모르는 척하지마. 아직도 사랑해… 이러더라구요. 울먹거리면서 정말 헤어지는거 너무 힘들다고 손이라도 한번 잡아달라고, 집에 데려다주곤 발걸음이 안떼진다고 하면서 꼭 껴안아줬어요.
그가 너무 슬퍼하니까 저도 맘 흔들려서 그를 잡았어요. 다시 시작하자구…나도 너가 좋다구요. 근데 그가 울면서 그건 아닌거 같다고 마음 흔들어서 미안하다면서 기회를 더 줄 순 없을거 같다네요.
저 과연 남자친구랑 재회할 수 있을까요? 그가 헤어진 날 저에게 했던 말은 다 진심일까요?
——————
보통의 남자들은 여자친구와 헤어지려는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마음에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헤어지자는 말을 먼저 꺼내지 않는 편이구요. 때문에 남자가 헤어지자고 한다면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이제 끝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답입니다.
그래도 남자에게 미련이 남고 어떻게든 그를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죠. 그럴 때 헤어진 뒤 몇 주일도 안되어 다시 연락을 하고 매달리는 것만큼 최악의 수는 없어요. 헤어진 뒤 최소한 한 달 정도는 헤어진 사람을 어떻게든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해요. 하지만 못 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과 다시 만나려고 하는 것은 피하셔야 해요. 몇 달, 몇 년을 사귄 사람을 쉽게 못 잊는 것은 당연하죠. 헤어진 뒤 몇 달 간은 그 사람과 연락을 단절하고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를 분석하도록 하세요. 아마 님은 이 과정을 이미 거치신 것 같고, 본인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에게는 어떤 문제도 없었는지, 혹은 님에게 다른 문제들은 없었는지 곰곰히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적어보세요.
그리고나선 왜 그 사람과 다시 사귀고 싶은지, 그 이유들을 적어보세요. 사랑하고 보고 싶어서.. 는 제외한 다른 이유들이요. 예를 들면 그 사람과 있으면 재밌으니까, 나와 취미가 같으니까, 혹은 결혼하면 경제적인 걱정은 없을것 같아서, 등등의 구체적인 이유들이 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그런 이유를 떠올릴 수 없다면 그 사람과 다시 사귀려는 노력 자체를 고민해보셔야 해요. 그리곤 만약 다시 사귀게 된다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은 없을지 생각해 보세요. 과거에 님이 저지른 실수가 되풀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지, 혹은 두 분의 성격 중에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면 서로 고치거나 맞춰갈 수 있을지. 만약 예상되는 문제들이 있는데 그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면, 역시 그 관계를 다시 이어갈 의미가 있을지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해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연애를 하면서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에 충실해야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이성적인 생각 역시 중요하다는 겁니다. 연애 자체가 사랑이라는 가장 강렬한 감정 때문에 생기는 관계이지만, 그 연애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건 이성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연인들끼리 싸우거나 언쟁을 할 때 감정에 치우치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대화할 수 있는 커플들은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죠. 지금 님에게 필요한 것도 남친을 보고 싶고 붙잡고 싶은 감정을 좀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두 분의 지나간 관계를 돌이켜 보고, 두 분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가능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예요.
그런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 그리고도 남친을 사랑하는 마음이 변치 않고 그를 붙잡고 싶으시다면 그 때 다시 연락을 해보세요. 님이 생각한 바를 그에게도 잘 얘기하시구요. 그렇게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으신채 지금 다시 연락하는 건 별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January 28, 2018 at 8:08 am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은지 2주가 지났습니다. 아직도 너무 허전하고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요. 저는 미국에서 혼자 일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남자친구의 존재가 가족/베프 의 존재 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부담을 느낀거 같더라구요. 결정적린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자기는 이별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근데 아무런 힌트 없이 갑자기 통보한터라 저는 아직 맘의 정리가 안되요….. 근데 아직도 보고싶고 잡고 싶습니다. 위의 글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ㅜㅜ 근데 이별을 오래 준비한 사람일수록 돌아오지 않을거라는 말이 가슴을 후벼 파네요. 제가 이렇게 까지 사랑할수 있는 그리고 사랑받을수 있는 남자를 만날수 있을까요? ㅠㅠ…….
January 28, 2018 at 3:51 pm
만나실 수 있다고 믿으세요. 저도 어릴 적에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면서 앞으로 이만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다시 만나지게 되더라구요. 부디 지나간 사랑에 너무 연연하지 마시고 마음 잘 달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