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과거 때문에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29살 남자입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는 대학교 동창이구요, 대학교 1학년 이후 서로 교류가 없다가 29살에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누구를 얼마나 만났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전 대학교 1학년 때 여자친구가 누구를 만났고 그 사람을 2학년까지 만났었다 정도만 알고 있었고, 제 여자친구는 제가 1학년 때부터 3학년까지 긴 시간동안 한 명을 만나고 그 이후에도 4년 동안 긴 연애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친구가 제 과거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 했었고, 계속해서 물어보는 여자친구에게 하나 둘 대답을 해주다 보니 저도 억눌러 놨던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게 되었고, 그것이 제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물어보고 대답을 듣고 괴로워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서로 조금씩 과거 얘기를 주고 받다가 제가 그냥 서로 속시원하게 얘기를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 날 여자친구가 제가 알고있던 대학교 1학년 때의 그 연인을 엄청 좋아했었고 먼저 좋아했었다라는 얘기를 듣게 된 순간 엄청난 질투심에 괴로웠습니다. 그 날 이후로 불쑥 불쑥 머릿속에 강박적으로 여자친구에게 안좋은 욕설같은 것이 떠오르고 그 때문에 여자친구를 볼때면 죄책감이 들고, 또 이러한 일들 때문인지 과거 얘기를 하기 전에는 얼굴만 봐도 행복하고 떨리던 제 마음이 이전 같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그녀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만큼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견뎌내려 노력중이고, 그 뒤로 신경정신과 병원을 찾아가 현재는 우울증 약을 소량 먹고 있는 중입니다.

그 날 이후로 저의 이러한 부분을 여자친구와 얘기를 했고 순간 순간 다툼과 위기도 있었고, 현재는 그 과거 얘기를 하고나서 3주 가량이 흐른 뒤라 그런지 약 때문에 그런지 마음이 어느 정도는 평화로워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어제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여자친구가 다시 저의 과거, 특히나 과거 여자친구들과의 잠자리에 관해 궁금해했습니다. 구체적인 건 아니고 어떤 여자친구와 첫경험이었는지, 길게 만난 두 사람말고 더 관계를 가진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 또한 물어보게 되었고, 이걸 통해 위로를 받아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친구가 과거에 네 명을 만났는데 정말 짧게 스쳐 지나간 사람들과는 경험이 전무하고 길게 만나 사람도 두 명중 최근에 헤어진 사람과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 깊은 사이까지 가지 않았고, 제가 알고 있는 그 대학교 1학년 때의 연인과 첫경험을 했고, 그 때는 내숭도 있었고 어렸고 그 사람이 같이 자취하는 동거인이 있었고 본인 또한 집이 워낙 엄했기에 어디 1박으로 여행을 간다거나 하지도 못했고 스킨쉽을 함에 있어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것에 비해 훨씬 적은 경험이고 이젠 기억도 안난다 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스킨쉽을 했을 때 여자친구가 처음이 아니란것을 느꼈고 그 때 순간적으로 거부감과 안 좋은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저 혼자 상상하고 계속해서 궁금해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것 보다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를 하고 제가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더 여자친구의 과거 경험이 적다는 것을 위안삼고,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이것을 극복해내면 정말 돈독해질 수 있다고 믿어야 될지..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하지않는 것이 좋았을런지.. 이래저래 생각이 많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 굉장히 이기적이고 욕심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제 여자친구를 정말 놓치기 싫은데 이렇게 과거 얘기를 하고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여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처음 같지가 않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슬픕니다. 과거 얘기를 한 이후 감정이 이전처럼 불타오르지 못하고, 감정이 불타올랐다가도 어떤 계기로든 과거 생각에 기분이 우울해 지면 감정이 식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이러다가 제가 정말 이 사람에 대한 감정이 식어버리는것은 아닐지가 걱정입니다.

정말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단순한 집착인지, 지금 감정이 우울해서 설래이지가 않는건지, 머리가 너무나 복잡합니다. 사실 제가 연애를 안해본 것도 아니고 그동안 연애를 하면서는 여자친구의 과거에 대해 궁금하더라도 그 얘기를 듣고 이렇게 괴로워 한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성숙하게 연애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이번 연애에 제가 여자친구의 과거 때문에 이처럼 괴롭고 마음이 흔들린다는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제가 듣고 싶은 말은 어쩌면 정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다, 지금 단지 우울한 감정들 때문에, 좋지 못한 기억들 때문에, 여자친구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넌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해낼 수 있다!” 라구요.

제 사연을 읽으시고 저의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이 연애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가고 있는건 아닌지, 이러한 얘기들을 저보다 인생을 더 사신 경험자로부터 진실되게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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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이메일에서 님이 여자친구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친구의 과거에 대해서도 질투심 내지는 집착이 강하게 생겨나는 것일테구요. 그녀의 과거에 대해 듣고 난 뒤에 마음이 식은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잠시 그녀에게서 거리를 두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요? 정말로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녀를 그리워하게 될테고,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실수도 있죠.

이와 비슷한 사연을 이전에도 몇 번 받았었는데, 보내신 분들이 모두 남성이었어요. 남자분들이 여자분들보다 연인의 과거 성경험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그 때문에 더 고민을 한다고 추측할 수 있겠죠. 그런데 말이죠, 일반적으로 매력적인 여자일 수록 연애 경험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물론 연애를 하면서 섹스는 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커플은 드물테구요. 때문에 내 여자가 과거에 연애 경험이 있다면 섹스 경험도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시고 그에 대해 아예 묻지 않는 것이 상책이예요. 두 분은 이미 얘기를 해버렸으니 돌이킬 수는 없지만, 앞으로라도 다시는 과거에 대해 언급하지도 마시고 묻지도 마세요. 그녀에게도 부탁하세요. 과거 얘기는 서로 하지 말자구요. 혹시라도 지금의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고 다른 여자를 훗날 만나게 되신다 해도 과거 얘기는 서로 하지 않도록 하세요.

상대방의 과거 때문에 괴로와하고 질투하는 것에 대해 크게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는 없어요. 각자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 용서할 수 있는 실수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어떤 사람은 연애 상대가 성경험이 많은 것엔 관대하지만 아주 작은 거짓말에 분개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과거의 연애 상대의 숫자보다는 한 사람이라도 깊게 사귄 경험이 있는지에 집착하기도 하죠. 하지만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상대방의 과거 때문에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일은 절대 삼가하셔야 해요. 불쑥 불쑥 올라오는 분노나 배신감 같은 감정을 억누르기 힘든 상태가 계속 된다면 그 때엔 헤어지는 편이 서로를 위해 나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제 의견을 정리해 말씀드리면,
– 님의 현재 감정은 충분히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감정입니다.
– 지금의 감정에 대해 여자친구에게 얘기를 하고 (만약 하지 않으셨다면요), 혼자 고민하시기 보다는 두 분이 함께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가도록 하세요.
– 하지만 노력해도 그녀의 과거 때문에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식는 것 같다면 잠시 그녀와 휴식기를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 여자친구와 계속 사귀게 되든,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되든, 서로의 과거 연애사에 대해, 특히 성경험에 대해 묻고 답하는 것을 삼가하십시오. 지금 같은 상황이 또 올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