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78년생이구요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아직 미혼으로 남자친구도 아직 없고, 제 친구들은 다 결혼을 했구요. 주변의 동생들, 친구들 들러리, 도우미 역할을 많이 해주면서 제 결혼에 대한 많은 믿음이 흔들리네요. 열등감도 생기고, 피해의식도 생기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나의 외모와 성격과 문제가 무엇일까 자꾸 묵상하게 되고, 저 자신을 자꾸 행복 보다는 불안함과 우울증에 빠지게 하는 것 같아요.

겉으로는 많이 웃지만, 겉으로는 지금의 저의 모습을 인조이 한다고 하지만, 겉으로는 좋은 배우자가 나에게도 생길 수 있다고 자신감 있게 애기하지만, 자꾸 흔들리네요. 나도 결혼할 수 있을까? 서로 사랑해서 결혼할 수 있을 까?

솔직녀님은 늦은 나이에 결혼 하셨다고 하셨는데, 지금의 저의 모습에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솔직녀님은 지금의 배우자를 기다리며 어떻게 생활하셨는지, 언니로서 그냥 지금 힘들어 하는 동생에게 작은 조언 하나 주시면 많은 힘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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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남편과 결혼했을 때 님과 같은 나이였네요. 저는 서른 셋이 되는 순간 내가 과연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확 몰려왔더랍니다. 그 전까지 사랑도 해봤고 연애도 몇 번 해봤지만 결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딱히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결혼은 하게 되면 하는 것이고, 평생 연애만 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서른 셋이 되던 해에 문득 불안감이 엄습했죠. 이대로 있다가는 결혼은 커녕 평생 혼자서 살게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불안감 말이죠. 사실 미국에 살면 한국에서처럼 이 사람 저 사람과 얽힐 일이 많지 않아서 대인관계도 좁아지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그 때 저도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만날 기회도 없겠다라는 생각에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에도 가입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가 될 만한 자리에 더 열심히 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로부터 남편을 만나기 까지도 근 3-4년이 흘렀죠. 그 사이에 두 어명의 남자들과 길게는 일년, 짧게는 3-4개월을 사귀기도 했구요. 남편을 만나기 전에 사귀었던 친구와는 1년을 사귀면서 나름 진지한 관계가 되어간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그걸 부담으로 느꼈던지 그만 만나자고 하더군요. 그 때 참 많이 속상했어요. 그 나이에 일년을 사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제 또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렇지만 그 때 힘이 되준 친구들이 있었어요. 걔랑 너랑은 어차피 잘 안 맞았을거야, 네가 훨씬 아까워, 지금 헤어진게 나아.. 등등의 말을 해줬죠. 물론 위로의 말이었겠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래, 어차피 걔랑은 안될거였어, 나이가 들어간다고 잘 안 맞는 남자와 억지로 맞춰가면서 사귀고 싶진 않아, 그럴바엔 혼자가 나아… 그렇게 다짐을 하게 되더군요.

그러다가 제 직장 동료가 소개팅을 시켜줘서 만나게 된 사람이 지금의 제 남편이 되었죠.ㅎㅎㅎ 돌이켜보면 제가 남편을 만났을 때엔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였던 것 같아요. 결혼을 꼭 해야겠다라는 생각도 없었고, 처음 만나러 갈 때에도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그냥 술이나 한 잔 같이 한다는 생각으로 갔거든요. 그렇게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을 때 운은 다가오나봐요.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될 경우, 내 외모나 성격에 문제가 있나라고 느끼게 되는건 당연해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때문에 누구나 외모든 성격이든 남들에 비해 빠지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구요. 하지만 그런 나의 약점 혹은 단점이 뭔지 고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다보면 우울해지고 행복해질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정말로 나와 맞는 상대, 나와 사랑할 수 있는 상대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예요. 그러니까 님의 외모나 성격의 단점이 무엇일까 너무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렇지만 제가 오랜 시간 싱글로 지내면서, 그리고 주변의 싱글 여성들을 보면서 어떤 사람이 확실히 연애를 더 잘하고, 적어도 연애를 할 기회를 갖게 되는지를 좀 터득하게 되었어요.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는 사실이예요. 아무리 성격이 좋고 예뻐도 집에만 있고 주변 사람들과 교류도 별로 없다면 당연히 남자를 만날 기회가 적어지죠. 친구에게 소개팅을 부탁하든, 온라인 데이팅으로 사람들을 만나든, 어떻게든 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 해요. 저도 온라인 데이팅을 잠시 했었고, 제 주변엔 그 방법으로 결혼까지 이르른 커플들이 수도 없이 많아요. 온라인 데이팅을 꼭 하시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것도 한 방법이라는거죠. 결혼을 하고 싶고 사랑을 하고 싶으시다면 주변에 얘기를 하세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건강이예요. 좀 의아해 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전 혼자 살면서 제일 힘들었을때가 아팠을 때였거든요. 몸이 아프니까 만사 귀찮고 일도 안돼고, 참 서글퍼지더라구요. 몸이 아프면 연애도 힘들어져요. 뻔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싱글 여성분들 중 잘 안 챙겨먹고, 운동 잘 안하고, 그래서 건강하지 못한 분들이 꽤 많더라구요. 건강한 여자가 건강한 남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주변 사람들이 결혼하는걸 보면 누구나 결혼하는 것처럼 느껴지실거예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예요. 어떻게 생각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나서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분들이 평균인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것을 행운이라고 여기시고 그 만남을 소중히 하시길 바래요. 만약 그런 사람을 못 만난다 해도 님이 불행하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