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8살 여자 직장인이고 남자친구는 77년생입니다. 같은 회사에서 선배 후배하다가 띠동갑 나이차를 극복하고 지금은 1년째 연애 중입니다. 6개월 전 프로포즈를 받고 난생 처음 다이아 반지를 받았죠. 저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저희 집에서도 결혼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죠. 한동안 고민 후 용기를 내어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너무나 반갑게도 어머니께서 남자친구를 데려오라고 하셔서 동네에서 셋이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빠가 교제 승낙과 동시에 결혼 허락을 물었더니 어머님이 보수적이신 아버지를 설득하시겠다, 결혼은 그 뒤에 추진해 보자, 이쁘게 만나라고 하셨습니다.

잘 만나다가 올해 안에는 날짜를 잡는게 어떨까 해서 다시 두 달 전쯤 식구들과 오빠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어머니와 오빠는 네번째 보는 자리였구요. 그런데 청천벽력으로 어머니가 돌변하셔서 오빠의 성씨가 사기꾼 성씨라고 싫다고 하시며 본심이 사기꾼인지 모른다 하시고, 아버지는 제 또래 남자를 만나지 아저씨를 데리고 왔다고 완강히 반대하시는겁니다. 며칠 전에는 어머니가 제가 오빠랑 안 헤어지고 있다고 다짜고짜 오빠에게 욕설 전화를 하셨습니다. 물론 오빠는 어머니가 화난거 이해한다 했지만 제가 마음이 불편하고 너무 미안하더군요.

오빠는 10년 넘게 한 직장 성실히 다니고 있구요, 오빠 부모님은 자상하시고 착하시고 정년퇴직 후 수도권 아파트에서 따로 사십니다. 오빠는 독립해서 제가 사는 지역 시내에 아파트도 가지고 있고, 빚 1원도 없습니다. 시골에 밭과 과수원등 땅도 꽤 있구요. 오빠가 연애를 못하는 쑥맥이라 선과 소개팅만 하다 지쳐서 운명을 믿어보자 하고 노총각으로 지냈는데, 저는 나이 어린 것 빼면 지금까지 돈을 모은 것도 아니고 집이 갑부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의 경제력을 많이 따지면서 만난 건 아닙니다. 제가 속이 안좋고 소화기능이 약하다고 하니까 8개월째 소화에 좋은 쥬스를 직접 아침마다 갈아서 주고요, 하루도 빠짐없이 모닝콜로 지각하지 말라고 절 챙깁니다. 술담배도 안하고, 그렇다고 외모가 썩 못봐주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얼굴에 보통 체격입니다. ..

몸에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부남이나 이혼남인 것도 아닌데, 단지 자신들이 싫은 성씨, 나이 차이 등으로 헤어지라고 욕설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헤어지자니 28살의 제 자신이 우스워지는 것 같고, 무엇보다 오빠를 사랑하고 놓기 싫습니다. 그런데 오빠는 일방적 진행은 화를 부른다며 그래도 허락을 받고 결혼하자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전혀 바뀌실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버지는 남자친구가 그렇게 좋냐며 속상해 하시다가 어머니가 힘들어하니 덩달아 반대하시는 눈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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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번째 답변)

마음이 참 답답하시겠어요. 이메일 읽으면서 저도 답답해졌네요. 도대체 어머니가 왜 돌연 태도를 바꾸신걸까요?

일단은 어머님과 진지하게 얘기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짜증내는 투나 화가 난 말투가 아니라 차분하고 공손하게 어머니께 얘기를 해보세요. 제 생각엔 성씨가 이유가 아니라 뭔가 어머니가 다른 이유로 반대를 하시는 것 같거든요.

어머니가 평소에 어떤 성격이신지, 다른 일에 있어서도 이렇게 태도가 돌변하는 경향이 있으신지, 미신을 믿으시는지, 다른 사람들 말에 왔다갔다 하시는 편인지, 등등 어머니가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시면 좀더 제가 어머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듯합니다.

저도 엄마가 심하게 반대하는 연애를 해본 적이 있는데, 전 엄마가 반대하는 이유를 짐작은 했지만, 엄마는 절대로 그 이유라고 얘기하지 않으셨어요. 왜 그 남자가 그렇게 싫으냐고 물으면, ‘너도 이유없이 싫은 사람들이 있지 않니? 나도 걔가 이유없이 싫다’ 그렇게 논리적으로는 싸울 수 없게 만들었죠. 혹시 님의 어머니도 남자친구가 싫은 이유가 있으신데 그 이유 때문에 반대한다고 하긴 싫으셔서 말도 안되는 성씨 이유를 들고 나오신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네요.

어쨋거나 님과 남자친구분의 사랑이 확실하고 두 분이 함께 이 상황을 헤쳐가기로 단단히 약속을 하셔야 해요. 두 분 중 한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 땐 정말 힘들어지거든요. 그리고 부모님과 싸운다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 왜 반대를 하시는지 그 이유를 님이 납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해보세요. 만약 아버지가 좀 더 님을 이해하는 것처럼 느껴지신다면 어머니 몰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눠보시는 것도 방법이구요.

님의 어머님에 대해 좀더 정보를 주신다면 제가 더 도움이 될만한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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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답변에 답하신 두번째 이메일)

어머님이 미속신앙을 믿으시는 것 맞구요, 저와 남친의 궁합사주가 나쁜 건 아니래요. 어제 결심하고 아버지 어머님께 여쭤보고 두 분의 얘기를 들었어요. 남자가 저와 나이 차이도 있는데 공무원도 아니고 회사원 (공장사무직) 월 300남짓 월급으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일해봐야 둘이서 뭘먹고 또 애는 어떻게 키울지, 그런 거지한테 딸을 주기 싫다는게 본심이셨답니다. 아버지는 결국 허락하셨고 하루를 살더라도 사랑하는 사람 만나보랍니다. 대신 어머니는 자신이 설득할테니 오빠의 재산목록, 등기부등본을 가져오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오빠가 자신의 고향집에 제 부모님이 자기를 못마땅해하신다는 얘기를 했더니 오빠 부모님께서 이건 파혼요구나 마찬가지라고, 그렇게 치를 떨 정도로 싫다시는데 결혼이 어떻게 가능하시냐면서 역정을 내셨대요. 여자 집에서 우리 아들 안된다고 하니 오빠보고도 그만 접으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오빠도 제가 좋지만 저와의 결혼은 현실상 이미 불가능할 것 같다며 마음을 접자고 하네요. 애정이 식은건 아니고, 자꾸 싸움이 되고 제가 부모님 때문에 힘들어하기 때문에 말이죠.

지금이라도 오빠와의 결혼이 가능할까요? 아빠는 제 뜻대로 하라면서 서류를 요구하신건데..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의 마음이 바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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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두번째 답변)

역시 어머니가 반대하시는 이유는 달리 있었군요. 어머니 입장에선 당연히 딸이 더 좋은 조건의 남자와 결혼하길 바라셨을테고, 게다가 님은 아직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니 더욱 반대하고 싶으셨을거예요.

지금 더 큰 문제는 남자친구와 그 쪽 집안이예요. 남자친구는 님의 부모님이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이미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테고, 남친의 부모님들은 그렇게 자기 아들을 못마땅해 하는 집의 딸과 당연히 결혼시키고 싶지 않으실테구요.

제가 이 전 이메일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부모님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건 당사자 두 분의 마음이예요. 두 분 중 한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 결혼은 힘들어질 가능성이 99 프로입니다. 님의 이메일로 봐선 남자친구가 이미 마음을 어느 정도 접은 것 같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길 원하는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재산증명 서류를 보여달라는 요구를 하면 님과의 관계를 끝낼 것으로 생각됩니다.

님의 부모님의 걱정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제가 만약 자식이 있는데 사귀는 여자의 부모님이 그런 요구를 한다면 저라도 결혼 반대할 것 같아요. 결혼할 상대의 경제력, 물론 중요하지요. 하지만 그런 요구를 하시는 님의 부모님은 만약 남친 집에서도 재산등명 서류를 요구한다면 어떤 식으로 반응을 보이실까요? 남친의 재산목록을 원하신다면 부모님이 먼저 님의 재산목록을 남친에게 보여주는 것이 순서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이제 부모님이 반대하시는 이유를 알게 되셨으니 남자친구와 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세요. 부모님이 자기의 경제력과 앞으로 살 길에 대해 회의적이시다, 그런 부모님이지만 우리가 정말로 사랑하고 둘이 먹고 살 수 있을 능력이 있다면 결혼을 끝까지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하신다, 어떻게 하면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심시킬 수 있겠냐… 둘이 같이 이 상황을 헤쳐갈 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누세요. 남자친구가 만약 님과 꼭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면 같이 얘기하면서 방법을 찾도록 노력할거예요.

부디 두 분이 잘 얘기하시고 현명한 선택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