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대학생입니다. 저는 첫경험에 굉장히 의미를 두는 사람이어서 첫번째 연애때도 두번째 연애때도 사랑했어도 안하고 참아왔어요. 그런데 이번 남자친구를 사귈 때는 모든 힘든 일이 겹치고 더더욱 그를 의지하게 되면서 결국 사귄지 6개월만에 첫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그가 저에겐 마지막 사람일거라는 확신도 있었고요. 그 사람도 제가 처음이었고 그 사람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나에게 쉽게 손댄 것이 아니라는 생각, 그 사람은 변함 없을 거라는 생각에 스르르 마음이 열렸나봐요. 그런데 자고 난 뒤 한 달 뒤에 제 투정이 듣기 싫다며 마음이 식었다며 이별 통보를 했어요. 심지어 카톡으로, 절 차단까지 하면서요. 저는 그를 만나러 가서 울면서 몇번을 매달렸으나 너무 상처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더 붙잡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헤어진지 8개월이 지난 지금도 매일 울고 있어요. 제가 더럽혀진 기분이고 어떻게 나에게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나.. 남자 자체가 역겨워요. 독실한 척 변함없는 척 하지만 않았어도 저는 평소처럼 똑같이 행동했을텐데 심지어 힘들게 지켜온 제 관념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렇게 몇개월만에 식을 마음이었으면서, 심지어 첫경험을 한 여자에게 카톡으로, 귀찮다고 피해버리는 그 사람이 너무 무섭고 그냥 버림받은 느낌과 함께 남자가 동물같이 느껴집니다. 그 사람이 마지막에 한 말들은 몇개월이 지나도 절 괴롭혀요.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숨쉬는 것도 힘들어요. 어떻게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원래도 말랐었는데 살은 벌써 9키로가 빠져 볼품없고 정말 하루하루 힘들고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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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셨다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여자라면 첫경험에 의미를 두는 것은 당연해요. 저도 첫 남자친구와는 3년을 사귀었지만 그 사람과는 첫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은연중에 그와는 결혼까지 하게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그와 헤어진 뒤에 사귄 남친과 첫경험을 했죠. 그와는 전혀 주저함이 없었어요. 그만큼 그 사람을 사랑했고 하고 나서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거든요. 연애 상대와 섹스를 할 때엔 섹스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섹스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그런 자신감, 확신이 있어야 해요. 님에게 상처를 준 그 남자가 나쁜 X였던 것은 확실하지만, 어쩌면 님이 너무 그 사람에게 큰 기대를 하고 그에게 섹스를 허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사람은 아마도 님과 관계를 하기 이전에 이미 님에게서 마음이 떠나고 있었을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관계후 한달만에 그렇게 매몰차게 헤어지지는 않았겠죠.

전 혼전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런 소신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생각을 바꾸라고 권유하고 싶지는 않아요. 개개인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다르니까요. 님의 소신을 바꾸실 생각이 없다면 그 소신을 끝까지 지키세요. 이미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지만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이번 일을 너무 심각하게 곱씹지 마시고, 앞으로 만나는 상대와는 이번 같은 일이 없도록 하세요. 그러기 위해선 그와의 관계를 한 번 냉철하게 곱씹어 보실 필요가 있어요. 그와 사귀는 동안에 그가 진심으로 님을 사랑한다고 말한적이 있었나요? 님이 그를 훨씬 더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래서 그에게 너무 매달렸던건 아니었는지.

힘드시겠지만 그 사람은 깨끗이 잊고, 다시 연락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마세요.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고 남자에 대한 정도 떨어지셨겠지만, 부디 모든 남자가 그 사람 같다라고 생각하진 마세요. 더럽혀졌다는 생각도 절대 하지 마세요. 성인이 좋아하는 사람과 성관계를 하는 것이 뭐가 잘못인가요. 언젠가는 누군가와 첫경험을 하게 되었을텐데, 그 상대가 재수없게 그런 나쁜 남자였던 것일 뿐이예요. 님이 잘못한 것이라면 그를 믿었던 것 뿐이죠. 전 오히려 그런 경험을 아직 젊은 지금 나이에 하신 것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20대에 남자를 모르고 연애 경험을 해보지 않고 30대에 들어서서 남자에게 상처받는 여자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20대는 상처가 아물 수 있는 시간도 많고, 극복할 수 있는 대안도 많은 시기니까요.

지금의 힘든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달리 없어요. 님이 꼭 마음 속에 새겨두셨으면 하는 점은 님이 잘못한 것은 없다는 사실, 성관계 한 번은 살아가면서 그다지 중요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그런 남자와 지금 헤어지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것, 때문에 절대 자책하지 마시라는 점이예요. 주변에 친한 여자친구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시구요. 제가 가까이 있다면 만나서 위로해 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유감이예요.

부디 지나간 일을 빨리 잊으시고 원래의 님의 모습을 되찾으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