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부터 새 직장으로 출근을 했다. (그래서 지난 두 달 간 포스팅이 뜸했으니 이해해 주시길..) 다니던 직장이 마음에 안 든 것은 아니었지만 새 직장이 연봉도 높고 테크놀로지쪽에선 내노라 하는 회사라 기회가 왔을 때 옮기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성큼 이직을 했다.

새 직장에 출근하기 전 2주간은 한국도 가서 가족들과 친구, 선후배들 만나 신나게 놀고 왔다. 이직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몇 주 간 부담없이 놀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거 아닐까.

한국에 있는 동안 아빠가 물으셨다. ‘너 그만둔다고 하니까 다니던 회사에서 섭섭해하지 않던? 너두 좀 미안했겠네?’ 한 회사에서 20대부터 은퇴할 때까지 일하신 아빠로선 회사를 옮기는 것은 다니던 회사에 미안해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셨나 보다.

요즘에야 외국계 기업도 한국에 많이 들어오고 해서 이직하는 것이 예전처럼 큰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과 미국에서 이직을 바라보는 시각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오래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S사, L사, H사 같은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다른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단다. 경쟁사 간에는 직원도 공유하기 싫다는, 뭐 그런 심리 때문일까. 그래서인지 그런 대기업에 들어가면 은퇴나 명퇴할 때 까지 그 회사에서 어떻게든 버티는 것 밖에는 길이 없는걸까.

미국에선 동종업계 회사들 간에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 그리고 경쟁사로 간다는 직원을 욕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오히려 왜 우리 직원들이 다른 회사로 가는걸까, 어떻게 하면 직원을 안 뺏길까, 회사는 그런 고민을 하게 된다. A사에서 B사로 이직한 뒤 다시 A사로 이직하는 사람들도 다반사다. 나 역시 지난 직장에서 떠날 때 HR(인사팀)과 exit 인터뷰(직원이 회사를 자의적으로 그만둘 때, 인사팀에서 행하는 인터뷰)를 했는데, 담당자분이 그랬다. “이직을 축하해. 그리고 언제든 여기로 돌아오고 싶으면 환영이야.” 이게 빈말이 아니란 건 그 동안 그런 사례를 숱하게 봐왔기 때문에 잘 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다른 회사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나쁜 인상을 남기거나 실력없다고 낙인찍히면 큰일이다. 반대로 좋은 기억으로 남은 동료들에겐 우리 회사로 오라는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회사 입장에선 이직이 자유로운 것이 좋은 일만은 아닐테지만 직원 입장에선 이득이 훨씬 많은게 당연하다. 물론 이직이 자유롭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이득인건 아닐거다. 특히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자기 분야에서 능력이 아주 뛰어난 실력자들이나 인맥이 넓어 많은 회사에 아는 사람이 많은 자들. 아니면 운좋게 수요가 높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특히 원하는 직장을 골라가는 편이다.

어쨋거나 새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고, 일도 슬슬 늘어나고 있어서 블로그 업데이트는 점점 힘들어질 듯 하지만, 그래도 노력해야지. 그동안 받은 이메일들이 쌓여있으니 조만간 정리해서 업데이트 하겠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