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소위 썸을 탔던 사람이 있었어요. 제가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었죠. 한 달 정도 썸을 타다 갑자기 연락이 끊겼어요. 절 차단했는지 메세지에 답변이 없었구요. 고작 한 달 가지고 그러냐 싶겠지만 제가 누군가를 먼저 좋아한 적은 거의 없었고, 그에게 한 눈에 빠져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튼 갑자기 연락이 끊겨 당황하던 차에 페북을 보니 사귀고 있던 여친이랑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저랑 썸을 탄듯 했어요.

그 뒤에 좀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새로운 남친도 사귀었고, 또 헤어진 뒤 거의 잊혀질 때쯤 새벽에 예전 다이어리를 읽다 그 시간들이 생각이 나더군요. 그리고 페북을 다시 검색해봤더니, 그 여친이었던 여자분이랑 유럽에서 같이 행복하게 사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 여성분은 웃음이 예쁘고 밝아보이는 좋은 분 같았어요. 하지만 맘 한 구석엔 왜 나는 아니었나 생각이 맴도는 거보니, 제 마음이 100% 정리되진 않았나봐요. 행복을 바라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질투가 나기도 하면서, 어떻게 유럽에서 사랑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 여성분에 비해 제가 초라해보이고…

지금 직업이며 상황이 불안정한데 안정된 후에 저도 저렇게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만 들고… 10대 여자애들처럼 끙끙 거리는 제 모습이 미성숙해보이기도 해요. 저도 좋은 사람 만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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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고민은 아마도 싱글 여성이라면 한 번 쯤은 다 겪어봤을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고민을 했던 적이 있구요. 과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왜 나보다 못한 것 같은 여자들도 짝을 만나 행복해 보이는데, 난 이러고 있나.. 그런 저런 생각들요.

그런데 결국 깨닫게 된건 (저도 이런 저런 책이나 잡지의 도움을 받았죠. ㅎㅎ) 내가 원하는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사랑 받으려면, 일단 내 자신이 그럴 수 있을 상황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었어요. 내가 안정된 직장을 가진 남자를 원하면 일단은 나부터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 하고, 몸매 좋은 남자를 원하면 나부터 몸매관리를 해야 된다라고 깨달은거죠. 그걸 깨닫고 그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노력을 하면, 그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훨씬 매력적인 사람으로 바뀌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돼요.

지금 님의 상황이 불안정한데, 안정된 후에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라고 걱정하셨죠. 당연히 좋은 사람 만나실 수 있고 행복한 사랑을 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님이 현재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답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기 이전에 먼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딘지, 목록을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혼자서라도 그것들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도록 하세요.

많은 분들이 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행복할 수 있을텐데..라면서 그 사람을 만날 날을 꿈꾸죠. 하지만 중요한건 나 혼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둘이 되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예요. 혼자이지만 좋은 친구들이 있고 가족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나는 행복해..라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일 때, 누구를 만나더라도 연애가 훨씬 쉬워진답니다.

지나간 연애들이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게 마련이예요. 상대방이 나에게 얘기하지 않은 이유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두 사람 사이에 뭔가 꺼림직한 것들이 있었을거예요. 저도 과거의 연애들을 돌이켜보면 뭔가 부족하거나 상대방과 맞지 않거나 (그것이 성격이든 타이밍이든 배경이든), 상황적으로 뭔가 어렵거나, 등등 결혼으로 이어지기엔 힘든 이유들이 꼭 있었더라고요. 그 당시엔 그런 점들이 눈에 잘 안 띄죠. 좋아하는 감정이 너무 크니까요. 그런데 남편과 만나서 연애하는 동안에는 모든 것들이 참 순조로왔어요. 결혼하고 지금까지도 그래요. 그런 걸 보면 정말 인연이란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지나간 그 남자분에 대해선 잊어버리시고 우선 님이 혼자서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시고 그 행복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세요. 그런 와중에 물론 남자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말고 만나시구요. 그리고 가급적 소셜미디어(페북 등등)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줄이도록 하세요. 많은 연구들이 이미 밝힌 바, 소셜미디어에 자주 접속하는 사람일 수록 우울감을 더 느낀다고 해요. 자꾸 예쁘게 포장된 남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게 되니까 그렇겠죠.

기운내시고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