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이 행복할까, 커플이 더 행복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원문 읽기) 기사 내용은 뻔한 얘기였는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그 글에 달린 수많은 댓글들 중에 결혼해서 행복하다는 댓글이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댓글을 단 사람들이 우연히도 모두 불행하고 삶에 만족스럽지 못한 분들이어서였을까? 오죽하면 댓글을 달고 싶었다. ‘여기 결혼해서 훨씬 행복한 사람도 있어요!’라고.

최근에 결혼한지 2년 반 정도된 친한 한국인 후배 커플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저녁 식사 중, 남자들이 직장 얘기로 수다 꽃을 피우는 동안 내 후배가 나에게 살짝 속삭였다.

“언니, 우리 시부모님 오셔서 5주 동안 있다 지난 주에 가셨어요. 나 아직도 스트레스가 덜 풀려서 기분이 좀 그래. 이해해 줘요.” 그리곤 속삭임이 계속 됐다. “왜 결혼했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 남편이 벌어주는 돈으로 살림만 하는 것도 스트레스고, 일을 하고 싶은데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고..”

물론 사랑해서 결혼했고 지금도 남편을 사랑하겠지만, 사람이 사랑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는가 보다.

돌아오는 길에 S에게 물었다.
“자기는 싱글이었을 때랑 지금이랑 비교했을 때 언제가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어?”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해.” (당연히 나에겐 지금이라고 말할테지..)
“정말? 왜?”
“왜냐고?” 그리곤 지금이 더 행복한 이유를 열거하기 시작했다.

–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있으니까. (나도 동감)
– 외롭지 않으니까. (또 동감)
– 가장 친한 친구가 항상 곁에 있는거니까. (동감)
– 내가 한 요리보다 훨씬 나은 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까. (이건 나에겐 해당 안되지. 난 요리를 더 자주해야 되는게 귀찮은데..)
– 내가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이 있으니까. (역시 동감)
– 경제적으로 둘이 버는게 훨씬 나으니까. (동감)

“사랑을 빼고 현실적인 이유들을 따져봐도 싱글일 때 보다 지금이 훨씬 좋아. 만약 너랑 결혼하지 않았으면 시애틀로 올 일도 없었을거고. 물론 싱글이었을 때도 행복했었던 것 같아. 싱글일 땐 할 수 있었던 일들을 지금은 내 맘대로 못하니까, 그게 좀 아쉽지.”
“뭐가 제일 아쉬운데?”
“음.. 주말에 아무것도 안하고 늘어져서 비디오 게임하기..”

위의 이유들 때문에 결혼생활이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엔 싱글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일까? 결혼한 뒤에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 배우자에게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 배우자와 같이 있어도 외롭다.
– 배우자와 친구처럼 어울리기 힘들다.
– 내가 아프거나 힘들 때 배우자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 배우자가 경제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이에 더해 배우자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전혀 할 수 없게 만든다.

싱글이 더 행복한 이유는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고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 자유가 조금 줄어들지만 대신 남은 자유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사람, 나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