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친한 후배 J가 남자친구와 큰 고비를 겪었다. 둘이 냉전 중이던 일주일간 난 J와 세 번을 만나 그들이 싸운 이유, 그 때까지 그녀 속에 쌓여왔던 불만, 앞으로의 고민 등등을 듣고 얘기하며 술잔을 기울였다. 다행이 그 둘은 화해를 하고 다시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가 남자친구와 화해하고 바로 나에게 언니 덕분에 위기를 잘 넘긴 것 같아 정말 고맙다는 문자를 보낸 걸 보고는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좀 뻘쭘해졌지만, 그래도 조금은 그녀에게 객관적인 조언을 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주변의 커플들을 보면서, 그리고 나에게 조언을 구해 온 많은 분들의 이메일을 읽으면서 연인/배우자와 자주 다투는 분들에게선 이런 성향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상대방이 말할 때 끝까지 듣지 않고 중간에 치고 들어가 내 말을 한다.
모든 사람들이 두괄식으로 말을 하면 얼마나 편할까.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정말로 하고자 하는 말을 뒤에 두고 그 말을 하기 까지 밑밥을 깔고 들어가는 식의 대화를 한다. 때문에 누가 말하든 끝까지 들어야 정작 그 사람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더 정확하게 알 수가 있다. 상대방의 말을 중간까지만 듣고 그 말에 격한 반응을 보인다면 대화가 제대로 이어지기 힘들고 곁길로 빠질 수 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평소에 말이 많거나 성격이 급한 편이라면 특히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

둘째, 마음 속에 걸리는 문제가 있는데 상대방에게 그것을 바로 얘기하지 않는다.
말 안해도 알아주겠지, 내가 이 정도로 표현했으니까 내 진심을 눈치채겠지 같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나 나중에 분명히 문제가 될 일인데 지금 당장 말을 하기가 힘들다고 나중에 얘기해야지 하는 심정으로 묻어두고 있다가는 더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까봐 말하지 않거나 빙빙 돌려 말하는 것도 문제다. 너무 솔직하면 탈이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선 솔직하지 못해서 탈인 경우가 훨씬 많다.

세째,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리저리 내 멋대로 해석한다.
연애 상담을 받다보면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 상대방이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닐까라고 혼자 해석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특히 여성분들이 이런 실수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는걸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분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상대방에게 물어보도록. 제삼자에게 ‘도대체 얘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라고 아무리 물어봐야 당사자 입에서 나오는 대답보다 확실한 대답을 듣기는 힘든 법이니까.

넷째, 양보하고 타협할 줄을 모른다. 양보하면 지는 거라는 유치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무리 잘 맞는 커플이라 하더라도 의견 차이가 생기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 때마다 내가 원하는대로만 하려고 한다면 그 관계는 결국에 삐꺽거리게 되어 있다. 한 번은 내가 원하는 쪽으로 갔으면, 다음 번엔 상대방이 원하는 쪽으로 맞춰갈 수 있는 여유를 갖자. 그리고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말자. 나도 20대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말이 참 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말을 하는 것이 자존심을 굽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 상대방이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을 보기도 싫었던 것 같고. 하지만 지금은 쉽게 잘한다. 진심으로 미안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쓸데없는 일로 말다툼하기 싫을 때에도 써먹는다. 물론 나 혼자만 항상 양보하고 타협한다면 그것도 문제다. 그럴 줄 모르는 상대라면 일찌감치 버리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파트너와 자주 싸우는 편이라면 위의 사항에 해당되는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 생각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