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출장을 가게 된 남편을 따라 삼 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원래 가을쯤 갈 예정이었는데 공짜 호텔방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항상 부모님 댁에서 머물었는데 이번엔 휴가 기간 내내 호텔에서 지내다보니 정말 휴가를 온 기분이었달까?

서울은 갈 때 마다 변화를 실감하게 되지만, 이번 여행 중에 유독 내 눈에 띄거나 내 관심을 끈 변화들이 몇가지 있어서 적어본다.

1. 확연히 줄어든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

마지막으로 남편과 서울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우리 둘이 지하철을 타거나 팔짱끼고 거리를 걸으면 힐끔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남편은 그걸 더 민감하게 느낀 모양인지 이번 방문 중에도 그런 시선을 의식했나 보다. 그런데 의외로 우리를 쳐다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신기해 했다. 더 이상 국제커플들이 특이하게 보이지 않게 된 건 주한 외국인들이 늘어나서이기도, 국제커플들이 늘어나서이기도, 티비에 수시로 등장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서이기도 하겠지.

2. 커진 옷사이즈

서울에 갈 때면 난 동대문 시장이나 보세 옷가게들을 꼭 들러본다. 아무래도 미국 옷보다 맵시있고 내 체형에 맞는 옷들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쇼핑을 하면서 느낀 점은 원사이즈인 옷들이 의외로 크게 나왔다는 점. 몇 년 전에 산 원사이즈 옷들은 내 몸에 딱 맞았는데 이번에 산 옷들은 다들 헐렁한거다. 유행이 루즈핏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한국 여성들의 평균 체형이 커진 것인지. 내년에 가보면 알 수 있겠지?

3. 수제 맥주 붐

이태원, 홍대입구엔 수제 맥주를 파는 집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런 집들이 없을 것같은 동네에서도 수제 맥주, 수입 맥주를 판다고 써붙인 사인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것을 보고, 드디어 한국에서도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왔음을 실감했다. 홍대 앞에 있는 호훔(Hohum)에 들어가 맥주 샘플러를 시켜 먹었는데, 맛도 꽤 괜찮았다. (http://www.hoh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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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훔의 맥주 샘플러 메뉴

사실 5년전 서울을 처음 방문했던 남편이 서울에서 마이크로 브루어리를 하면 될 것 같다면서 나를 부추겼었는데, 이번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수제 맥주집들을 보면서 그 때 수제 맥주집을 차렸어야 하는데라면서 아쉬워했다..

4. 전철의 성형외과 안내

전철 안에 유난히 많이 붙어 있는 성형외과 광고들이야 새로운 일도 아니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안내방송에 성형외과 안내가 따라 나오는 것을 듣고 뜨악했다.
‘xx 성형외과로 가시는 분은 4번 출구를 이용하십시오.’ 아마 전철에서 성형외과 가는 길 안내방송이 나오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을 듯.


한국에서 살 땐 한국이 좋다는 생각을 별로 안하고 살았었는데, 지금은 갈 때마다 한국이 너무 좋다. 아마도 생활인으로서 느끼는 한국과 여행객으로서 느끼는 한국은 많이 다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