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20대 중반의 남성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백인여성과 연애하여 결혼하고 싶고, 또한 직장까지 가져서 미국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국제결혼이라는 것을 꿈꿔오다가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는데, 최근 1년 정도를 미국에서 지내다보니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아니 꼭 그래야 겠다.’ 하는 생각이 굉장히 커졌습니다. 지난 1년의 시간동안 백인여성들과 연인관계에 있었던 것은 아니기에 연인으로서 백인여성들이 어떠한지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애초에 백인여성들에 대해 첫인상과 호감을 좋게 가지고 있었고, 직접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또 casual relationship 등을 통한 성적 경험도 하고 나니 제 꿈에 대해 아직 조심스럽지만 어느 정도의 확신은 갖게 되었습니다. 백인여성을 선호하는 이유를 굳이 얘기하자면 1차적으로는 그들의 외모에 호감을 느끼고, 2차적으로는 솔직하고 독립적이고 밝고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등의 성격이 좋으며, 마지막으로는 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적극적이고 솔직한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동양녀-백인남 커플에 비해 동양남-백인녀 커플의 수가 적은 이유에 대해 적으신 글을 읽어 보았는데 ‘신체적 이유, 언어/문화적 이유’를 주된 원인으로 꼽으셨더군요. 공감하는 바입니다. 물론 그 외에 다른 요인들도 작용한다고 생각은 하지만요. 특히 개인적으로는 ‘언어/문화적 이유’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물론 정말 마음이 잘 맞고 마치 운명적인 만남처럼 뭔가가 통하는 사이라고 한다면 언어/문화적으로 일부 어려움이 있더라도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만, 사실상 일반적으로 언어와 문화의 공유를 기반으로 다양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거나 호감을 느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간다는 점에서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다고 할 지라도 일단 언어/문화적 차이가 크다면 결코 남녀 관계가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둘 중에 굳이 더 중요한 것을 하나 꼽자면 저는 언어라고 생각하는데, 문화적 차이는 너무 상반되지 않는 이상 오히려 각자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서로를 점차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언어능력이 부족하면 의사소통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인 연인 관계에서는 치명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고 있어야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지 솔직히 감이 오지 않습니다. 스스로 제 영어실력을 평가하자면, 생활하는데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닌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웬만하건 다 표현할 수 있고, 웬만하건 다 알아들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표현력, 표현수준에 한계가 있습니다. 솔직녀님은 미국 가시기 전에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하였고, 미국 가서는 어떠한 어려움과 발전과정을 거쳤으며, 특히 연애 하는데 있어 언어로 인해 어떤 것들을 느끼셨는지 듣고 싶네요. 아무래도 남녀관계에서 리드해 나가는 쪽은 주로 남자이기 때문에 좀 더 언어 문제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여자에 비해 클 것으로 생각하는데 우선 조금이라도 조언을 얻으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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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여성이 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장점을 가진 건 사실입니다. 한국여성들에 비해 서양여성들은 성적으로 오픈되어 있고 적극적이죠. 남성에게 의존하는 경향도 별로 없구요. 한국의 결혼이 아직까지도 남성은 가장, 여성은 가정을 꾸려가는 존재로 암묵적인 역할분담을 강요하고 있다면, 미국에서의 결혼은 남여가 동반자로서 가정을 이끌어가는데 공조하는 개념이죠. 때문에 동반자로서의 아내를 원하는 남성에겐 서양여성이 더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양여성, 특히 미국여성(주로 제가 경험한 대상이 미국인들이라서요..)들이라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인인 제 남편은 님이 왜 서양여성과 결혼하고 싶어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군요. ^^; 제 남편도 미국여성이 성적으로 적극적이라는 점, 그리고 한국여성보다 감정 표현이 솔직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더군요. 반면 솔직한 감정표현이 때로는 감정 폭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참을성이 적고, 동양여성들에 비해 시끄럽다고 하더군요. (근데 한국에서 몇 달 살아보면 한국여성들도 시끄럽다고 인정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건 지극히 일반화해서 말씀드리는 거구요, 개개인마다 동양여성이건 서양여성이건 큰 차이가 있으니 너무 이런 일반적인 얘기에 귀를 기울이실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한가지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차이점은 개인주의입니다. 한국사람들이 연애관계나 부부관계가 되면 니거 내거가 어딨냐, 우리 사이에 비밀이 어딨냐 하면서 모든 것을 공유하는 분위기인데 반해, 미국사람들은 그런 친밀한 관계속에서도 파트너의 개인시간, 취미생활을 인정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더라도 모든 것을 다같이 좋아할 수 없고, 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어쨋거나 실제로 서양여성을 사귀면서 장단점을 경험해보시고 그러다가 정말로 맘에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금상첨화가 되겠지요. 그럼 서양여성을 사귀기 위해 어떻게, 얼마나 영어실력을 향상시켜야 할까요. 제 얘길 조금 하자면, 전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대학교 3-4학년 때에는 영어학원 (주로 AFKN 청취)을 지속적으로 다녔는데 그 때 듣기 능력이 많이 늘었구요. 그 때 정리해둔 노트들을 아직도 가지고 있답니다. 드라마나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들이라 일상에서 아주 많이 쓰이기 때문에 가끔 훓어보면 지금도 도움이 돼요. 그리고 항상 영어권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미국 유학의 계획이 없었을 때도 그렇게 영어를 끼고 살다가 유학결심을 하고는 시험준비에 돌입했죠. 다행히 평소에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온덕에 시험은 한 두 번만에 원하는 점수가 나왔구요.

미국에서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면 일단은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라도 미국사람들과 자꾸 얘길하세요. 제가 미국에 처음왔을 때, 제 영어 실력은 꽤 상위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석사과정 2년이 지나면서 실력이 거의 늘질 않았어요. 오히려 줄어들었던 것 같아요. 학교 수업만 듣고, 숙제하고, 시험공부하느라 실제 미국애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말할 기회를 많이 놓친거죠. 그래서 MBA (몇 년 뒤에 MBA를 늦게 했답니다)를 하면서는 공부보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파티에 많이 참석하면서 기죽지않고 어느 사람들과도 얘기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했고, 그러면서 영어실력이 늘었는지 사람을 대하는 실력이 늘었는지, 아뭏든 영어로 얘기하는 것이 훨씬 편해졌답니다. 유학생들 중 영어실력이 느는 사람은 미국사람들과 많이 말하고 많이 부딛히는 사람이예요. 영어 단어와 표현만 많이 알고 있다고 실제 미국인과 더 잘 얘기할 수 있는게 아니라, 그들이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쓰는지를 알아야 되거든요. 그런 것을 배우려면 실제로 그들과 얘기해 보는 수 밖에 없죠.

외국인과 영어로 연애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정도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 중에도 어휘력이 풍부하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상적인 대화나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대화를 하는 사람도 있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유창한 어휘력과 언변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면 아무래도 힘들겠죠. 또 어떤 경우엔 오히려 상대방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할 수도 있구요. 그런 상대를 만나면 연애가 더 쉬워지죠. 제가 몇몇 미국남자들과 연애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래도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열린 사고방식을 가진 미국사람이어야 연애가 쉽고 즐겁더라는 점입니다. 그런 사람은 내가 영어를 좀 틀리게 쓰면 잘 고쳐주고, 그것을 흉보기보다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제 기분을 북돋아주거든요. (십수년간 영어 공부를 해도 이 정도밖에 안된다는 슬픈 현실에도 불구하고요…)

그리고 제 경험으론 남녀관계에서보다 직장에서 더 높은 수준의 영어실력이 요구된다고 봅니다. 남녀관계에선 두 사람이 잘 아는 주제로 얘기가 흘러가게 되니 영어가 좀 딸려도 대화를 이끌어가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물론 서로의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 실력이 전제된 상황에서의 얘기입니다만.) 그리고 남자쪽에서 대화를 항상 리드해 갈 필요도 없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남자보다 말이 많지 않나요? 남자는 잘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고 가끔 질문 좀 던져주면 됩니다. 하지만 직장은 다릅니다. 저는 기술직이라고 할 수 있는 컴돌이입니다만, 그럼에도 많이 읽고 쓰고 미팅에서 얘기도 해줘야 합니다. 짠밥이 굵어지면 다 아는 내용이라 쉬워지긴 하지만, 직장에선 항상 새로운 일이 생기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래서 익숙한 영어만으론 한계에 부딛힙니다. 특히나 매니저급 이상으로 올라갈 수록, 그리고 비 기술직이라면 영어는 아주 중요합니다. 높이 올라갈 수록 말잘하고 프레젠테이션 잘하고, 잘 알아듣고 빨리 이해하는 사람들이 성공합니다. 또한 올라갈 수록 부하직원, 동료들, 상사들, 그리고 고객들과의 인간관계가 업무 실적 못지않게 중요해집니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려면 당연히 영어가 뒷받침 되어야겠죠.

지금부터 영어공부 매일매일 하시고 (특히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들 위주로요), 외국인을 대하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딛혀서 말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몇 년 준비하신 후 미국에 가서 현지 미국인들과 어울리다보면 영어문제는 극복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