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영어인지 한국어인지 모르고 쓰는 단어들이 있다. 그런 단어들은 이젠 한국어처럼 누구나 알아듣고 영어라는 생각도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쓰인다. 하지만 어원은 영어인, 그렇지만 영어에는 없는데 한국에서만 쓰이는 단어들이다.

fighting예를 들면..한국인인 나에겐 너무 익숙해서 전혀 이상하지 않은 표현인데 미국인들은 희한하게 여기는 대표적인 단어 일순위는 ‘파이팅(fighting)’이다. 몇 년 전 월드컵을 보던 중 미국인 친구가 물었다. ‘Fighting? 왜 관중석에서 사람들이 ‘파이팅’이라고 써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거야?’ 한국사람들은 자기 팀을 응원할 때 ‘파이팅’을 외친다고 했더니 친구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하.. 정말 말이 안돼..’

 

난 그 때까지 ‘파이팅’이 말이 안되는 표현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S 역시 ‘파이팅’이란 표현을 한국 드라마에서 접하고는 황당해했다. S가 더 재밌어 했던 건 단지 운동경기에서 응원할 때만이 아니라 드라마 속에서 ‘파이팅’을 수시로 외쳐대는 모습이었다.

“xx야, 오늘 시험 잘 봐. 파이팅!”
“yy씨, 이거 내일까지 꼭 해 줘. 파이팅!”
등등.. 그리고 파이팅할 때면 빠지지 않는 주먹쥐기도..

 

미국인들이 못 알아듣는 또 다른 대표적인 표현은 ‘스킨십’이다. S는 이 단어 역시 드라마를 보다가 알게 됐다. 극중 인물들이 스킨십 어쩌구 하는 말을 들었던가 보다. ‘스킨십이라고 한거야 지금?’, ‘어.’, ‘스킨십이 뭐야?’..이어지는 나의 설명. ‘푸하하하..’,’그 말이 그렇게 웃겨?’, ‘어, 웃겨. 아무도 그런 뜻이라고 짐작 못할거야.’

그 말을 반신반의한 나는 미국인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물어봤다. ‘Skinship이란 말이 무슨 뜻일 것 같니? 한 번 짐작해봐.’ 그랬더니 한 친구가 대뜸, ‘그거 배(ship)의 종류 같은데?’ 헉… 정말로 그 말이 그런 뜻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스킨십은 사실 일본인 학자가 만들어낸 단어라고 한다. 원래는 이런 뜻으로 만들어진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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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접촉, 특히 부모와 자식간의 신체접촉에서 오는 친밀감을 통한 유대감 형성

한국에선 원래의 의미는 거의 상실되고 남녀간의 신체접촉이라는 의미로만 거의 쓰이고 있는 듯 하다.

이 두 한국어(?)를 배운 S의 요즘 단골 표현은….. ‘여보, 스킨십 주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