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받은 한 남편분의 사연이다. 그 분의 사연을 나름 정리해서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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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국 여성과 연애 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아직 1년도 안된 신혼에 제가 직장에서 한국 자회사의 고위직으로 발령이 났고, 아내에게 한국에서 살자고 했더니 아내도 순순히 승낙했습니다. 한국으로 옮긴 뒤 직급이 높아졌기 때문에 전에 비해 업무량이 3배 정도로 많아졌고 평일에는 밤 12시에 들어오고 일요일에도 가끔은 밤 9시에 들어오는 생활이 계속 됐습니다.
어느날 아내의 요구에 따라 사실 하기 싫었지만 억지로 부부관계를 했고, 아내는 자기랑 관계하는 것이 싫은것 아니냐며 기분 나쁘게 말을 하더군요. 전 그냥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 뿐인데 아내는 자기를 정말로 사랑하냐면서 듣기 섭섭하게 말을 했습니다. 전 제가 의욕이 생길때 하자라고 잘 말했는데 아내는 자꾸 절 의심하더군요. 전 정말로 힘이 없고 피곤해서 그런건데 말이죠. 어떻게 하면 제 마음을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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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에 이어 이 분이 또 다른 댓글을 남기셨는데, 연관되는 내용이라 생각되어 그 내용도 정리해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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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접대가 많습니다. 어쩌다가 다른 여자랑 접대자리에서 만나게 된 것을 아내가 알고는 이혼할 뻔하다가 제가 무릎꿇고 빌어서 이혼은 면했습니다. 그 여자랑 관계도 끊었는데 그 때부터 자꾸 아내가 의심하고 자기랑 자꾸 관계 맺자고 그러면서 저를 너무 피곤하게 하더군요. 전화기도 검사하고, 회의 중에 자꾸 전화해서 조금 난처할 때도 있구요. 원래 여자들은 그런거 잘 이해하지 못하나요? 바람을 폈다는 것은 그냥 그 여자가 하도 술 사달라고 하면서 자기 주머니 사정이 어럽다고 해서 불쌍해서 그냥 술만 같이 마셨고, 걸린 날은 너무 취해서 제가 호텔에서 같이 잠만 잤는데, 아내가 완전 저를 더러운 사람 취급하네요. 전 성관계도 않맺고 연민감에 같이 가준건데..그리고 원래 저는 성욕이 없어서 잘 하지도 못하는데, 아내는 자꾸 자기를 싫어해서 오래 못하는거라고 자꾸 기분 나쁘게하네요. 제가 잘못했기 때문에 화를 못내고 참고 있습니다만, 왜 외국 여자는 한국 문화를 이해 못할까요? 제가 잘못은 했지만 너무 억울해요. 아내는 매일 성관계를 맺게 저한테 10시가 되면 퇴근 안하냐고 전화하고 이사회가 있는 날에는 전화에 불이 납니다. 저 진짜 가끔식 내가 왜 저런 여자랑 결혼했을까 하는 생각합니다. 3년 뒤에는 퇴직 아니면 재선임인데 이래서는 재선임은 커녕 짤리게 생겼습니다. 어떻하면 다시 저를 믿을 수 있게 할 수 있죠? 앞으로도 접대는 더 있을 텐데, 여자들이 이런 남자의 상황을 잘 이해 못하는게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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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답변입니다. 저는 여자이기 때문에 아무리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려해도 여자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님의 사연을 읽으면서 일단 든 생각은 님이 미국 생활을 오래하신 분치고는 미국 여자를 몰라도 참 모르시는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님이 잘못하신 것은 인정하셨죠. 아무리 업무상 접대라지만 강제로 여자와 둘이 술마시고 호텔까지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 본인 의지에 달린 것이죠. 그걸 괜히 한국문화가 다 그렇다면서 문화핑계를 대지 마십시오. 안 그런 남자들도 많으니까요. 더군다나 그것을 한국문화이니 미국인 아내가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은 당장 버리십시오. 그건 어떤 미국인 아내가 아니라 한국인 아내라도 이해해주면 안되는 행동이니까요.
그런 행동 때문에 아내가 님을 못믿고 귀찮게 자꾸 전화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제 그런 상황을 어떻게 돌이킬지는 님에게 달려있습니다. 본인이 힘든 것만 아내에게 이해해달라고 하기 전에 아내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아내분은 님만 믿고 먼 한국까지 왔습니다.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화 상대라고는 님 뿐일텐데, 하루종일 혼자 지내는 생활도 하루 이틀이겠죠. 매일, 심지어 주말에도 일만 하는 남편에게 짜증이 나는 건 당연할겁니다. 게다가 자기와는 섹스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다른 여자랑 밖에서 술마시고 호텔까지 간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 입장에서 님의 행동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것이 무리죠.
적어도 제가 경험하고 느낀 바로는 미국 여자들은 아무리 남편이 돈을 많이 벌고 성공을 해도 아내와 가정에 소홀하다면 그걸 참고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그런 이유로 이혼하는 경우도 많구요. 그걸 남자들도 알기 때문에 미국 남자들은 한국 남자들처럼 바깥일 핑계대고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을 자주 하지 않지요. 님의 아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너무 정상인거예요. 내가 왜 저런 여자랑 결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신다고요. 어느 여자 (특히 미국 여자)와 결혼하셨더라도 지금같은 상황이면 님의 아내같이 됐을겁니다.
님에겐 회사 일이 아내보다 중요한가요? 아내가 행복하지 않아도 회사에서 성공할 수만 있다면 그 길을 계속 가시겠어요? 많은 남자들이 자신의 성공이 가정의 행복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 그건 항상 그렇지 않답니다. 님은 회사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는 동안 님의 아내는 불행해하고 있을지 몰라요. 그런 결혼 생활은 결국 오래가지 못하죠. 결혼의 목적은 두 사람이 같이 행복해지는거예요. 두 사람이 원하는 것이 다르고 두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다르다면 두 분은 차라리 일찍 이혼하시는 것이 나을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내를 사랑하고 이 결혼을 유지하고 싶으시다면 지금이라도 아내가 바라는 것을 들어주고 그것을 해주세요. 회사일이 그렇게 많다면 밑에 사람을 하나 고용하시던지, 다른 사람에게 일을 좀 맡기시든지 하시구요. 높은 직급이시라면 그 정도쯤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April 24, 2013 at 12:29 am
보통을 본인 입장에서 사연을 보내면 하나가 유리한 쪽으로 쓰게되기 마련인데 저분은 오히려 너무 본인 입장만 써서 도저히 편을 들어줄 수가 없네요;;굉장히 이기주의적인 분이 보낸 사연인 듯. 본인 편리한 대로 한국문화 운운하면서(그런 게 있다고 한들 문화가 아니라 병폐에 가깝죠) 상대를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몰다니. 그저 아무 연고도 없는 나라에 남편만 믿고 와서 저런 꼴을 당해야하는 미국여성분이 너무 안타까울뿐…..아 저는 남녀불문하고 EQ낮은 사람이 너무 무섭습니다.
April 24, 2013 at 12:31 am
아 밑에 리플이 달린지 몰랐는데 잘 해결되었네요ㅠㅠ 다행이에요…
March 25, 2013 at 11:20 pm
이제야깨닫네요. 아내가 이세상누구 보다도 저를 사랑하고 또 잘챙겨주고 싶은 마음과 행동이요. 저는 다른 사람을 사랑 해본적이 32.2년간 없었습니다. 그런데 캔들을 만나고 부터 저는 사랑이란게 뭔지를 알았습니다. 3년간 캔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에서 과장 부장을 거쳐서 초고속으로 임원이 됬죠. 그런데요 저 오늘 사직서 쓰려합니다. 캔들이 한국 문화보다도 아무일도 안하고 있는일이 자신이 싫다라고 오늘 아침에 저에게 울면서 말을 하더라고요.도시락도 저번주 부터 싸주기 시작했고요. 저도 미안한마음에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거나 다른주에서 직장을 잡을려고 합니다. 아침부터 재무제표 감사를 실시 하는 날인데 저는 오늘 출근하고 조퇴를 했습니다. 뭐 다른임원 분들은 다른사람시키거나 그랬겠지만 부서상 다른사람에게 맡기고 오류가 발생할경우 모든책임은 저랑 부사장님이 책림을 지게 되있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못맡기는 겁니다. 그러나 원래 유치원교사인 캔들은 저보다 돈을 6배 적게 버는캔들은 1/6배 벌어오는 만큼 당신도 6분의 1 적게 벌고 6분의 1시간만큼 서로 옛날처럼 데이트나 외출하거나 다른부부들같이 사랑을 나누자고 하네요. 제가 승진애 눈이멀어있고. 캔들을 가족 이라고 너무생각안했네요. 한심한 제탓이죠. 오늘 아침에 NXD 와 감사 분들하고 조퇴하기전에 제아내에 대해서 말했더니 부러워하더라고요 난 부인이 신경 끊지 10년 됬어요. 감사 분은 난 부인하고 싸우고 싶은데 부인이 말을 안해 이렇시면서 이렇게 말씀 하시더라고요 아직 젊어서 그럴수도 그런데 5개월이면 그잔소리 듣고싶을거다. 전 오늘 캔들에게 잔소리 듣고싶어서 술좀 마시고 캔들의 원하는거를 오늘 덮치려고 합니다. 제가 아무리 봐도 못됬네요.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한국 문화라고 핑계되면서 다른 여자랑도 검은 사랑을 하고 싶어서 했나봅니다. 그래도 제인생에서 가장성공은 직책 승진등 이아닌 캔들과 결혼한 것 입니다. 오늘은 최선을다해서 사랑하는 만큼 섹스를 할려고 합니다. 산삼주 선물 받았는데 오늘 그거 캔들과 같이 마셔야겠네요. 난 가족이 있는 사람입니다.
March 25, 2013 at 11:48 pm
님의 말씀을 들으니 제가 너무 기쁩니다. 하지만 섣불리 사직서를 쓰시기보다는 현재 직장 상사에게 이런 상황을 한번 말씀해보시고 업무 조정을 좀 할 수 있을지 먼저 알아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현 직장을 다니면서 가정을 지키는 것이 정 힘들다면 할 수 없겠지만요.
오늘 아내분과 좋은 대화, 좋은 사랑 나누시길 바랍니다.
March 25, 2013 at 7:12 pm
결혼식 주례사:
세계 속의 한 여자 신랑 앞에 서 있고 세게 속의 한 남자 신부 앞에 서 있네,
내가 뽑은 나의 여자 세계 속에 하나 뿐 내가 뽑은 나의 남자 세계 속에 하나 뿐,
결혼식 예물 교환 부부되는 징표로 행복한 부부 생활 향하는 첫걸음,
말과 마음 행실을 조각 도구 삼아서 으뜸가는 내 남편 내 아내 조각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