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염두고 있는 남자가 있습니다.
일의 특성상 거래처 접대를 하는것도 알고 있었는데 접대를 2차까지 나갈때도 있다고 하더라구요..2차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자와 함께 보내는 것이죠. 하지만 본인은 룸안에서 여자들을 불러 놀기까지만 하지 그 이상은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룸에 안가본 남자들이 없다지만 내 남자만은 아니겠지하는 그런 믿고 싶은 심리가 있잖아요. 그런데 스스로 접대를 위해 룸에서 여자들을 끼고 술을 먹는다고 하니…


저도 이해는 해요. 가고 싶어서 가는게 아니고 일의 특성상 어쩔수 없고, 자기 돈 주고 가는 사람도 있는데 일 때문에 그런 거라는 걸요. 그리고 제 남자에 대한 믿음도 있구요. 근데 그 믿음이 약해서 그런거일까요…머리는 이해하는데 마음이 아픈건 어쩔수 없네요.. 주위 사람들은 그런거 이해 못해주면 나중에 결혼생활도 못한다..그런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접대를 하러 간다고 할때마다 저는 믿고 이해해야 되는걸까요? 제 남자옆에 낯선여자가 앉아 같이 술을 먹는다는 상상만해도 너무 싫은데, 어찌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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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답변입니다.

님의 남자친구분의 직업이 접대를 피할 수 없는 직업이고, 꼭 접대를 따라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을 못하게 막을 수는 없겠죠. 그리고 단지 술집여자와 앉아 같이 술마시는 정도라면 한국사회에선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구요. 하지만 그 때문에 님의 마음이 상한다면 그걸 그대로 참고 이해하면서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은 남자친구에게 님의 감정을 말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난 네가 일 때문에 2차 접대를 가야 될 상황이 있는걸 이해한다. 하지만 너도 내가 그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2차는 안갔으면 좋겠다. 난 너를 믿으니까 다른 여자와 술마시는 것 이상의 다른 일은 없을거라고 믿지만, 혹시라도 네가 그 선을 넘는다는 걸 알게 되면, 난 정말로 너에 대해 무지 실망할거다.”
뭐 이런 식으로요.

사회생활하는 남자들의 그런 정도의 유흥을 이해 못해준다면서 속 좁은 여자라고 뭐라고 한다해도요, 괜히 쿨한척 다 이해하는척 하면서 속으로 꿍꿍앓는 것 보다는 “이해는 하지만 기분은 나쁘다”라고 확실하게 하는 것이 나아요.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랑 노는데 기분 좋을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남자친구분이 정말로 님을 아끼고 이해한다면 그런 님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겁니다.

그렇게 말한 뒤에는 남자친구를 믿으세요. 자기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평소에 잘하고 사랑해주고 믿음을 주는 남자라면 일 때문에 2차를 간다해도 여자가 크게 걱정하진 않을거예요. 그가 님을 사랑한다면 님이 자기를 믿게끔 행동하겠죠. 만약 남자친구를 믿지 못하게 된다면, 그 땐 결혼도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할거예요. 남여관계에서 믿음이 깨지면 그 관계는 이어지기 불가능한 법이니까요.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세요. 혹시라도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술마시는 것 이상의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걸 알고도 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 한 뒤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대로 살 수 있을까. 그 때가서 쿨하게 이혼이라도 할 수 있을까.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이에 대해 얘기해 보세요. 남들이 다 참고 이해한다고 님까지 그러란 법은 없어요. 그러다 속병만 들지요. 남자친구가 님이 얼마나 2차 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싫어하는지를 안다면 자기도 조금은 신경을 쓰고 조심을 할겁니다.

결혼 전에 엄청 놀았던 친구(남자) 하나가 있어요. 그 친구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사귀면서도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고 그러더군요. (그 둘다 미국인이예요.) 어쨋거나 둘이 동거를 하면서도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자주 바에 가서 술마시고 늦게 까지 놀곤 했죠. 그런데 어느날 그런 유흥 뒤에 집에 들어왔더니 자기를 기다리던 여자친구가 물끄러미 자기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더래요. 너 내가 그렇게 늦게까지 술마시고 돌아다니는거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면서도 계속 그러냐. 정말 실망스럽다. 이러면서 울더래요. 그 순간 제 친구는 머리에 뭘 맞은 듯 정신이 들면서, 아.. 난 이 여자를 다신 울리지 말아야겠다.. 이런 생각과 함께 내가 정말 이 여자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래요. 그 둘인 결혼해서 지금 잘 살고 있구요, 제 친구는 완전히 가정남이 되었어요.

저도 결혼 전에 제 남편에게 선언을 했지요. 제 남편이 여자에게 관심이 좀 많은 편이예요. 그래서 여자들도 잘 쳐다보고, 모르는 여자들과 얘기도 잘하고 그렇거든요. 그게 거슬릴 때가 있지만, 뭐 워낙 사교적인 성격인데다가 쳐다보는 것 가지고 뭐라고 하기도 그렇구.. 자기도 그걸 알고는 그러더군요. ‘난 너만을 사랑해.. 그치만 윈도우 쇼핑은 할 수 있는거 아냐? 다른 여자들은 그냥 보기만 할 뿐이지, 나한텐 너밖에 없어.’ 참..나.. 그런데 따지자면 저도 다른 멋진 남자들 쳐다보니까 할 말이 없지요 뭐. 암튼 그건 이해한다 해도 전 절대로 바람피는거 – 다른 여자와 육체적인 관계를 갖는 거 – 를 용납 못한다고 선언했어요. 그걸 아는 즉시 난 이혼할 뿐만 아니라 너의 거시기도 무사하지 못할 줄 알라고요. 정말 농담아니구 진지하게 얘기했더니 나라면 그럴 수 있을거라면서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데요.

남자들이 왜 자기 여자는 다 이해해 줄거라 생각하고 여자들이 지극히 싫어하는 행동을 계속 할까요? 그건 여자들이 싫다는 표현을 안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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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한국에 살고 있고 내 남자가 그런 상황이라면 난 어떻게 대처할까 생각을 많이 했다. 미국에 살고 있기에 그런 접대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도대체 언제쯤에야 한국에선 룸싸롱 문화가 없어질 날이 올까? 내 생각엔 한국의 모든 여자들이 아주 강하게 반기를 들고 있어선다면 남자들이 조금은 뜨끔해서 룸싸롱 가는 것을 자제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항상 다들 그러니까 이해해야 된다는 식이기 때문에 나쁜 문화를 바꾸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여자들이 가만히 있는데 남자들이 자진해서 그런 문화를 바꿀리는 만무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