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의 한국말은 1년이 지나도록 큰 진전이 없다. 한국에 있었던 2주간 좀 느는가 싶더니 미국으로 돌아와선 다시 도루묵..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공부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싶었던지 최근에 핌슬러(Pimsleur)라는 교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핌슬러는 로제타 스톤과는 달리 스크린이 없이 CD나 MP3로 듣고 반복하는 방식이다. 회화 내용도 실생활에서 쓰일만한 내용으로 잘 구성이 되어 있는 편이고, 비슷한 내용을 계속 반복하게 하기 때문에 열심히 따라하면 기본적인 회화 표현은 금방 익힐 수 있다.

S가 핌슬러 CD를 차에서 듣기 시작한지 며칠이 지났다. 집에 들어오더니 그 날 외운 표현인듯 나에게 이렇게 더듬 더듬 말했다.

“미쿡에서…오솄어요? 네… 미쿡에서.. 왔슴니다..”
“오.. 오늘 배운거야?”
“네에.. So, 미쿡 is America, right?”
“응”
“그럼 ‘오셨어요’는 Did you come?”
“그렇지. 오셨어요?는 Did you come?이구, 왔습니다는 I came 이지.”
“오.. 알았어.”

그 날 저녁 같이 요리를 해서 저녁을 먹고는 내가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S가 뒤로 오더니 포옹을 했다. 설겆이할 때 뒤에서 포옹하고 뽀뽀하는건 우리 사이엔 그냥 일상적인 현상이다. 그럼 내 히프는 마치 자석이 달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의 그 부분에 쪽 달라붙는다. 그리곤 우리 둘다 항상 깔깔 웃고 마는데.. 그 날도 거기까지 이변이 없이 진행됐다. 약간 돌출된 주니어가 느껴져서 그를 슬쩍 보면서 말했다.

“오호,, 누가 놀고 싶은가보네?”
“히히.. 음.. 왔습니다~”
“뭐?”
“왔습니다…”
“…. 아하..하하하하하”

영어로 come은 오르가즘에 도달하다 혹은 사정하다라는 의미로 흔히 쓰인다. 누가 섹스 좋아하는 남자 아닐까봐 한국어로 왔습니다가 I came이라는 말을 들은 순간 S의 뇌에 그걸 이 상황에서 써봐야지 하고 입력이 된 모양이다.

“아하하.. 진짜 웃긴다. 근데 그거 한국말로는 말이 안되는거 알지? 한국 사람들은 그 상황에서 그 말 안써.”
“알어. 히히.. 그럼 한국말로는 그 상황에서 뭐라고 해?”
“음.. 글쎄..”
그러고 보니 한국말로는 한 번도 오르가즘을 느끼면서 뭐라고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껏 생각난 것이 ‘나 할 거 같아’ 정도?

그 뒤부터는 내가 오르가즘 뒤에 숨을 고르고 있을 때마다 S가 내 귀에 살짝 이렇게 묻는다.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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