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S와 이런 대화를 했다.

S: 우리 아버지가 옛날에 나한테 이러셨어.  “아들아, 섹스는 결혼 생활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거란다. 첫번째로 중요한 건.. 나도 뭔지 잘 모르겠다.”

나: 오.. 그거 좀 말이 되는거 같은데?  근데 자기도 섹스가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생각해?

S: 음.. 예전엔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중요하긴 하지만 두 번째까지는 아닌 것 같어.

결혼 뒤 우리의 섹스 횟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연애 초기에 비하면 확연히 줄어들었다. 둘다 일을 하니 주중엔 별로 안하게 되고 그래서 자연히 섹스는 주말 일과의 하나가 되었는데, 간혹 시어머니가 오셔서 하루 주무시고 가신다거나 하면 주말 내내 섹스를 못하고 지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도 여자치곤 섹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결혼해서 살다보니 섹스가 생각했던 것만큼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느끼는 데엔 이유가 있다.

우리 부부는 애정표현을 수시로 한다. 둘이 티비를 볼 때도 꼭 붙어서 손을 잡고 볼 때가 많고, 아침에 눈뜰 때, 자려고 눈 감기 직전에 항상 뽀뽀를 하고, 귀가하면 뽀뽀하고, 같이 샤워할 때도 많고, 뭐, 아뭏든 요는 스킨십과 사랑한다는 말을 수시로 하고 산다. 그래서인지 섹스를 하지 않더라도 아쉬운 느낌이 없는 것이 아닐까. S도 그런 생각에 동의했다.

이 비슷한 자세로 잠자리에 든다.. 물론 자다보면 각자 편한 자세로 돌아가게 되지만.

S: 맞아.  그런거 같아. 난 섹스도 좋지만 자기랑 매일 웃고 만지고 사랑한단 말하는 게 요즘은 더 좋아. 그래서 섹스를 자주 안해도 불만이 없나봐.

서로 불만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한편으론 섹스를 한동안 안했다 싶으면 우린 서로 알아서 챙겨준다.  ^^; 그것도 서로에게 불만이 없는 이유일지 모르겠다.

다른 건 다 좋은데 섹스가 정말 안 맞아서.. 라고 고민하는 커플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정말로 섹스만 안 맞는거 맞나요?  섹스는 기계적으로 두 사람의 몸을 철커덕 맞추는 행위가 아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고 서로에게 솔직할 수 있을 때, 섹스는 정말로 즐거울 수 있다. 설사 처음엔 즐겁지 않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커져갈 수록 섹스도 점점 나아진다.

결혼한지 일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우리 커플은 너무 단조롭고 항상 똑같은 섹스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느꼈다.  S가 먼저 물어보길래 나도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 좀 그렇지.’  그리고 우린 서로 원하는 좀 색다른 섹스에 대해 얘기했다.

나: 나는 가끔은 옷 위로 만져주면 더 흥분되더라 .

S: 나는 침대말고 다른데서 하고 싶어.  예전엔 자주 그랬는데 요샌 침대에서만 하니까 좀 심심한거 같어.

나: 그래. 나두 그런 생각해. 그래서 침대보를 바꿔 볼까도 생각중인데..

S: 안 그래도 내년에 침실을 다시 페인트 칠하고 가구도 바꿀까 해.

나: 오호~~

이렇게 얘기를 하면 S는 무지 잘 기억했다가 바로 실행에 옮긴다….

섹스는 결혼 생활에 있어 제일 중요하지 않지만, 서로가 원하는 섹스 라이프를 위해 대화하고 노력하는 태도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그런 대화와 노력이 있을 수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