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건 미국에서건 동양여자와 서양남자 커플들은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동양남자와 서양여자 커플은 그에 비하면 아직도 드문 듯하다. 마침 한 독자 분이 이에 대한 궁금증을 적어 보내주셨기에 오늘은 이 점에 대해 한 번 적어보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동양남-서양녀 커플과 동양녀-서양남 커플이 몇 쌍이나 되는지에 대한 통계를 찾아보지 않았기에 한 쪽이 다른 쪽 보다 월등히 많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눈에 비치는 바로는 그렇다라고 가정하고..

왜 동양남-서양녀 커플이 동양녀-서양남 커플에 비해 드물까?

1. 신체 조건

남녀가 만나 서로 끌리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첫인상은 남녀를 불문하고 신체 조건과 외모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 여기서 일단 동양남은 서양남에 비해 일반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여자들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자기보다는 체구가 큰 남자를 선호한다. 때문에 동양여자에 비해 체구가 큰 서양여자들이 동양남과 서양남 중 신체 사이즈가 자기와 맞는 서양남에게 쉽게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동양여자의 작고 날씬한 체격과 매끈한 피부는 서양남자들에게 어필하는 매력 중 하나다. 물론 큰 가슴과 엉덩이를 선호하는 서양남자들은 동양여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말이다.

어느 독자 분이 성기 크기 때문에 동양남과 서양녀가 커플이 되기 힘든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을 하셨다. 서양남자라고 다 성기가 동양남자보다 큰 것도 아니고 (실제로 내가 만났던 남자들 중 가장 큰 남자는 한국 남자였음), 동양 여자라고 다 작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평균 수치를 본다면 아무래도 체구가 작은 동양남자의 그것이 서양여자와 맞을 확률은 동양여자와의 확률에 비해 낮을 수 밖에.

2. 말발과 재미

서양인들은 동양인에 비해 적극적이고 말 잘하고 활달한 사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서양여자들은 남자가 아무리 똑똑하고 좋은 학교를 나왔고 좋은 직장을 다니더라도 재미가 없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데이트 상대로는 꽝이라고 여긴다. 나이 들어 결혼할 때 쯤이 되면 그녀들도 현실적인 조건을 따지게 되지만, 20대라면 절대적으로 ‘재미있는 남자’를 선호한다. 동양남자들은 이 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영어권에서 어릴 때부터 자라 영어가 원어민 수준이고 서양인의 문화코드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남자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늦게 외국에 나와 영어도 딸리고 그 나라의 문화에서 익숙하지 않은 동양남자가 서양여자를 재미있게 해주기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머 감각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동서양 유머의 차이 때문에 우리에겐 재밌는 농담이 그들에겐 썰렁하기 일수라는 점 때문에도 더욱 힘들다.

3. 문화적 차이

부부관계, 시댁이나 처가와의 관계에 있어 동서양의 문화는 많이 다르다. 한국의 부부 가족 관계를 위주로 얘기를 해보자면, 아직도 결혼 뒤에 가사일을 돕지 않는 남편들이 태반이고 (맞벌이를 하는 경우에도), 자녀 교육은 아내가 거의 전담하고, 사사건건 집안 대소사에 간섭하는 시부모님도 많고, 그걸 당연히 여기는 남자들도 많다. 미국이라고 부모님과의 갈등이 전혀 없으란 법은 없고 부부간에 의견 충돌하는 경우가 왜 없겠냐만은, 적어도 맞벌이 부부들은 가사일을 반반 부담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애들 뒤치닥거리도 교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사일은 여자 책임이라는 문화에서 자란 남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가 만나면 아무래도 충돌이 있을 수 밖에.

동양에 비해 남녀평등이 더 확실한 서양 문화에서 자란 서양여자들은 남자에게 의존하려거나 기대려는 경향도 훨씬 적다. 그리고 자기 의견 피력도 동양여자들에 비해 훨씬 강하다. 때문에 동양남자의 눈엔 성격이 드세보이고 덜 여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때문에 덜 매력적으로 비칠지 모르겠다.


내 개인적으로는 1과 2의 이유가 동양남자들이 서양여자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하는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자신감 결여, 이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미국남자들 보면 뭣도 없으면서 잘난 척, 아는 척들을 얼마나 하는지, 그런데 그게 많은 여자들에겐 매력으로 작용을 한다. 반면 동양남자의 조용하고 책임감 있고 성실한 면을 좋아한다는 서양여자들도 있다. 운좋게 그런 여자를 만난다면 커플로 골인하게 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내 주변의 동서양 커플들을 보면 확실히 동양녀-서양남 커플이 우세지만, 동양남-서양녀 커플도 꽤 있다. 그 커플들을 보면 남자가 아주 어려서 이민을 왔거나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이민 2세대 혹은 1.5세대라 영어가 네이티브고 얼굴만 동양인이지 거의 미국인이나 다름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남자가 한국 문화보다는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의 문화에 많이 동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양여자와 사귀거나 결혼하신 독자분이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