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이라면 서로 비밀번호를 알려주어야 할까?

By | August 14, 2011

가끔씩 다른 분들의 블로그나 뉴스를 통해 커플 간에 비밀번호를 공유하거나 서로 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 아무리 커플 간이라도 서로의 이메일이나 휴대폰의 비밀번호까지 알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뭘까?

파트너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이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두 사람이 그에 아무런 불만이나 이견이 없다면 누가 상관을 하겠나. 하지만 사귀는 사이건 결혼한 사이건 서로 최소한 침범하지 말아야 할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과 커플이라면 모든 것을 오픈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만났을 경우엔 이 문제로 충돌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언급한 대로 나는 애인이나 배우자의 비밀번호를 알고자 하는 그 심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서로 믿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왜 그 사람의 사적인 이메일이나 문자 내역까지 굳이 확인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상대방을 믿지 못한다는 얘기 아닌가? 아니면 관음증이거나.

그런 행동을 사랑하는 사이이니까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게 당연한거지라고 합리화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이메일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관계라면 과연 얼마나 진지하고 솔직한 관계일까? 사랑하는 사이라면 이메일을 봐야 별로 건질 것이 없을만큼 서로에 대해 이미 많이 파악을 하고 있고 대부분의 생활을 공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숨길 것이 없다면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이 뭐가 그리 대수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물론 난 숨길 것이 없어 내 남편에게 모든 비밀번호를 다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마치 발가벗고 환한 불빛 아래에 대자로 누워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 것 같기 때문이다. 내 남편 역시 내 비밀번호를 알 필요가 없다고 하니 (우리는 역시 잘 맞는 부부 :)

다른 분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하다.

5 thoughts on “커플이라면 서로 비밀번호를 알려주어야 할까?

  1. Alicia

    저도 싫어요!! 전 남이 핸드폰 허락없이 만지는 것도 싫어해서,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왠지 기본적인 프라이버시까지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요. 나를 믿지 못하나, 라는 의구심도 들 거 같고요. 전 아직 그런 남친은 없었는데 저도 비밀번호를 물어보지 않으니 옛 남친들은 의아해하며 “넌 왜 비밀번호 알려달라고 안해?”라며 물어본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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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직녀 Post author

      저도 옛날에 남친의 이메일이나 전화내역이 궁금하고 몰래 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건 그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었어요. 상대를 믿지 못하고 의심스러울 때 그런 요구를 하게 되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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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타작

    “너의 비밀번호를 내어 놓아라!” 하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맨몸으로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모습을 내게 보여 다오!” 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숨기려는 게 아니라 가리려는 것인데 그걸 파고들면 곤란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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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jkim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있는 건 상대방 때문일까요. 아니면 의심하지 않겠다는 내 의지의 선택일까요. 정말 믿을만하다고 생각한 남자에게 뒤통수를 맞았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어떤 연애 상대방에게든 100% 믿음을 주기가 힘듭니다. 믿을 수 있다고 완전히 맘을 놓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생겨요. 비밀번호까지 요구하진 않지만, 스스로가 불편합니다. 솔직녀님의 말씀은, 자연스레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상대방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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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직녀 Post author

      제 생각엔 상대방의 영향도 크지만 본인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도 뒤통수맞았던 경험이 있지만, 그 뒤에 다른 남자들을 만날 때 그 때 기억때문에 집착하거나 감시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나를 속일 남자라면 내가 아무리 눈에 불을 킨다해도 나를 속일거구, 정말 솔직하고 진심인 남자라면 그렇지 않을테니까요. 내가 먼저 상대방을 믿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나를 믿고 나에게 솔직하길 바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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