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다른 분들의 블로그나 뉴스를 통해 커플 간에 비밀번호를 공유하거나 서로 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 아무리 커플 간이라도 서로의 이메일이나 휴대폰의 비밀번호까지 알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뭘까?

파트너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이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두 사람이 그에 아무런 불만이나 이견이 없다면 누가 상관을 하겠나. 하지만 사귀는 사이건 결혼한 사이건 서로 최소한 침범하지 말아야 할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과 커플이라면 모든 것을 오픈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만났을 경우엔 이 문제로 충돌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언급한 대로 나는 애인이나 배우자의 비밀번호를 알고자 하는 그 심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서로 믿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왜 그 사람의 사적인 이메일이나 문자 내역까지 굳이 확인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상대방을 믿지 못한다는 얘기 아닌가? 아니면 관음증이거나.

그런 행동을 사랑하는 사이이니까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게 당연한거지라고 합리화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이메일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관계라면 과연 얼마나 진지하고 솔직한 관계일까? 사랑하는 사이라면 이메일을 봐야 별로 건질 것이 없을만큼 서로에 대해 이미 많이 파악을 하고 있고 대부분의 생활을 공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숨길 것이 없다면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이 뭐가 그리 대수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물론 난 숨길 것이 없어 내 남편에게 모든 비밀번호를 다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마치 발가벗고 환한 불빛 아래에 대자로 누워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 것 같기 때문이다. 내 남편 역시 내 비밀번호를 알 필요가 없다고 하니 (우리는 역시 잘 맞는 부부 :)…

다른 분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