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문에서 ‘노브라, 남의 여자는 몰라도 내 여자는 안돼’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어느 웹툰에 소개된 브래지어에 대한 여성들의 고충과 더불어 그래도 브래지어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그녀들. 그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그럼 내가 이상한 여자란 얘긴가?

난 집에선 브라를 하지 않는다. 물론 손님이 오신다거나 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A컵인 가슴 덕분에 브라를 하지 않아도 출렁이지 않고, 열심히 한 운동 덕분에 아직은 탄력이 있는 편이라 브라를 하지 않아도 그다지 흉하지 않아 보인다. 남편이야 뭐 집에선 하던 말던 상관하지 않고.

노브라의 내 모습.


가끔은 외출시에도 브라를 하지 않을 때가 있다. 상의에 캡이 들어 있어 있는 탱크탑을 입을 경우엔 당연히 노브라. 노출이 있는 옷, 특히 파티 드레스 같은 옷이나 등이 파인 옷을 입을 때엔 브라를 하지 않는다. 일단 그런 옷에 맞는 브라는 거의 없고, 있다 해도 입으면 옷 매무새가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브라 끈이 삐죽 나오거나 등판에 브라 자국이 나는 것보다 차라리 노브라로 아무런 흔적을 보이지 않는 것이 옷맵시를 훨씬 살려준다. 요즘은 반창고처럼 유두에 붙힐 수 있는 브라 반창고도 있고, 반창고 중에 젤리 같이 생겨 그 용도로 사용하기 딱 좋은 반창고도 있어 노브라로 외출하기 더욱 쉬워졌다. 옷을 살 때도 브라를 안하고 입어도 티가 나지 않는 옷에 점수를 더 준다. 예를 들면 가슴부위에 포켓이 있다거나, 옷감이 너무 얇지 않으면서 패턴이 있어 유두가 별로 표나지 않는다던가.

작은 가슴 때문에 브라를 안 할 수 없다는 여성들도 있다는데, 난 큰 가슴에 대한 동경이 전혀 없어서 그런지 그런 이유로 브라를 한 적은 없다. 가슴이 커서 노브라를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들기 보다는 원하면 노브라로 외출할 수 있는 정도의 가슴 사이즈가 좋다.

노브라의 카메론 디아즈. 쬐금 흉한가? 근육은 보기 좋다.


자기 여자의 노브라는 안된다고 하는 남자들은 아마도 ‘노브라’하면 유두가 뽈록 드러나 보이거나 출렁거리는 가슴을 연상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티나지 않게 노브라로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나 보다. 미국에선, 특히 여름철엔 노브라로 다니는 여성들이 흔히 눈에 띈다. 하지만 뜨악하게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 옷차림을 보면 노브라일 수 밖에 없는 그런 옷차림이다. 남자들은 눈치챌 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브라 뿐만 아니라 팬티도 입기 귀찮을 때가 있다. 특히 옷매무새 때문에 티팬티를 입어야 할 경우엔 이거 안 입으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딱 한 번, 노팬티로 외출한 적이 있었다. S와 함께 무슨 파티에 갔는데 오는 차 안에서 내가 노팬티임을 확인한 S.
“앗, 진작 말해주지..”
“말해줬으면 뭐하게?”
그 말에 S는 그냥 음흉한 (하지만 귀여운) 미소만 띄고 말았다.

근데 노브라에 비해 노팬티는 그다지 편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그 날 얻은 결론이었다. 브라는 꼭 해야 할 경우 – 아쉽게도 대부분의 경우 – 에만 하면서 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