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오는 이메일의 상당수가 외국인과 사귀고 있는 분들로부터의 이메일인데, 최근 한 분이 외국인 남자친구를 죽도록 반대하시는 엄마에 대한 고민을 적어보내주셨다. 나 역시 외국인과 사귀어 결혼을 했고, 주변에 친구나 후배들 중에도 외국인과 결혼한 경우가 꽤 많아 이 문제에 대해선 나도 나름 조언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식이 외국인과 사귀고 결혼하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하는 한국 부모님들의 수가 많이 줄어들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식이 외국인을 사귄다했을 때 뜨끔해 하지 않는 부모님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과의 교제와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선 부모님에 대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의 부모님이 외국인 애인을 결사 반대하신다면 그에 맞서 애인을 감싸고 돌기 전에 일단 왜 반대하시는지에 대해 이해해보도록 하자.
1. 만약 당신의 남자친구가 똑같은 조건의 한국 사람이라면 부모님이 흔쾌히 승낙하셨을까?
이 질문에 대해 주저없이 예스라고 답할 수 있다면, 부모님을 설득하기는 훨씬 쉬워진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만약 당신의 외국인 애인이 학벌도 변변찮으며 직업도 불안정하고 부모님이 재력가도 아니고, 소위 말해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라면 부모님이 반대하실건 뻔할 뻔자. 그가 한국인이어도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하셨을거다.
한국 남자와 사귈 때에 학벌, 재력, 외모 등등을 다 따지는 당신이라면 외국 남자에게도 그런 기준을 똑같이 적용해라. 결국 사람 사는 곳이면 그런 조건들이 비슷하게 중요하기 마련이다. 만약 당신이 한국 남자에게 원하는 기준을 외국인 남자친구가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길 권한다.
2.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자식이 연애를 한다고 하면 한국 부모님들이 제일 먼저 물으시는 것들은 바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어느 동네에서 자랐는지, 부모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등이다. 그리고 나면 부모님들은 내 자식이 어느 정도의 상대와 사귀고 있는지 대충 감을 잡았다고 생각하시게 된다. 그런데 상대가 외국인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전혀 다른 사회에서 자란 사람이라 우리 식의 기준으로는 평가하기가 힘들고, 그 사람의 배경에 대해 얘기를 해드려도 부모님껜 너무 생소하게만 들릴 것이다. 부모님은 자연히 불안해진다. 도대체 이 놈이 어떤 가정에서 자라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으니… 내가 모르는 세상에서 온 사람이라 일단은 방어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을 사귈 때엔 더욱 부모님께 그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를 해드릴 필요가 있다. 가정환경, 가족사항, 부모님과의 관계, 하는 일, 등등을 부모님이 궁금해하지 않으시도록 꼬치꼬치 얘기해 드리자. 부모님이 그에 대해 충분히 알겠다라고 느끼실 만큼 그에 대한 ‘교육’을 시켜드려야 한다. 그리고 더불어 남자친구 나라의 문화가 한국과 크게 다르다면 부모님께 간간히 설명을 드릴 필요도 있다.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이 알 수록 두려움은 적어지게 마련이다.
3. 나이에 따라 부모님의 반응도 달라진다
내 남편이 들으면 기분 상할테지만.. 내가 만약 20대 중반에 그를 만나 결혼하겠다고 했다면 내 부모님이 결사 반대하셨으리라고 장담한다. 여자 나이 20대 중반이라면 요즘 세상엔 결혼하기 조금은 이르지만 얼마든지 할 수도 있는 나이다. 그리고 한국에선 소위 여자의 몸값이 가장 높은 나이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그 나이 또래인데 외국인을 사귄다고 하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쓸 각오를 해라. 부모님은 아니 얘가 뭐가 아쉬워서 외국인을 사귀나. 한국 남자들도 많은데. 라고 생각하실 것이 뻔하다.
하지만 서른이 넘어가고 서른 다섯이 넘어가면 부모님의 생각도 서서히 달라진다. 낼 모레 서른을 바라보고 있는 내 친한 후배 하나도 미국인 남자친구 얘기를 부모님께 꺼낼 때 무척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부모님이 담담하게 별 반대없이 받아들이셨다고 했다. 슬프지만 현실인 것이 서른이 넘어가면 한국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 만나 결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들 알고 계시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갈 수록 외국인과의 교제와 결혼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는 수그러들게 된다.
만약 당신이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외국인을 사귀고 있다면 부모님의 반대를 예상해라. 그렇다고 30살이 될 때 까지 결혼을 미루라거나 교제를 숨기라는 얘기는 아니고, 부모님의 반대가 더 클 것에 대비해 그의 다른 장점들을 확실하게 부각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더 나은 상대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나이에 이 사람을 선택한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부모님에게서 허락을 얻어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에 대해선 다음 편에..



저도 국제결혼인데요,
그당시 남편한테 우선 우리 부모님 입장을 납득시켰죠..
당신 딸 같으면 누군줄 알고 그 먼곳까지 보내겠냐, 믿음을 주기가 힘든것 알지 않느냐구요.
그랬더니 첫 부모님 대면때 알아서 선물에 각종 증명서를 떼어 오더라구요.
대학 졸업증명서, 재직증명서, 월급명세서, 이력서, 추천서, 건강검진/의사소견서, 경찰기록(전과 없다는..)에 혼인증명서까지!
그렇게 파일을 만들어서 저희 부모님께 프레젠테이션(?)을 하니까 한숨은 푹 쉬시며 어쨌건 정성이 갸륵하고, 저 서류를 믿고 본다면 큰 흠 없이 저 먹여살릴 능력은 되겠다고 하시면서 허락하시더라구요^^
우리나라 혼전에 이것저것 떼는 것처럼 저렇게 준비해서 가면 그래도 마음이 덜 불안하지 않을까요?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다면 대사관 등에 공증까지 받아서 확실히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ㅋ
Posted by 결혼2년차 | 28. Jun, 2011, 2:12 am우와,, 남편분의 정성에 정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으셨겠네요. 그런데 정말 정성 앞에 안 넘어가는 부모님은 드물죠. ㅎㅎ
Posted by 솔직녀 | 28. Jun, 2011, 10:37 pm어찌됐건 부모님은 다 딸걱정에 반대하시는 거니깐요..
저도 솔직히 준비성에 많이 놀라고 감동도 받았답니다^^
착한남편 만난 덕분에 아직도 큰싸움 없이 잘 살고 있구요, 남편도 한국 효자 이상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산답니다^^
이제는 우리 부모님은 무조건 사위편이예요.. 제가 뭐라고 툴툴대면 오히려 혼납니다 ㅋㅋ 대신 전 시댁에서 편 들어주고요 ㅋ
저긴 안썼는데, 가족관계(부모님 결혼/이혼 여부, 가족들 직업 등)도 자세히 언급해주는게 좋더라구요.. 남편집안이 아주 잘나가진 않아도 다들 왠만큼 인정받는 직업군에 속하는거 아시고는 안심하시더라구요.
Posted by 결혼2년차 | 29. Jun, 2011, 2:40 am안녕하세요. 지금 저의 상황이라서 우연치 않게 님 블로그까지 오게 됬습니다.
어린 나이에 만나서 8년을 몰래 사귀고, 서른이 넘어버린 나이에 더이상 숨길수만 없어 올해 초에 말씀드렸는데, 절대 얘기를 들으려고도 남친을 보려고 하지도 않으십니다. ㅠㅠ
서양남자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이므로 남친이 어떤사람지 그 외의 조건은 알려고도 않으세요.
그저, 너무 힘들다는 말 밖에 안나오네요…
아직도 양쪽다 가지고싶은 욕심에 어쩔줄 몰라 하고 있습니다. 저에겐 둘 다 가지는게 사치인가 싶어요.
Posted by 현재진행중 | 07. Sep, 2011, 1:59 am부모님이 무조건 반대하는건 아니실겁니다. 서양남자라서 반대하신다면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한번 여쭤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Posted by 솔직녀 | 08. Sep, 2011, 10:58 am저도 같은 상황이네요. 저는 아직도 미국에서 공부중이고 부모님은 한국으로 다시 나오셨어요. 저도 이제 낼모레면 서른인데 부모님은 미국에 계실때 만났던 많은 국제결혼 분들이 힘드셨던 얘기들만 계속하시며 너 이 결혼 하려면 부모 자식 연 끊자 하십니다. 이런 결혼 했다가는 100% 이혼이라구요. 대학원 졸업하면 바로 한국 들어오라 하십니다. 저는 한국 들어오고 싶지도 않고 헤어지고 싶지도 않아요. 거기에 부모님이 지금 모든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시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진 것 같구요. 잠이 안 옵니다.
Posted by 나도 현재진형중 | 12. Dec, 2011, 11:55 am요즘은 국제결혼 커플이 참 많아졌는데.. 그리고 제가 아는 커플들은 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요. 오히려 한국에서 이혼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게 돼요. 부디 부모님이 좀더 이해해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힘내세요.
Posted by 솔직녀 | 17. Dec, 2011, 10:2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