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우리집 와 계신 2주일 동안, 술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우리는 매일 저녁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어느 저녁의 대화는 어떻게 두 분이 결혼까지 골인을 하셨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는데..
먼저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는 언제 아빠랑 결혼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
엄마 왈, 하루 엄마가 아파서 직장을 결근하셨단다. 그 날 아빠가 어떻게 알아 내셨는지 – 아마도 직장에 전화를 했더니 동료직원이 알려주었던듯 – 과일 바구니를 사가지고 엄마 집으로 병문안을 오셨더란다. 그 때 엄마는 ‘아,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생각하고 아껴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이후로 아빠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면서 결혼해도 되겠다라는 확신이 드셨단다.
남자들이여. 여자는 예나 지금이나 내가 힘들 때 내 곁에 있어주고 애정을 보여주는 남자에게 혹 한답니다.
다음은 아빠 차례. “그럼 아빠는 언제 엄마랑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 왈, 어느 날 친구들과 엄마와 다 같이 만나 놀다가 다들 헤어지고 엄마와 둘만 남게 되었다. 엄마에게 뭘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수원에 있는 딸기밭에 가고 싶다고 하셨단다. (그 때가 딸기철이어서 딸기가 먹고 싶었다는 엄마) 아빠의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친구들과 놀면서 돈을 다 써서 텅빈 지갑. (아빠는 그 당시 고학생 복학생이었고 엄마는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학생증을 맡기면 외상이 가능했던 시절이라 아빠는 급하면 학생증을 맡기고 엄마를 대접할 생각으로 ‘좋아. 가자’고 하셨단다.
수원으로 가는 버스에 나란히 앉아가시는데, 엄마가 핸드백을 꼼지락 꼼지락 하시더니 뭘 꺼내서 “이거 혹시 필요할지 모르니까 넣어둬.” 하시면서 아빠의 호주머니에 쑤셔넣으셨는데.. 바로 아빠가 너무 필요했던 현금이었단다. 아빠는 그 때 ‘아, 이렇게 생각이 있고 나를 챙겨줄 수 있는 여자라면 결혼해도 좋겠다’라는 확신이 드셨단다.
난 좀 놀랐다. 내 아빠는 엄마의 표현을 빌면, 엄마를 만나지 않았으면 거렁뱅이가 되었을, 돈에는 전혀 관심없어 보이는 분인데, 엄마와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돈이었다니 말이다. 물론 진짜 계기는 몇 푼 안되는 딸기값이 아니라, 엄마가 남자를 배려할 줄 아는 센스가 있다는 사실이었겠지만.
최근 들어 여기저기서 읽은 ‘더치페이 논쟁’이 문득 떠오른다. 난 꼭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내야 한다 혹은 더치페이를 해야한다, 그 어느 쪽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그건 두 사람 사이에서 적절하게 결정될 문제이지 어느 쪽이 꼭 옳다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이 벌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것이고, 둘이 비슷하게 벌면 더치 할 수도 있는것 아닌가?
더 중요한건 누가 돈을 내느냐 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려는 태도가 있는지 없는지가 아닐까. 난 정말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법이라고 생각하는데..
June 22, 2011 at 3:55 am
여기님께서는 미국에서 10년째 거주중이라고 하시면서 그런것도 모르시나?
참 되게 악플러같으시네요 이상한 질문만 하시고
밖에서 사회생활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여기서 찌질이같이 푸시나?
June 24, 2011 at 6:30 pm
미국 10년살면 꼭 백인, 흑인 모두다 섹스를 해야되나요…?
혼자 자다 봉창떨지 마세요. 전 이 블로그 팬입니다…!
June 25, 2011 at 6:40 pm
누가 백인 흑인과 다 섹스를 해야된다고 했는지…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는데요…
June 27, 2011 at 4:42 am
뭐 딴 거 없고, 여기님은 그냥 밖에 나가 놀면서 여성분 좀 사귀세요. -_-a
June 11, 2011 at 10:53 pm
off topic: 섹스는 백인이 잘하던가요 아니면 흑인이 잘하던가요 아니면 아시안분이 잘하던가요? 급 궁금해서요 ㅎㅎㅎㅎㅎㅎㅎ 사이즈가 중요해요???
June 9, 2011 at 6:47 am
옛날 부모님의 연애시절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가깝다니, 참 부모님께서 기뻐하시겠어요.
솔직녀님은 언제 결혼하고 싶은 확신이 섰어요?
June 9, 2011 at 10:12 pm
결혼해도 되겠다 확신이 섰던 순간이라.. 전 어느 한 순간 그런 생각이 든건 아니고 주욱 사귀면서 S가 보여준 저에 대한 애정, 그리고 솔직함, 저와 같이 인생을 꾸며가려는 모습 등등에서 그런 확신이 서서히 굳어져 갔어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건 제가 여름에 캠핑을 갔다가 탈수로 한번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제 곁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던 그를 보았을 때였죠. 그가 내 곁에 있어서 너무 안심이 되더라구요. 그 때 이 사람과 평생 같이 있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