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자분이 casual relationship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다는 이메일을 주셨다. 그 분이 만나는 미국인 남자가 casual relationship을 원한다고 했다는데, 나름 이해는 했지만 자기가 생각한 것이 맞는지 확인을 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미국 사람들이 casual relationship이라고 일컫는 관계는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면서 가끔 만나서 데이트하고 섹스도 하는 관계를 뜻한다. 이런 관계에 있는 남녀는 공식적으로 싱글이고 다른 이성을 만나 데이트하고 섹스를 하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과 casual relationship을 원한다고 한다면 그 말은 난 너와 가끔 만나서 놀고 섹스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남자친구 여자친구 관계는 아니다, 우리 둘다 다른 사람을 만나 섹스해도 좋다, 그러니 내가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말아라. 이런 뜻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 이런 식으로 이성관계를 유지하다가는 바람둥이 혹은 걸레라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겠지만, 미국에선 이런 식의 이성관계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나쁘게 보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두 사람이 사귀기로 한 것도 아닌데 몇 명의 이성을 만나든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문제는 한 쪽은 casual relationship을 원하는데 다른 한 쪽은 진지한 관계를 원할 때다. 이런 경우가 문제가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진지한 관계를 원하는 쪽에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면서도 그것을 그 말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만나다 보면 마음이 바뀔거야, 내가 잘해주면 다른 사람 안만나고 나에게 넘어오겠지, 시간이 지나 정들면 생각이 바뀌겠지, 등등등… 자기 혼자만의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들이 문제인게다. 그리곤 결국엔 상대방을 비난한다. 사실 솔직하게 casual relationship을 원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비난할 이유는 없는거다. 그게 싫으면 그런 사람들과 만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니까.

흥미로운 사실은 남자보다는 여자쪽이 casual relationship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처음엔 쿨한척 하다가도 종종 만나 섹스를 하는 관계가 되면 흔히 여자들은 점점 남자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만약 당신이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과감하게 그 관계를 뿌리치고 진지한 관계를 원하는 남자를 찾아나서야 한다. 심심풀이 땅콩 관계를 원하는 남자에게 아무리 잘해줘봐야 그의 마음이 변할 확률은 10퍼센트나 될까?

Friends with benefits이란 말도 비슷한 의미.. 애인이 아닌 친구이면서 섹스를 하는 이성관계를 뜻한다.

Casual relationship과 비슷한 의미로 오해되는 open relationship이라는 용어도 있다. 두 말은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 크게 다른 뜻을 내포한다. Casual relationship은 사귀는 관계라고 할 수 없는 반면, open relationship은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커플, 즉 사귀는 관계 내지는 결혼한 관계이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섹스를 용인하는 관계를 말한다. 다시 말해 마음이 없는 섹스는 괜찮아 뭐 이런거라고 보면 될까?

어떻게 그런 관계가 있을 수 있냐라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저는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제 주위에 그런 커플이 몇 쌍 있더군요.. 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어쨋거나 미국엔 그런 커플들도 있고 그냥 casual relationship만을 즐기는 싱글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혹시 미국사람을 만났을 때 그가 이런 관계를 원한다고 하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확실하게 이해하고 상대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