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다녀 온 뒤에 결혼에 대한 얘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블로그 포스팅이 뜸한 것을 눈치챈 S는 왜 블로그 포스팅 안하냐고 채근대기 시작했다.
나: “시간이 너무 없어. 엉엉.. 결혼 준비하랴 이사하랴.. 이것저것 자잘하게 신경쓸 일들이 많아서 그렇지 뭐. 영감도 잘 안 떠오르고..”
S: “그럼 결혼 준비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쓰지 그래?”
흠.. 괜찮은 생각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대부분 내 블로그를 찾는 분들은 섹스에 관심이 있어 들리시는 것일텐데 고리타분한 결혼준비 얘기를 늘어놓으면 오히려 블로그를 찾는 분들의 발길이 끊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요즘 나의 생활은 결혼 준비와 집수리, 직장 일을 빼면 남는 것이 별로 없는지라 위험을 무릅쓰고 나의 결혼준비담을 공개하기로 했다.
(1) 결혼식장/피로연장 고르기
미국식 결혼식에선 식장보다 피로연장이 훨씬 중요하다. 어차피 식이야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나 카톨릭 신자들이라 교회나 성당에서 올리는 경우가 많고 길어야 한 시간 정도인데 반해, 피로연은 짧게는 2시간에서 보통 4시간, 길면 6시간까지도 진행이 되니 말이다.
S와 나는 둘다 비종교인들이라 결혼식과 피로연을 같이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했다. 피로연장으로 인기있는 곳들은 호텔, 고급 레스토랑, 미술관이나 박물관, 야외 결혼식인 경우는 공원, 동물원 같은 곳들인데, 우리도 제일 먼저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미술관 몇 군데와 몇몇 호텔을 알아봤다. 흠.. 그런데 이거 가격이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최소 하객명수를 정해놓은 곳들도 많았다. 예를 들면 하객이 100명이라도 무조건 최소한 150명분의 밥값을 내야하는 식으로 말이다. 우리는 하객 60명 정도로 조촐한 결혼식을 할 계획인지라 그런 대형 피로연장은 일단 다 재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자기가 결혼한 곳을 추천해줬다. 그곳은 1910년에 세워진 건물로 원래는 상류층 여성들이 교양을 쌓고 사교를 하기 위해 만든 클럽이 사용하던 곳이다. 그 당시의 고전적인 건축양식에 실내장식도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이였고, 그래서 그런지 아늑하고 고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곳의 매니저와 만나 이런저런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서 열렸던 다른 커플들의 결혼식 사진들도 보고, 건물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우리 둘다 일단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고, 더욱 마음에 든 것은 저렴한 가격!!
다른 장소들과 달리 이곳은 장소대여비를 손님 머릿수대로 받는다는 것이다. 음식과 술도 손님들 숫자에 맞춰 주문하면 되고 그 가격만 지불하면 되니 우리로선 최선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이리저리 계산을 해보니 거의 다른 장소에 비해 반값. 일주일 뒤에 당장 예약을 했다.
Lesson 1.
결혼 시즌을 피하면 마음에 드는 장소를 예약하기가 수월하다. 이 동네의 결혼시즌은 5월부터 9월. 그래서 우리는 4월로 결정했더니 훨씬 쉽게 예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Lesson 2.
모든 상거래에 세금이 붙는 미국이니 당연히 결혼식 비용에도 세금이 추가된다. 그런데 서비스에는 보통 15-20%의 세금이 붙는다는 것을 간과하고 예산을 생각하기 쉽다. 1000불의 20%면 200불.. 세금 정말 싫다..
Lesson 3.
다른 도시에서 오는 하객들이 많은 경우엔 가까이에 호텔이 있는 장소가 좋을듯하다. 우리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오기 때문에 하룻밤을 자게 되는 친구들이 꽤 많은데, 바로 옆에 호텔이 있다는 점 때문에도 이 장소가 마음에 들었다.
Lesson 4.
신부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 결혼식을 가급적 저렴하게, 간단하게 치르고 싶었기 때문에 장소를 따로 치장할 필요가 없는 곳을 골랐다. 테이블보, 의자, 식탁, 실내장식까지 다 내 마음대로 치장을 할 수가 있는 곳들도 있었는데, 그걸 다 따로 신경써서 하려면… 머리도 아프지만 돈도 엄청 든다.
한국에선 결혼식장을 예약하면 거기서 알아서 모든걸 다해주니 편하긴 한국식 결혼식이 훨씬 편한 것 같다. 하지만 결혼식의 세부적인 것을 내 맘에 맞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선 미국식이 좋다. 물론 시간과 돈은 더 들지만서도.




고마워요 솔직녀님! 결혼에대해 궁금한점도 많았는데! 많은 도움이 됬네요 앞으로도 유익한 포스팅 부탁드릴께요~ 곧 신부가 되네요 ! ㄲㅑ~ 축하드리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Posted by heelee | 06. Aug, 2010, 3:21 pm@heelee, renard, 눈팅녀: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신다니 힘이 나네요. ㅎㅎ
@y: 오.. 그러세요? Y님의 결혼준비담도 듣고 싶어요. ㅎㅎ
Posted by 솔직녀 | 09. Aug, 2010, 9:56 am결혼에 관한 포스팅도 기대할게요!
저도 미국에서 결혼을 할 예정이어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Posted by y | 07. Aug, 2010, 7:20 pm오랜만의 포스팅 반갑네요. 섹스에 관심있어서 블로그 들르는 거 아녜요~ 섹스도 연애와 삶의 일부라서 관심 있는 것일 뿐, 연애 얘기, 사는 얘기 더 재밌게 읽고 있어요~
Posted by renard | 07. Aug, 2010, 11:59 pm저도 renard 님 말에 동의해요~
잘 읽고 갑니다
Posted by 눈팅녀 | 08. Aug, 2010, 7:34 am솔직녀님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독자로써 참 반가운 소식이네요.. 저도 renard님 의견에 동감해요.. ^^ 준비 잘 하시길 바랄께요.. !
Posted by H | 11. Aug, 2010, 10:26 am저 기억하시려나요 ㅎㅎ
축하드려요 ;3; 이제 결혼하시네요
Posted by 이코 | 15. Sep, 2010, 1:23 am@이코: 기억하고 말고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Posted by 솔직녀 | 15. Sep, 2010, 8:52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