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얼마만에 섹스를 해야할까? 어찌보면 한심한 질문인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 특히 여성분들이 새로운 상대를 만나 사귀기 시작하면 한 번쯤 떠올리는 질문일 것이다. 연애 박사들이나 연애서적들을 보면 새로 만난 상대와 진지한 연애를 원하는 경우 너무 빨리 섹스를 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식의 조언들이 널리고 널려있다.

과연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섹스를 하는 것은 연애 실패의 지름길일까?

일단 ‘연애 실패의 지름길까지는 아니지만, 실패로 갈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간단히 말해두자. 여기서 중요한 변수는 도대체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기간이 어느 정도인가이다. 한국사람과 미국사람에게 이 질문을 하면 아마도 크게 다른 답변이 나올것이라 예상된다.

내가 한국에서 연애를 했을 때를 돌이켜보니 3년을 사귄 첫 남자친구와는 섹스를 끝끝내 하지 않았고, 2년 넘게 사귄 두번째 남자친구와는 사귄지 6개월이 지나 섹스를 한 것 같다. 미국에 온 뒤엔 친구로 지내다가 섹스를 하게 된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섹스 이후 연애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그런 경험을 몇 번 하고나니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남자와 섹스를 섣불리하는 것은 확실히 연애를 망치게 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때이른 섹스가 연애에 방해가 될까?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을 확신할 수 있기 전에 섹스를 먼저 하게되면, 섹스가 좋아서 만나는지 상대방이 정말로 좋아서 만나는지 헷갈리는 일이 생긴다. 첫 키스를 하고나서 한동안 키스하는 상상을 자꾸 하게되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는지? 그 남자가 좋아서 자꾸 생각나는 것인지, 그 남자와의 키스가 좋아서 생각나는 것인지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으셨는지 묻고 싶다. 섹스는 당연히 더 큰 감정의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섹스 후에 상대방에게 더 큰 애착이 생기게 되는데,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싹트지 않은 상태에서 섹스를 하고 나면 섹스로 인해 애정없는 관계에 집착을 하게 되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때문에 만남의 초기에는 가급적 지나친 스킨십과 섹스를 자제하고 서로에 대해 우선 알아가면서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는지를 보는 것이 좋다.

너무 이른 섹스..섹스 후 어색할 확률도 높지 않을까?

많은 여성들의 흔한 사연들 중 하나가 바로 ‘섹스 후 남자가 변했어요’ 아니던가. 섹스 후 변하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오히려 여자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대부분의 남자는 단지 섹스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자를 더 좋아하게 되거나 싫어하게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여자들은 섹스를 하고나면 은근히 상대방에게서 뭔가 다른 대우를 기대하게 되는데, 그 기대를 남자가 채워주지 않으면 남자가 변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느끼는 여자가 남자에게 채근대기 시작하면 남자는 ‘얘가 섹스한번 했다고 달라붙는거 아냐?’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런 저런 심적, 정신적 상처를 피하고 싶다면 서로 감정이 확실하지 않은 관계일 때 섹스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것은 아주 일반론일 뿐이다. 나와 S만 해도 만난지 이 주일만에 섹스를 했으니 내 기준에서도 무지 빠른 편이었다. S의 기준으로는 보통인 편이라고. 어쨋거나 그리고도 우리는 꾿꾿하게 사랑하면서 잘 살고 있다.

일반론을 어기고도 성공적인 연애로 갈 수 있으려면 다음 사항들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섹스를 했다고 상대방의 감정이 달라지기를 기대하지 말 것.
둘째, 섹스했다고 너무 가까운 척 하지 말 것.
셋째, 섹스를 했어도 공식적으로 사귀는 관계라고 두 사람이 동의할 때까지는 그와 사귄다고 착각하지 말 것.
넷째, 섹스로 그를 붙잡을 생각은 절대 하지 말 것.

이 점들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섹스는 좀 참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