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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상, 이젠 정말 그들만의 잔치인가?

미국에 오기 전 난 어느해 부터인가 매년 오스카상을 꼬박꼬박 보았다. 워낙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은 시상식전에 미리 보아야 직성이 풀릴 정도였고, 오스카상을 위성으로 생중계하기 시작한 해부터는 시상식날 휴가를 내고 느긋하게 시상식을 즐겼다. 그 때는 오스카 후보작이라고 하면 흥행성이 있건 없건 최소한 예술영화극장이나 소극장에서 미리 볼 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얼굴도 예쁜 비글로우 감독

어제, 올해의 오스카 시상식을 첨부터 끝까지 빼놓지 않고 보았다. 내가 응원했던 The Hurt Locker와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수상에 기분이 좋았고, 많은 부분의 후보에 올랐던 영화들 – The Hurt Locker를 비롯, District 9, Up, Inglorious Basterds, Avatar 등 – 을 이미 본 지라 작년에 비해 훨씬 관심을 가지고 볼 수가 있었다.

오늘 아침, 한국 신문에선 오스카 시상식 결과를 어떻게 소개하고 있나 보기 위해 이곳 저곳 뉴스사이트를 들어가 봤는데, 엥? 첫 페이지에 오스카상을 언급한 사이트는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몇몇 블로그들이 훨씬 자세하고 심도깊게 오스카 상 결과를 소개하고 있었다.

10여년 전의 내 기억으론 오스카상은 한국에서도 꽤 크게 다루어지는 영화오락계의 잔치였는데, 이젠 그렇지 않은가보다. 일단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 중 몇편이나 극장 개봉이 되었는지 의문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당연히 일반인들이나 기자들이나 수상결과에 크게 관심이 없었으리라.

한국에서 개봉되는 미국 영화들을 보면 미국에선 유치하다고 혹평을 받은 로맨틱 코미디들이나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들이 대부분이고 정작 미국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대중적으로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괜찮은 영화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 대중의 정서가 10여년 동안 크게 달라져서 그런 것일까? 흥행이 안될 것 같은 영화는 아예 수입을 안하는 배급사들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10여년 전엔 그런 영화들보다 더한 예술영화들도 극장에서 많이 상영되었었는데..

한국영화들의 수준이 10여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높아진 것도 그 이유라면 이유겠다. 하지만 그 때문에 무수한 좋은 영화들이 한국 영화팬들에게 소개도 되지 않고 묻히는 것은 안타까울 뿐이다.

—–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그녀는 오래 전부터 액션영화를 남자보다 더 남성스럽게 만드는 여성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영화는 The Point Break. 젊은 날의 패트릭 스웨이지와 키아누 리브즈가 주인공으로 서핑의 매력과 남자들의 우정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두 사람의 최고작으로 꼽을 수 있을만큼 멋진 영화라고 감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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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오스카상, 이젠 정말 그들만의 잔치인가?"

  1. cine says:

    안녕하세요, 오늘 이 블로그 처음 놀러와서 많이 배우고 얻어가요. 저는 프랑스에서 영화공부하는 학생인데, 영화 이야기가 나와서 제 생각 적어 봅니다.
    한국에서 오스카에 대해 예전만큼 언급을 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 저도 공감해요. 예전에는 OCN에서 생중계도 해줬던거 같은데 올해는 제가 한국에 없어서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네요. 케이블 채널이 없었을 때에도 시상식 다음날 신문에 꼭 오스카 특집기사가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오스카의 인기가 시들해 진 이유가 첫째는 한국영화의 발전과 엄청난 인기도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둘째는 인터넷 발달로 인한 다양한 분야의 매니아들이 형성되어서 그런거 같아요. 예를 들면, 저만 해도 어렸을때는 인터넷도 많이 없고, 외국영화에 대해 접할 기회도 많이 없었으니까 오스카는 굉장히 크고 대단하게 다가왔었거든요. 오스카에서 상타면 세계 최고인줄 알았었죠 ㅎㅎ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우리나라도 좋은 영화제가 많고, 이제 깐느, 베를린등 다양한 세계 영화제도 많이 소개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취향대로 고르는게 아닐까요? 영국문화에 심취해 있는 사람이면 오스카보단 BAFTA에 관심을 가질 테고, 저처럼 프랑스 사는 학생들은 깐느를 주목할테고, 뭐 그런거 같아요.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인데, 특히 올해 오스카가 별로 주목받지 못한것이, 후보들 중에서 ‘오스카감이다’라고 하는 영화가 거의 없었어요. 저는 작품상 노미네이션 중에서 타란티노의 bastards를 제일 좋아하지만, 오스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District 9에게 주기엔 좀 모자란거 같고,, 아바타는 마이너스고.. .. 허트로커도 봤는데 오스카로써는 좀 의외였어요 사실. 괜찮은 영화이긴 하지만 ‘no country for old men’은 아니잖아요.

    아, 그리구 한국에서 개봉하는 미국영화는 대부분 상업영화 위주이지만, (어디든 안그렇겠습니까.. 프랑스도 마찬가지에요;; ) 한국에는 미국영화, 유럽영화, 혹은 또 다른 나라 좋은 작품들을 상영해 주는 시네마테크도 있구요, 또 그런 영화들을 위한 작은 영화제도 많이 있습니다. 대도시에만 집중되어 있는 점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영화강국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저로서는 ‘우리도 니네못지 않그든?? ‘이럴수 있어서 뿌듯해요. ㅋㅋㅋ솔직녀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일반개봉관에서 좋은 영화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흠흠…. 그런 이상이 이상으로만 남는게 현실이죠. 안타깝지만 ㅠ.ㅠ

    그리구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극장개봉 안해도 다 챙겨본답니다. 어떻게 보는진 다 아시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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