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신문의 섹스관련 칼럼에 실렸던 이 글을 읽고 황당했다. 칼럼의 마지막 부분 만을 인용하면..
“남자들의 사생활은 특별하지 않다. 그건 그냥 인간의 사생활일 뿐이며 개인사일 뿐이다. 그들이 외장하드 가득하게 포르노 동영상을 수집하고, 클럽에서 여자를 사는 것은 이 세상 그 어떤 여성에게도 이해 받을 수 없는 행동이지만, 우리는 접어두고 가야 한다. 그런 행동들을 이해하고 인정해서가 아니라, 그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시킬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 남편만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눈에 불을 켜신 분이 있다면, 물론 그 남편은 절대 그렇지 않기 때문일 거라고 믿자. 그것이 부부생활에 평화를 가져다 준다면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시대를 거듭하면서 변하지 않는 부부트러블의 원인이 그것이듯이, ‘인정하다’가 아닌 ‘접어두자’로 결론짓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한다.”
칼럼의 주제는 남자들의 성생활을 가지고 그를 평가해서는 안되며 그 부분은 전적으로 사생활이니 그것을 가지고 가타부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나도 그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의 성생활도 당연히 같은 식으로 보호(?)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포르노를 보거나 자위를 하거나 유흥업소에 가거나, 그건 개인의 자유다.
나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던 부분은 인용한 마지막 문구다. 내가 잘못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마지막 문구는 결혼한 남자들, 특히 내 남편이 유흥가에 가서 여자를 사거나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도 눈감고 모른척 넘어가 줄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들린다. 남자들은 성욕 때문에 그럴 수 있고, 그걸 해소하려고 가끔 그런 곳에 가는 건 넘어가주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위한 길이라는 얘기인가?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몇몇 한국여성들의 생각 중 하나가 바로 남편이 다른 여자와 마음이 없는 섹스를 하는 것은 눈감고 넘어가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부부 같으면 이미 무늬만 부부인 관계다.
도대체 어떤 경우에 유부남이 아내 이외의 여자와 섹스를 하게 될까?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는 아내가 섹스를 거부하거나 아내와의 섹스가 너무도 만족스럽지 못할 때. 이런 경우, 부부 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이 남자는 밖으로 돌고 여자는 묵인하는 상태가 계속 된다면, 부부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섹스없는 결혼 생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한국 여성들이 꽤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남편까지 감옥살이를 하게 하는 것이 과연 진정 서로를 위하는 길인지.. 차라리 깨끗이 이혼하고 말지.
두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는 아내와의 섹스에 만족하지만 밖에서 다른 여자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경우다. 사실 한국만큼 남자들이 유혹에 빠지기 쉬운 환경을 갖춘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그런 유혹도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법이고, 유혹을 핑계로 아내 이외의 다른 여자와의 관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결혼을 할 자세가 안되어 있다고 본다.
세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는 아내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식은 경우. 더 설명이 필요없겠다.
흔히들 남자에겐 섹스와 사랑은 별개라고들 한다. 하지만 남자도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성으로 자신의 성욕을 억제할 수 있고, 결혼한 뒤엔 아내와만 섹스를 하는 착실한 남편들이 우리 주위엔 아직도 많다. 이유야 어쨌건 남편이 다른 여성과 성행위 (물론 오럴, 애널, 모든 걸 포함)를 하는 것을 묵인하는 여자는 남편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도 사랑하지 않고, 여자로서의 자존심도 없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남편의 성생활은 나와 상관없는 그의 사생활이 아니라 그와 나의 성생활이자 사생활이 되어야 마땅하다.
March 7, 2010 at 3:04 am
진화심리학자들은, 남성에게는 여성이 육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남자(잠재적 경쟁자라고나 할까요)와 섹스를 했느냐가 중요하고, 여성은 자신에게 사랑을 쏟아주고 지속적으로 자원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서 섹스 자체보다는 감정적인 부분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성의 행위가 이해될 수 있다고 보는건 절대로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사안을 묻어달라거나,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남성이 있다면, 그건 자기 입으로 ‘나는 아직 덜 진화했다’고 광고하는 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는…인간이 동물과 차별되어지는 부분을, 손수(?) 부정하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ㅎㅎㅎ
March 7, 2010 at 10:43 pm
@장미여우: 공감입니다. 제발이지 동물적인 욕구에 충실할 남자분들은 결혼을 아예 하시지 말던지요..
February 11, 2010 at 3:16 pm
이 글을 읽은 후 다른 분 블로그에서 사람의 질투심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여자들의 대부분 자신의 연인과 외도하는 대상이 애틋한 마음(감정적 애정관계를 꿈꾸고 있는) 을 갖고 있을때 더 질투하고 시기하는하는 반면 남자들은 감정적 교류가 없이 단 한 번의 섹스를 했을 때 그것 자체를 못견딘다고 하더라구요.
과연 그렇게 돈으로 관계를 사는 사람의 경우 자신의 배우자도 그렇게 하는걸 이해해 줄 남편은 몇이나 될까요?
February 12, 2010 at 12:33 am
그럴 남편은 없으리라 생각되네요…
저도 예전엔 감정적인 외도가 더 문제라는 (대부분의 여성들과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남성화가 되었는지, 요즘은 몸가는데 마음도 간다라는 말에 많이 공감을 합니다.
February 9, 2010 at 6:31 pm
그냥 생각할 때는 접어두거나 이해하는 척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참 끔찍한 상황인 것 같아요…
February 9, 2010 at 11:54 am
@오리지날U: 사실 속궁합도 노력하면 서로 어느 정도는 맞춰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섹스에 대한 욕구나 생각이 전혀 달라서 그런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부부관계가 문제인거죠.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의 그런 점에 대해서도 파악하려고 해야겠죠.
@20.: “그거 참고와서 나한테 몇십배로 해라..” ㅋㅋㅋ 그게 당연한거죠.
그럴 때 쓰라고 마스터베이션이 있는거 아닌가요.
February 9, 2010 at 2:13 am
저도 솔직녀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남자들이 자신들의 원나잇에는 사랑이 들어있지않으니 이해해달라는 주장은 정말 어이없어요.
그럼 나도 사랑없이 오로지 몸만원하는 섹스를 할테니 이해해달라고하면 이해해줄건가?
우리나라에 저렇게 생각하는 남편들 아직도 정말 많아요.
나는 해외출장이 잦으니 현지에서 욕구해소하겠다. 이해해달라~ 이런거말이죠
저는 이해못하겠네요. 그거 참고와서 나한테 몇십배로 해라 차라리 이렇게 응수할것같아요.
February 8, 2010 at 10:42 pm
그래서 이혼률을 낮추려면 결혼 전에 연애를 많이 경험해 보고,
속궁합도 최대한 많이 맞춰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짜 맞는 상대를 만났을 때, 누구의 간섭도 없이 결혼을 하는 거죠. 그게 최상이며 최선.
물론, 속궁합만이 결혼의 전부는 아니지만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섹스 취향이 맞지 않는 상대와 결혼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합니다;
막 집에 들어가기도 싫어지고, 하루하루가 악몽일 듯..
February 8, 2010 at 6:52 pm
음~ 저는 솔직녀님의 대부분의 의견이 저링 비슷해서 이해를 하는데
대부분 남자들은 저런걸 그냥 본능이라고 단정지어버리고는 막을수 없는것이라고 해명하죠^^;
듣다보면 참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인데(그럴거면 왜 그분과 결혼했냐고 해주고싶더군요..)…
평생을 같이 살아갈 사람인데 자기와 맞는 사람을 신중하게 선택하진않고 그저 상대방 탓으로 돌려
버리는 지금 세대들의 문제인지… 남편이되고 가장이 된다는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듯합니다.
적어도 스스로 선택한것에 대한 책임감은 가저야할텐데…^^;
February 8, 2010 at 8:30 pm
@메모: 지금 세대들은 그래도 선택할 자유가 어느정도 있죠. 부모님 세대엔 그런 자유도 없이 그냥 짝지워진 상대와 결혼해서 사는 경우도 많았고 그래서 남자의 외도가 더 흔했을 수도 있다 이해가 됩니다만, 요즘 세대들도 그렇다는건 정말이지 이해가 안돼요.
많은 분들이 결혼에 있어 성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결혼 전에 별로 생각을 안하고 결혼하시는게 아닐까 싶어요. 결혼 상대 = 평생의 섹스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