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긴 언제 나를 사랑한다고 처음으로 느꼈어?”
“흠… 글쎄 기억이 잘..”
“뭐야, 어떻게 그런걸 잊어먹냐?”
“사실 처음으로 느낀건 우리가 처음 섹스한 날이야.”
“엥???”
“진짜로.. 그 때 거의 ‘사랑..ㅎ’할 뻔 했는데 꾹 참았어.”
“헉.. 정말 섹스의 힘이 강하긴 강하구나. ㅎㅎ”

극도의 오르가즘 상태에서 정신이 좀 혼미해져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진심으로 S가 나에게 사랑을 느낀 건 훨씬 뒤라는 건 확실하다. 연애를 하면서 누구나 언제 이게 사랑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까 궁금해한다. 내가 이 사람을 정말로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섹스와 스킨십이 좋은 것인지, 한동안은 헷갈리다가 어느 순간 ‘아, 이 사람을 내가 정말 사랑하는구나’ 혹은 ‘난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구나’ 하는 느낌이 번개맞듯 드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연애조언들을 보면 섹스를 가급적 미루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너무 빨리 섹스를 하면 사랑과 정욕의 구분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섹스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만나면서 상대방을 내가 정말 사랑하는지를 먼저 파악한 후에 섹스를 하라는 얘기다. 나는 이 부분에 100프로 공감하지는 않지만, 일리는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내가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까?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은 인터넷 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반면, ‘내가 그를 정말 사랑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이 나에게 갖는 감정에만 너무 집착하고,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듯하다. 사실 상대방의 감정보다는 내 감정이 더 중요한데 말이다.

나에겐 내가 정말 이 사람을 사랑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1. 그 사람과 꼬부랑 노인이 되어서 같이 사는 모습을 생각하면 흐뭇해진다.
그와 20년, 30년 뒤에도 같이 있고 싶고 같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2.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적이 있다.
10년, 20년 뒤 그가 죽는 순간을 상상하면.. 저절로 눈물이 난다. 혹은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행복해서 그냥 눈물이 날때도 있다.

3. 그에게 어려운 일이 있을때 당장 달려가서 도와주고 싶다.
그가 도움을 청하든 청하지 않든, 그에게 힘든 일이 있을때엔 그 일이 내 일처럼 느껴지고, 당장 도와주고 싶어진다.

4. 그 사람의 부모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를 낳아서 키워주신 부모님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직 부모님을 만나지 않은 상태라면 그 분들을 뵙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5. 그를 믿는다.
그가 어디가서 무슨 짓을 하는지 크게 개의치 않고 그를 믿는다. 사랑할수록 덜 집착하고 그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해주고 싶어진다.

사랑인지 아닌지를 재는 척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감정의 정도가 다르고 처해진 상황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그래서 사랑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에 대답을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사랑하는 사람과 그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에는 차이가 있다.

여러분들은 언제 사랑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