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에 사신다는 한 독자분이 영어로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주셨다. 나의 글 “혼전섹스는 결혼의 필수조건“이 인용된 The Grand Narrative 블로그를 보시곤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셨는데, 특히 미국에서 본 한국여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길게 적어주셨다. 나는 그 분의 의견에 상당 부분 공감하지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기에 여기에 이메일의 일부분을 번역해 옮긴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한국여성은 미국교포나 미국에서 자란 한국여성이 아닌 한국에서 자란 토종 한국여성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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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경험한 바로는 한국여성들은 교포나 미국여성들에 비해 의존하려는 경향이 큽니다. 거의 모든 일을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물론 미국에 있는 한국여성들의 경우, 언어장벽, 문화적 차이 때문에 처음엔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한국여성들은 그 나이의 성인이라면 갖추고 있을것으로 기대되는 기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하더군요. 20대 중반의 한국여성들은 그 나이의 미국여성에 비해 미성숙하고 유아적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재미교포나 미국 여성들이 자기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반면, 많은 한국여성들은 어떤 현상이나 이슈에 대해 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잘 설명하지 못하더군요. 그들에겐 모든 것이 ‘그냥 그런거’일 뿐입니다. 한국여성들이 논리적인 의사표현이나 언쟁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한국의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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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들은 태어날 때부터 받는 것에 익숙하다는 누군가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여성을 그런 식으로 교육시켜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한국여성과 사귀어 본 경험에서 말씀드리면, 제 한국인 여자친구들은 자기에게 문제가 있을 때는 항상 저에게 말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럼 전 도와줬구요. 하지만 제가 힘들 때나 제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땐 그들은 굉장히 어색해하더군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하기도 하구요. 마치 남자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아주 불편해하는 것 같았어요. 나중에 알게 됐지만, 한국남성들은 감정표현을 해선 안된다고 교육을 받는다더군요. 어쨋거나 그런 상황에선 교포나 미국여성들이 훨씬 이해를 잘 해주고 감싸주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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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한국에서만 살았더라면 이 분의 이런 의견에 쉽게 수긍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에 나와보니 같은 나이의 외국여성들에 비해 많은 한국여성들이 유아적이고 의존적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물론 모든 한국여성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필요가 있을까.)
어느 정도는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그런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자기 의견을 논리적으로 주장하지 못한다는 점. 이건 항상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발표하는 훈련을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받아온 미국사람들과 비교하면 당연하다. 그리고 다수를 따르는 전형적인 한국사람들의 성향 때문일 수도 있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한국 여자친구들을 만나서는 어떤 주제를 놓고 논쟁을 한다거나 설득을 시키려고 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사실 이 점에선 미국여자들이라고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지만 그들은 적어도 학교에선 그런 훈련을 하니까.
많은 한국여성들이 미국사람의 눈에 유아적이고 의존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미국애들은 대학교만 들어가면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하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대부분은 일을 한다. 이들의 눈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부모와 함께 살면서 살림 한 번 제대로 해보지 않은 많은 한국의 20대 여성들이 어려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 여성들 중 많은 수는 결국 부모에게 의지하다가 남자가 생기면 남자에게 의존하고 싶어한다.
미국인의 시각이 뭐 중요한가, 한국여성들의 이런 점은 한국사회에선 전혀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그럴지도 모른다. 한국사회에선 여성들의 이런 점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오히려 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이라고 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논리적이지 못하고 독립적이지 못한 여성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과연 모두에게 바람직한 사회일지는 의문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 또래 한국남성도 만만찮게 미성숙하죠.
대체로 한국 남성이나 여성 모두
그 또래 외국 남녀들에 비해 비논리적이고 미성숙한 것이 사실인 듯합니다.
그런데 요샌 외국애들도 이십대 이하로는 미성숙화가 급격히 나타나고 있어서.
인터넷 중독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Posted by . | 30. Dec, 2009, 2:44 am@. : 제 생각엔 외국사람들과 비교했을때 한국사람들은 나이에 비해 30대까진 어린 것처럼 보이는데, 40대가 넘어가면 완전 구세대식으로 변해버리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So fresh: 부모님들의 영향도 무지 크지요. 다른 사람들은 어째도 내 자식은 독립심있는 아이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부모님들은 별로 없어보여요.
Posted by 솔직녀 | 30. Dec, 2009, 9:33 am전 호주에 사는데 공감여 ㅋㅋ 남자친구는 여기 온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제가 가끔씩 너무 확실하게 의사표현을 하면 조금 당황한다고나 할까여
” 아 난 정말 현실적인 연애를 하고 있구나” 라고…
근데 어쩔수 없는게 한국에서는 대학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부모의 그늘 아래 있다보니 자립심이 떨어지는 듯요.. 남자도 그렇고..
Posted by So fresh | 30. Dec, 2009, 3:02 am자기의 생각이나 의견을 확실하게 말하면 마치 깐깐한 사람처럼 취급하더군요^^; 자기가 좋아하는것 (예를 들면 커피를 마실때 원하는 방식으로 주문을한다던지 음식을 주문할때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주문하는것)을 자세하게 말하면 내 의견을 자세히 말하는것에 대해 불편함을 가지더군요^^;
거기다 혼자서 영화를 본다거나 혼자서 밥을 먹고있다고하면 상당히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되버립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게 이상한것처럼 되버린건지…
다른사람과 같이 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취급을 하는…
이상한 사회가 되가는거 같에요;;;
Posted by 메모 | 31. Dec, 2009, 1:51 am@메모: 이상한 사회가 되어가는게 아니라 원래 한국사회가 그랬답니다. 제가 한국 살 때 – 거의 10년 전이네요 – 그 때도 혼자 영화보거나 밥먹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했죠. 요즘은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요.
뭐든 다른 사람과 같은 식으로 해야한다는 건 생활 모든 면에서 드러나죠. 결혼만 봐도 그렇구요, 유행따라가는 것도 그렇구요, 애들 교육도 그렇구요. 한국 사회에서 자기 중심을 지키며 스스로 좋은 것,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지네요.
Posted by 솔직녀 | 31. Dec, 2009, 11:27 am슬픈사실이지만 동감하네요;
외국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는반면
전 그냥 입다물고 될대로 되라고 하는것보면…
게다가 의지하고싶은것도 사실이니까..
Posted by 이코 | 01. Jan, 2010, 10:48 am@이코: 저도 그냥 될대로 되라 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답니다. 하지만 20-30년 후를 생각하면 무서워지면서 이래선 안되지 하는 생각이 들지요.
Posted by 솔직녀 | 01. Jan, 2010, 2:07 pm기본적인 생각에 충분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가족에게 의존적인것이 서양 문화권에서는 ‘미성숙’하고 ‘의존적’으로 보일수 있지만 동양 문화권에서는 조금 다른게 해석될수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상당히 독립적인 성격이고 경제적이나 물리적으로 집에서 독립하는게 성숙해지는거라고 생각해 왔지만,
주변에 아직 독립하지 않은 친구들을 보니 그들이 독립하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미성숙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대부분 그들만 바라보고 있는 전업주부인 어머니가 있고, 그들 스스로도 어렸을때부터 가족을 돌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사회화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가족에게 (특히 어머니에게)책임감을 느껴서 독립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았어요.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남녀 불문 하고 교육의 차이가 큰것 같구요.
Posted by 페리 | 03. Jan, 2010, 1:33 am말씀하신 그런 경우는 가족에게 의존한다기 보다 가족을 책임지는 경우가 아닐까요. 단지 부모님과 같이 산다고 의존적인 것은 아니죠. 부모님과 같이 살더라도 주체적으로 자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 의존적이라고 할 순 없다고 봅니다. 부모님과 같이 살아도 어떤 사람은 나이 30이 되도록 엄마가 해주시는 밥만 먹고, 청소나 빨래 등등의 집안일은 해 본적도 없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 반대일 수 있죠.
제가 볼 땐 부모님들에게 더 많은 책임이 있습니다. 너무 애들을 온실 속의 화초로 키우시려는 경향이 있죠. 특히 딸들에겐 더 심하구요. 나이가 서른이 훌쩍 넘은 딸을 10대 소녀로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을 꽤 봤어요. 제발이지 제 블로그를 애독하시는 분들은 나중에 자식을 낳으시거든 그렇게 키우지 마시길 바래요.ㅎㅎ
Posted by 솔직녀 | 04. Jan, 2010, 8:43 pm공감입니다. 제 생각에는 부모들의 책임이 제일 크다는 생각도 듭니다. 딸에게 결혼해서 다 할거니까(요리나 청소등등) 그런 건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는 얘기 듣고 속으로 쯧쯧.. 그랬답니다. 어머니들 중에는 결혼을 하지 않은 자식이 독립을 한다면, 그걸 서운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더러는 계시고요.
저는 중학교때부터 한달에 한번만 용돈을 받아서 썼기 때문에 경제관념등은 잘 자리잡은 것 같아요. 고등학생땐 기숙사, 대학땐 자취한 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답니다. 혼자서 해결하는 게 몸에 베서 그런지, 한국남자들에겐 좀 강하게 보이는 면도 있나봅니다.
여자는 언제나 남자에게 의존해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보수적인 생각이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않을 문제 같아요.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은 편은 아닌듯싶네요.
Posted by 도쿄 | 04. Jan, 2010, 9:55 pm도쿄님은 도쿄에 사시나봐요? ㅎㅎ
한국 여자나 남자나 서로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은 서양사람들에 비하면 훨씬 큰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결혼상대로도 여자는 경제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남자를, 남자는 가정일 잘 해주는 여자를 선호하는게 아닐까요. 미국 사람들 보면 여자가 남자 돈 좋아하는 것은 뭐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것을 결정적인 결혼의 조건으로 보는 여자들은 우리나라 같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Posted by 솔직녀 | 05. Jan, 2010, 10:08 am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네요.
그러나 이런 현상은 우리 나라의 사회 풍토에도 꽤 좌지우지 되는 것 같아요..
지금도 여성들이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표현하면 ‘기가 쎄다’고 생각하며 꺼려하는 뭇 남성들이 꽤 있으니까요.
심지어 제 남자친구조차도 제가 제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을 ‘넌 주장이 강해’라는 말로 제 특징으로 꼽더라구요.
사실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의사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고 가장 당연한 일인데 말이에요…
Posted by peterpan | 03. Aug, 2010, 11:49 pm@peterpan: 댓글 감사합니다. 많은 부분은 사회, 문화와 교육의 영향이 크죠. 그래서 마음고생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게 아닌가 싶어요.
Posted by 솔직녀 | 04. Aug, 2010, 9:43 am저도 지금 편지를 보내신 분의 의견에 동의 합니다.
제 부모님은 항상 너의 인생은 너의 것이라고 가르치셔서 사실 전….대학생이 되는 날 부터 학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제가 감당했죠..
뭐..전공을 선택하는 것 조차도 니가 원하는걸 하라고 가르치신 부모님덕분인지 책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다른사람보다(제 연령의 보편적 여성들 보다는..^^;;) 조리있는 말솜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그 논리적이고 조리있는 말솜씨가….사회생활을 시작하자 말빨로 바뀌더군요…ㅜ.ㅜ
어느누구도 회의에서 의견을 말하지않아서 제가 제 생각을 말하면 말빨 좋은 인간…이 되면서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흠…..
직업상 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만나는데 오히려 외국인이 편하게 느껴지니..제가 잘못된 건지도모르구요..ㅜ.ㅜ
Posted by ginny | 08. Sep, 2010, 12:12 am@ginny: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살면서 말빨 좋은 것도 실력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죠. 물론 내용없는 말만 늘어놓는 사람은 결국에 실력이 뽀록나게 마련이지만, 아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뒤쳐지게 되는 것을 많이보고, 실제로 경험도 해봤죠. ginny님이 잘못된건 절대 아니구요, 아직도 많은 한국사람들이 정확한 의사전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국제화가 될 수록 그 점은 바뀔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Posted by 솔직녀 | 08. Sep, 2010, 10:31 am모든분들 하시는 말씀들이 너무 공감이 갑니다. 저는 항상 주위 친구들보다 까다롭고 주장이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사실이구요. 근데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었죠. 한국 사회에서는 그게 나쁜거라고 생각하잖아요. 똑같은 상황인데도 미국에서는 까다로운게 아니라 당연한거가 될수 있죠. 또 자기생각이 확실하고 똑똑한 여자가 그렇지 않은 여자보다 여기선 더 인기가 있구요. 한국에서는 “똑똑한” 여자들 별로 안 좋아하자나요.
맘에 안드는 한국문화 쓰자면 끝이 없을거 같네요. 특히, 30대 싱글인 여성으로서 한국사회에서 살기에는 정말 많이 압력이 가해지죠. 미국문화가 물론 다 맘에 들지는 않지만, 어디나 좋은게 있고 나쁜것도 있죠…암튼 저한테는 여기가 훨씬 잘 맞아요. 지금 미국온지 2년이 넘었고, 뉴욕에서 있다가 작년에 샌프란으로 왔는데 한국이 전혀 그립지가 않네요. 가족과 친구들은 보고싶지만 한국으로 다시 가고 싶지가 않아요. 근데 직장을 구할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돌아가야만 할거 같네요. 아..그것만 생각하면 정말 미치기 일보직전이예요. 전 한국사람인데 한국가는걸 이렇게 싫어하나라고 생각하니….기분이 씁쓸하고 슬프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정말 불평불만 많은 히스테릭한 “노처녀”가 될거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예전에 어렸을때는 보이지 않았던 많은 이슈들이 어느순간 눈앞에서 거대해 지는거 같아요. 미국오기전 친구들이랑 맨날 한국아저씨들 맘에 안들어, 뭐가 맘에 안들어…그런얘기만 했던 순간이 있었거든요. 흠..정말 두려워지네요.
여기서는 훨씬 더 많이 웃고 행복한대요…
Posted by Jewels | 21. Sep, 2010, 6:35 am@Jewels: 비슷한 입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써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한국으로 돌아가셔야 한다면 일단은 너무 부정적인것 보다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도록 하세요. 말씀하신대로 어느 사회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단점만 너무 보고 산다면 어디서나 불행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Posted by 솔직녀 | 21. Sep, 2010, 1:33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