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남자들과 한국남자들의 정신연령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코라는 이름의 독자분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고 곰곰히 생각해 봤다. 그런데 생각하면서 ‘정신연령’이란 말 자체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신연령의 사전적 의미는 “지능발달을 연령단계로 표시한 것”으로, 개인의 정신연령을 신체연령으로 나누고 100을 곱하면 지능지수(IQ)가 나온다. 다시 말하면 IQ가 130인 14살짜리는 정신연령이 18.2세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능지수는 18세 무렵 이후로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지능지수는 주로 어린이나 청소년기의 발달과정에서 많이 논의되는 반면, 성인에겐 별로 적용되지 않는 개념이다.
어쨋거나 정신연령의 본 의미는 이러한데, 과연 우리가 흔히 정신연령이라고 얘기할 때, 특히 남자들의 정신연령이 여자보다 어리다라고 얘기할 때, 사전적인 의미의 정신연령을 뜻하는 것일까?
내 주변의 여자들이 남자의 정신연령을 운운할 때는 주로 이런 맥락이었다.
- 왜 남자들은 나이가 서른이 되어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걸까?
- 나이가 들만큰 든 남자들이 애들 같이 맨날 오락이나 하고 야동이나 보고..
- 남자들은 자기 생각만 하고 자기 좋을대로만 하려는게 애들이랑 똑같아.
이런 남자들의 속성을 단순히 ‘정신연령이 어리다’라는 말로 설명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불만을 가지는 남자들의 ‘애 같은’ 속성은 일부는 유전자의 영향을, 일부는 사회와 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조성되며, 어떤 부분은 단지 여자로서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애 같다’라고 규정지어지기도 한다.
그럼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한국남성과 서양남성은 과연 이런 면에서 차이가 있을까? 한국 여성의 눈엔 서양남성의 정신연령이 낮아 보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사회에선 ‘나이값’을 하길 기대하고 나이에 따라 노는 문화도 달라지는 반면, 서양에선 나이를 그다지 많이 따지지 않고, 노는 문화도 나이를 초월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도 자기가 원하면 얼마든지 젊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는 것이 서양 사회다.
내가 주변에서 보아 온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한국남성들과 미국남성들을 비교해 보면, 물론 예외도 많고 개인차도 심하지만, 많은 한국남성들은 여자를 볼 때 결혼상대를 고르는 자세로 보는 반면, 미국남성들은 결혼은 뒷전이고 일단 많은 여성들과 만나고 싶어한다. 이건 나이가 들면 결혼하길 기대하는 한국사회에서 자란 남성과, 결혼에 대한 압력이 적고 이성교제가 비교적 오픈되어 있어 훨씬 기회가 많은 미국사회에서 자란 남성이 보이는 차이다.
서양남성들은 한국남성들에 비해 이기적으로 보여 정신연령이 낮다라고 느낄 수 있다. 서양남성들이 비교적 이기적이라는 것엔 나도 공감한다. 하지만 이기적인 것을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한국 사회에선 남자건 여자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딱부러지게 주장하는 사람을 까탈스럽다고 좋게 보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그래서 자기 주장을 좀 굽혀도 상대방도 보통은 그렇게 나오기 때문에 서로 서로 어느 정도 만족하는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게 한국사회다. 하지만 미국사회에선 울지 않는 아이에겐 떡 안 준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를 확실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를 보게 된다. 남녀관계에서도 그렇다. 미국 여성들은 자기 주장이 엄청 확실해서 그런 미국 여성에게 익숙한 미국 남성도 그런 것이 당연하다. ‘그런 건 말 안해도 알아서 해줘야지’라는 생각은 미국 남성에겐 잘 통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한국남성과 서양남성의 차이는 결국 대부분 사회문화적인 차이에서 온다고 본다. 물론 그 안에서의 개개인 간의 편차가 평균 한국남성 – 미국남성의 차이보다 훨씬 클 수도 있지만.


사실 정신연령이라는 단어 자체도 유동적인 의미 아닌가요.. 그걸 평가하는 잣대 같은게 전혀 없으니까 똑같은 사람도 여기 가서는 이렇고 저기 가서는 저렇게 평가받을수 있는 거 같아요. 남자의 정신연령….. 그냥 함께 해서 즐거우면 자기랑 맞는거겠죠 뭐 ㅋㅋㅋ
Posted by 20. | 22. Dec, 2009, 9:23 am그렇죠. 같은 사람도 이런 상황에선 성숙함을 보이다가 다른 상황에선 아이 같은 면을 보이기도 하니까요.
저도 저와 맞는 사람이라면 오케이랍니다.
Posted by 솔직녀 | 22. Dec, 2009, 10:08 am음.. 그렇게 볼수도 있겠네요 제가 그 코멘트를 달았을때는 남자친구랑 다툰 후라서 그랬나봐요
지금은 남자친구집에 와있어요
서양사람들의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한국부모랑 다르잖아요
어떻게 해야 예의바르고 잘하는건지 …..
Posted by 이코 | 23. Dec, 2009, 12:29 am@이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고 계시길 바래요.
서양 부모들은 한국부모들과 많이 다를것 같지만, 결국은 비슷하더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서양부모님들도 싹싹하고 상냥하고 집안 잘 도와드리고 하면 좋아하세요. 너무 얼거나 긴장하는 모습대신 편하게 대해드리고, 남자친구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근본적으로 부모님들은 다 똑같아요. 남자친구의 부모님이 특별히 다른 부모들과 다른 점이 있다거나 하면 모르겠지만요.
저도 남친 어머니와 지금 마주 앉아 있답니다..ㅎㅎ
Posted by 솔직녀 | 25. Dec, 2009, 12:41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