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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1
저는 유럽에서 유학중인 학생입니다. 최근에 같은 과의 미국인 친구와 데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연애에 너무도 서툰 제가 시작도 하기전에 관계를 망쳐 버릴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고민입니다.
사실 저는 눈치 채지 못했었는데 친구들 말이 M이 저한테 관심 있는게 분명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다보니 수업시간에도 눈에 그 친구가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나서 아니나 다를까 그 친구가 따로 전화번호를 묻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두 번 정도 와인도 마시고,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도 하고, 제 다른 친구집에 쿠키 굽는날 데려가서 같이 쿠키도 굽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나서, 크리스마스 방학 며칠 전에 저도 뭔가 행동을 보여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방학 3주간 미국 부모님댁에 가 있고, 이런 관계에서 3주란 시간이 꽤 길고, 아무것도 아닌게 되 버리면 아쉬울것 같아서 였어요.
다들 방학 동안 자기 집에 가거나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기 때문에 다 같이 놀다가 헤어지면서 서로 껴안고 볼에 입 맞추고 이렇게 인사를 했죠. 그런데 다른 친구들이랑은 다 그렇게 인사를 하는데 그 친구는 누구랑도 포옹하면서 인사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도 다른 아이들이랑은 그렇게 인사를 하고 이 친구랑은 그렇게 못했어요. 그냥 서로 멀뚱이 보다가 몇마디 하고 헤어졌죠. 그렇게 헤어지고 나니 마음이 찝찝해서, 그냥 큰 맘먹고 그 친구 기숙사에 갔어요. 그리고는 그냥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어. 내가 너랑 있을때 계속 얘기도 안하고, 즐겁지 못해서 그게 미안하다고요. 사실 제가 사람들과 굉장히 잘 어울리고, 늘 웃고, 얘기하고 그런 성격인데 말이죠. 그런데 왠지 너랑 있으면 무슨 말을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그냥 너무 불편하고 그렇다고.. 그렇게 솔직히 얘기를 했어요.
그 친구랑 한참을 얘기하다가 am i kissing you? 하길래 키스를 하게 되었고, 이제 다른 애들이 우리에 대해서 물어보면 뭐라고 할래? 이러길래 서로 진지한 관계는 아니지만 We are seeing each other. 이라고 말하기로 했지요. 키스를 하고 그리고 나서 잘 다녀오라고, 가 있는 동안 서로 연락하자고 하고 돌아왔어요.
그 친구는 늘 저한테 자기 얘기를 많이 해주려고 하고, 식구들 사진도 보여주고, 미국에서 공부하던 얘기도 해주고 하는데, 저는 늘 듣기만 하고 잘 제 얘기를 한적이 없어요. 사실 그의 발음을 알아 듣기 힘들고, 영어도 문제이긴 하지만, 제가 연애에 젬병이라 뭔가 그 설레임 같은 것이 저한테는 늘 부담이고 부끄러움이고 불편함으로 다가오거든요. 그래서 의기소침한 사람처럼 말을 잘 못해요. 그 애가 싫은건 아닌데, 참 불편해요. 연애하면 다 처음에는 불편한건지,, 이렇게 제가 대화에 흥미없이 굴면 이 친구 재미없어서 자기도 더는 노력하기 싫어질텐데 생각하니 조금 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미국가 있는 동안 그 친구가 자기얘기 했던 것처럼, 나도 이메일이라도 보내서 내 얘기를 해야하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친구 말로는 자기는 여자와 데이트는 해봤지만 한번도 여자친구로서 진지한 관계인 적이 없었데요. 공부때문에 계속 이나라 저나라 왔다갔다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관계를 만드는거 자체를 피해 왔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여기와서도 일년 좀 넘도록 아무도 안 만나고 있다가 저를 처음 만난거에요.
아직 시작 단계지만요, 이 관계를 깨뜨리지 않고 잘 해보고 싶은데, 제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가 미국에 있는 3주 동안 그 동안 못한 제 얘기를 이메일로라도 해줄까요? 만날 때마다 시큰둥하던 제가 그렇다면 그의 눈에 이상하게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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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입니다.
제가 본 바로는 연애 경험이 없는 분들의 공통점들 중 하나가 맘에 드는 이성 앞에서 주눅이 든다거나 말을 잘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본모습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 분들 중 원래가 수줍음이 많고 소극적인 성격이라 다른 사람 앞에서 항상 말을 잘 못하는 분들도 있지만, 님처럼 원래는 활발하고 사교적인데 맘에 드는 이성 앞에서만 얼어붙는 분들도 있지요.
어떻게 보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긴장하는 건 당연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주 만나서 얘기하면서 그런 긴장감과 어색함을 점점 누그러뜨려가죠. 두 사람이 좋아하고 잘 맞는다면 초반의 긴장감과 어색함은 서서히 사라져가게 된답니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에게 자기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죠. 그가 님에게 자기 얘기를 할 때마다 님도 어느 정도 그에 맞게 님의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줄 필요가 있어요. 그를 좋아하고 진지하게 사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요.
그리고 진지한 교제를 원하신다면 그에게 천천히 다가가세요. 물론 지금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그가 혹시라도 미국에 있는 동안 나를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루실지도 모른다고 짐작합니다. 그렇다고 그에게 매일 이메일을 보내거나 하지는 마세요. 여자 경험이 많건 적건 남자들은 어느 정도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성취하는데서 희열을 느낀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남자에게 너무 많이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건 그런 희열감을 빼앗는거예요.
이미 님은 그에게 관심이 있다는 의사 표현을 한거고, 그도 그걸 거부하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는 서두르지 말고 서로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그에게 님이 느끼는 어색함, 불편함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셨으니, 그도 님이 어떤 사람인지는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테고요. 그런 상태이니 그가 미국에 있는 동안 어떻게 이 관계를 확실하게 할 수 없을까 하고 조바심내면서 그에게 님의 개인 이야기를 잔뜩 담은 이메일을 자꾸 보내는 것보다는, 간단하게 안부를 묻고 네가 돌아온 뒤에 다시 만나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라고 그에게 이메일을 하세요.
제 생각엔 님은 그를 너무 연애의 대상으로만 보시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가 님에게 관심있다는 것을 눈치채기 전에, 그와 친구로서 편하게 이야기 해 보신 적이 있나요? 그런적이 있다면 그 때의 느낌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다시 편하게 그와 이야기 할 기회를 만드세요. 같이 있으면 늘 긴장되고 불편하고 어색한 상대와는 잘 될 확률이 지극히 낮답니다. 일단은 그와 어떻게든 잘 되고 싶다, 그의 마음에 꼭 들어야하는데, 하는 걱정은 접어두고, 그를 만나서 편하게 이야기하고 님의 본모습을 보여주는데 노력을 기울이세요.
답변이 너무 일반론적인 이야기인듯 해서 지금 님의 상황에 도움이 될만한 구체적인 팁을 알려드릴께요.
1. 그가 미국 가 있는 3주간 이메일은 꼭 필요하다 싶을때만 하세요. 한 번,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간단히 써서 보내시는 이메일 말고는, 그가 이메일을 할 경우에 답장하는 것 외에는 가급적 하지 마세요. 물론 메리 크리스마스 카드 정도 보내는 것은 좋지만요.
2. 그가 없는 동안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님이 그에게 관심있는 이유가 단지 그가 님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가 정말로 맘에 들어서인가를요.
3. 그가 돌아와서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다시 보게 되어 정말 반갑다는 표현을 하세요. 눈 딱감고 허그해 주세요. 허그도 자꾸 할 수록 안 어색해진답니다.
4. 그와의 관계가 님이 원하는 속도로 발전되어가지 않는다고 억지로 관계를 끌고 가려고 하지 마세요. 특히 미국남자의 경우 seeing each other 가 꼭 여자친구-남자친구 관계를 의미하진 않거든요. 한국사람들에 비해 미국사람들은 사귀는 사이라고 해도 사생활을 꼬치꼬치 묻거나 하는 경향이 적고, 항상 같이 붙어다니거나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점을 미리 염두에 두세요.
연애가 뭐 특별한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결국 연애에서 제일 중요한 건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고 상대방에게 나를 제대로 이해시키는 것이랍니다. 그 과제를 일단 해결하고 나면 다음 과제가 눈에 보이실 거예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빌어요!
Filed under: Q & A, 연애 · Tags: 미국 남자 사귀기, 연애 초보, 연애경험 없는 여자, 좋아하는 남자에게 다가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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