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와 손만 잡아도 가슴이 콩닥콩닥 뛸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키스를 하게 되고, 결국 황홀한 섹스까지.. 어느 커플이건 다 거치게 되는 과정이다. 섹스를 하게 되는 시점이 결혼 전이냐 후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커플이건 연애 초기엔 스킨십을 할 때 마다 짜릿짜릿한 느낌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다면.. 음.. 좀 걱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섹스는 말할 것도 없다. 초기엔 하루에도 몇 번을 하고도 질리지 않는다. 내 친구 하나는 여자친구와 연애초기에 일요일 반나절을 섹스로 보냈다고 나에게 자랑아닌 자랑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시기가 계속 되지는 않는다. 그 친구도 여자친구와 일년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식 커플이 되었지만 둘이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섹스횟수가 현저히 줄었다고 했다.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10번을 반복해서 보면 질리게 마련이다. 영화의 경우야 질리면 안보면 그만이고 다른 영화를 보면 되지만, 내 파트너와의 섹스에 질렸다고 다른 상대와 섹스를 할 수는 없는 일이고, 한동안 섹스를 안한다면 상대방의 오해를 살 이유가 되므로 난감한 일이다.
하지만 같은 상대와의 섹스가 결국 질리게 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라고 체념하고 질린 섹스를 계속 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어떻게 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가 질리지 않고 계속 재미있을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몇가지 방법이다.
1. 너무 자주하지 않는다.
너무나 당연한 얘긴가? 하지만 당연한 걸 우리는 가끔 잊는다. 어떤 커플들은 할 일이 마땅히 없어서 만날 때마다 섹스를 하기도 한다. 너무 자주하지 말자는 제안은 섹스를 하지 않더라도 달리 즐겁고 재밌는 할 일을 만들라는 얘기다. 공연을 본다든지, 하이킹을 간다든지, 다른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다든지, 이것 저것 하다보면 사실 섹스를 할 시간도 줄어들게 마련이고, 그러다가 오랫만에 하는 섹스는 훨씬 더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다.
2. 지난번과 같은 체위는 피한다.
지난번에 그가 위였다면, 이번엔 내가 위에서 해보자. 혹시 섹스엔 남성상위 아니면 여성상위만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성잡지나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양한 섹스 체위에 대한 정보가 수두룩한데 무엇때문에 한 두가지 체위만 고집할 필요가 있나? 무궁무진한 섹스 체위들을 3D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이 웹사이트를 보면서 다음엔 새로운 체위를 시도해 보시길.
솔직히 나도 이 사이트에 나와있는 체위들 중 시도해 본 건 몇가지 안되는것 같다. 나와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체위는 소위 Spoons, 숫가락 자세라고 하는, 둘 다 모로 누운 상태로 남자가 여자 뒤에서 하는 자세다. 은근히 편하고 다리에 부담도 덜 되어서 좋다.
Courtesy of SexInfo101.com.
3. 섹스는 침대에서만 해야되나?
누구나 적어도 한 번 쯤은 낯선 장소에서의 섹스를 상상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집이나 호텔방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섹스는 힘들지만, 적어도 집 안에서나마 장소를 바꿔가면서 색다른 섹스를 즐기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화장실도 있고, 부엌도 있고, 식탁이 튼튼하다면 식탁을 이용할 수도 있고. 음.. 식탁은 딱딱해서 아프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운전하는 남자친구에게 오럴을 해주는 여자도 있다고 누가 그러더라만, 그건 좀.. 안전을 위해서라도 삼가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4. 소도구를 이용한다.
섹스 소도구라고 하면 이상한 상상을 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섹스하면서 바이브레이터를 같이 이용한다는 커플들도 있긴 있고, 가죽 벨트나 개목걸이 같은 소도구를 이용하는 커플들도 있다고 하긴 하지만, 그건 두 사람의 취향이 아주 많이 비슷하지 않으면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경험한 소도구를 이용한 가장 짜릿했던 섹스는 눈가리고 하는 섹스였다. 남자친구가 손수건으로 내 눈을 가리고 나를 세워둔 채 키스와 애무를 해주었는데 무지무지 자극적이었다. 모든 커플들에게 한번쯤 시도해 보길 권한다.
다른 소도구라면 음식.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은 이미 영화에 많이 등장한 낯익은 소도구. 당신이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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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섹스 자체에 집착하기 보다는 상대방과 어떻게 다양한 방법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질까를 연구하면서 섹스는 덤으로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항상 완벽한 섹스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면 섹스가 즐거울 수가 없다. 같은 요리를 해도 맛이 덜한 날이 있는 것처럼, 섹스도 그렇다. 그걸 받아들이고 매번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한다면 그/그녀와의 섹스가 질리지 않을 것이다.
August 11, 2010 at 6:06 pm
배운것이 참 많은 포스팅입니다. 중간에 그래픽보고 헉;; 했어요…ㅋ 너도 사랑하는 남친이 질려하지않도록 제쪽에서 조용히 노력을 해줘야겠어요^^
January 10, 2010 at 1:25 am
섹스도 공부하고, 서로 노력해야하죠.
December 4, 2009 at 6:20 pm
그러군요..
근데 제가 leven아니고 leben이에요.
레벤이란 말은 life란 독일어죠.
어떻게 도우면 아내가 섹스를 즐거워할지?
기왕 서로 섹스라이프 할거.. 서로가 행복하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이상한 변태 말구요..
솔직녀님 미국 사시는 거 같은데..
저희두 오렌지카운티, CA 살거등요..
상당히 생각이 개방되어 있는 거 같은데..
섹스는 재미없데요. 제가 즐거워 하니깐 맞춰주는 정도..
뭐.. 어떤 땐… 올가즘 느끼기고 한다고 그러는데..
항상 소리를 지르니.. 언제가 그 때인지 잘 모르겠고..
좋은 제안 있음 좀 해 주세요..
땡큐..
December 6, 2009 at 9:26 pm
@leben: 앗, 이름 틀려서 죄송합니다.
leben님 댓글보구 생각이 들어서 새로 포스팅했거든요. 그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주 들러주세요~
December 4, 2009 at 3:00 pm
솔직 담백한 글들을 읽으니 재밌네요..
약간의 맘에 흥분이 생기기도 하고요..
궁금한 것이 있는데.. 남자들은 대부분 성생활에 관심을 많이 갖고 그런 욕구도 많다고 생각하는데.. 와이프 같은 경우는 처음에 섹스하는 거 무척 싫어 했고 그래도 지금은 조금 씩 나아져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허락(?)을 해 주거등요..
사실 저는 2-3번 정도를 원하고요..
근데 대부분 여자들이 다 그렇게 섹스에 흥미가 없는건지?
섹시에 흥미가 있고 즐기는 여자분들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December 4, 2009 at 3:30 pm
@leven: 전 흥미가 많은데요. ^^;
여자분들 중에도 섹스 좋아하는 분들 많아요. 하지만 한국 사회에선 아직도 여자가 섹스를 좋아한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이 많지요.
제 생각엔 한국의 가정교육, 학교교육이 섹스에 대한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많은 여자분들이 섹스에 어느 정도의 거부감과 공포심을 느끼는게 아닐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가 얼마나 중요하고 즐거운 일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지 않나요? 신문이나 미디어에서도 항상 섹스하면 음침하고 어두운 이미지와 연관을 시키구요.
남자분의 역할도 중요해요. 제가 섹스의 즐거움을 알게된것두 옛 남자친구 덕분이었거든요.
November 30, 2009 at 9:57 pm
^^ 좋은 내용입니다. 멋있구요.
December 1, 2009 at 12:08 am
감사합니다!
November 23, 2009 at 10:23 am
전, 아직까진 두려운 마음이 큰것 같습니다.
November 24, 2009 at 12:43 am
naomint: 아직 섹스를 즐거운 것이라기 보다는 부담으로 생각하는 여성분들이 많은듯 해요. 사실 저도 첫경험까지는 조금 겁먹었었죠. 그렇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니 그런 두려움도 사라지더라구요.
November 21, 2009 at 7:44 am
군만두에 짬뽕국물은 좀 에러인거 같고
지루함을 달랜다고 든 예가 간장, 간장에 고추가루,… 좀 빈약하군요.
그런 표현대로 15년이라면 이딴 걸로 뭐 지루함이 해결되겠어요?
그런 인식대로 15년이면 만두소를 바꾼다고 해도 님은 지루할 겁니다.
그런 개념으론 군만두 말고 옆집 피자, 앞집 치킨, 뒷집 버거도 넘볼 기셀텐데요.
결국 그런 자극의 변화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본질적인 인식을 바로 잡아야죠.
November 16, 2009 at 10:44 pm
음~ 상당히 재밋는 주제네요^^; 솔직히 저도 섹스에 대한 관심이 많은편이라서 다방면(?) 으로 이곳저곳에서 지식을 얻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친구도 저만큼 섹스에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편이죠^^;
마음이 없는 섹스는 정말 싫어하는 편이라서;;
November 17, 2009 at 12:00 am
메모: 저도 이곳저곳 (주로 미국 사이트)에서 섹스 관련 지식을 많이 얻었죠. 그런데 의외로 많은 제 친구나 후배들 (한국 여성들)이 섹스나 남자 심리에 대해 너무 모르더라구요. 대부분 남자친구가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서 남자친구가 안생기는걸까요?
November 15, 2009 at 8:44 pm
솔직한 글들을 보니 재미이있긴 하내요. 솔직한 질문들.
동양여자가 서양남자들과 많은 관게를 하면 보지 질이 커진다는 stereotype있는대요. 솔직녀분은 서양남들과 잠자리를 많이 하고 나서 질이 많이 커지셨는지? 그리고 재가 알기론 (미국교포 임) 서양남들은 anal를 꽤 많이 좋아하는대 anal를 엇더게 생각하시는지?
November 16, 2009 at 9:30 am
글쎄요.. 제가 지금까지 섹스해본 서양남자들은 딱 세 명인데요, 현 남자친구와 또 한 명은 보통 사이즈고, 다른 한 명은 보통 한국남자들 사이즈보다 작았어요. ^^; 그래서인지 질이 커졌다는 느낌은 별로 없네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없는 기간이 1-2년 이상 되면 질도 좀 수축이 되는 것 같아요. 섹스 횟수도 평균적으로보면 일주일에 1-2회 정도? ㅎㅎ
전 anal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고 남자친구에게 못박아 뒀답니다. 남친도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로는 ㅎㅎ) 그러더군요. 해봤는데 느낌이 별로 였대요. anal에 대해 조금 언급한 글이 있는데 시간되시면 한 번 읽어주세요.
http://mybink.com/2009/09/27/sex-is-their-business/
November 10, 2009 at 8:51 pm
아무리 군만두를 사랑한다해도
15년동안 군만두를 먹으면 지루하지 않을까요?
군만두에 간장도 없이 먹는다면 말이죠.
간장, 짬뽕국물, 간장에 고추가루, 등등을
더 찍어 먹으면 더욱더! 맛있다는걸 솔직녀께서
말씀하시고 싶은거 같네요
November 10, 2009 at 7:36 pm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섹스가 질리면 어떡하죠?
한때 제가 그랬답니다.
섹스를 피하기 정말 어렵더군요.
오히려 그때는 자위가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다행히(?) 지금은 정상궤도를 찾았습니다.
아무튼 솔직녀님의 지적과 경험에 동의와 찬사를 함께 보냅니다.
님의 섹스에 대한 지혜는
아마도 님의 세상을 보는 시각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은 느낌.
그만큼 예리함과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예깁니다.
질리지 않는 섹스를 위하여!!
November 11, 2009 at 12:17 am
크눌프: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섹스가 질렸던 경험은 없었습니다만, 10년, 20년을 같은 사람과 섹스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변화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로 고민하는 커플들도 의외로 많더라구요.
솔직남께: 비유가 더 훌륭하네요. ㅎㅎ 15년이 아니라 15일만 먹어도 지루하죠.
November 10, 2009 at 8:11 am
1. 진심으로 사랑하면 질리지가 않습니다.
2. 배우자의 의사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
(1)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준비.
(2) 여자가 원하는 날은 미니마우스를 미키마우스를 보도록 놓는다.
(3) 여자가 그냥 허락하면 미니마우스를 앞을 보도록 놓는다.
(4) 여자가 원하지 않는 날은 미니마우스를 미키마우스와 등지지게…
(5) 남자의 경우도 이와 같은 식으로…
(6) 미키와 미니가 마주보는 날, 열정적으로…
(7) 미키나 미니가 앞을 보는 날, 상대를 배려하며 조심히…
(8) 미키나 미니가 등 돌린 날, 상대를 배려하며 참는다.
(9)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게 부부만의 약속인형을 정한다.
November 10, 2009 at 1:58 am
섹스인포101이라.. 재미난 사이트네요
잘 보고 갑니다 ^^
November 10, 2009 at 9:39 am
상추캔디: 저도 어제 처음 발견했는데, 그래픽이 꽤 그럴듯하죠? ㅎㅎ
솔직남: 1.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2. 재밌는 아이디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