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엔 마케팅 관련 컨퍼런스에 갈 기회가 생겼다. 갖가지 주제의 백 여개가 넘는 프레젠테이션들이 계속되던 중, 패스트 푸드의 Healthy Menu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내 관심을 끌었다. 내용인즉슨,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두 가지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두 가지 방식은Selection based choice 혹은 Rejection based choice 으로 전자의 경우 소비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반면, 후자의 경우엔 원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 남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 결과는 흥미로왔다. 소비자들에게 이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메뉴를 고르게 했을 때, 저칼로리, 저지방의 건강식 메뉴를 선택하는 비율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사이드 메뉴: 감자튀김, 어니언 링, 찐감자(건강식 메뉴)
질문 1. 사이드 메뉴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질문 2. 사이드 메뉴 중 당신이 원하지 않는 메뉴를 두 가지 고르십시오.
질문 1은 Selection based, 질문 2는 Rejection based 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소비자에게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선택을 하게 했을 때, 그 결과는 같으리라고 예상되지만, 그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 경우엔 질문 2에 찐감자를 선택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내 머리속에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두 가지 방식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오직 한 남자, 한 여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는 많은 운좋은 사람들의 경우엔 선택의 여지도 필요도 없겠지만, 한 명 이상의 상대에게 비슷한 정도로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결국은 선택의 순간이 오게 마련이다. 그럴 경우 과연 사람들은 어떤 방식의 선택을 할까?
난 싱글인 친구들에게 ‘넌 어떤 사람이 좋아?’ 라고 물었을 때보다, ‘넌 어떤 사람이 싫어?’ 라고 물었을 때 더 장황한 대답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긴 나한테 누가 두가지 질문을 한다면 나도 내가 싫은 타입의 사람에 대해 더 열을 올리며 얘기할 것 같긴 하다. 그렇다면 결국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로 낙점하는 상대는 싫은 타입의 사람을 제끼고 나서 남는, 말하자면 크게 흠잡을데가 없는 무난한 상대라는 얘긴가?
‘흠잡을데 없는 무난한 상대’야말로 어떻게 생각하면 이상적인 배우자감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구보다 내가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싫은 사람들을 제외하고 남은 사람’을 배우자로 고른다는 건 나에겐 참으로 비극적으로 보인다. 나이가 찼으니 적당한 사람 만나서 결혼해야지 하는 생각도 같은 맥락에서 비극적으로 보인다.
내가 너무 비현실적인가?
언젠가 남자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혹시라도 네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네가 나이가 있고 정착하고 싶은데 마침 만난 내가 적당한 상대라고 생각해서 나를 남자친구로 두고 있는건 아니지? 난 네가 절대 그러지 않기를 바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 정말 다행이다.
November 28, 2009 at 4:01 pm
제가 위에서 말씀을 드리자고 한것은 그 영어문장에서는 결혼이나, 배우자 그런 뜻이없다는것이에요. 그냥 연인관게에대해서 말하는것이다, 이것이에요.
솔직녀말씀대로 literal translation의로는 맞아요,그러나 남자입장 (with cynicism)에서 보면은 되게 편한안 관게로 유지하고 십다는걸 늣길수 있네요…
솔직녀님이 한국말로 번역한 문장을 보면 되게 따듯하고 상대방을 많이 생각하는거 같은대, 영어 원본 문장을 보게되닌가 한글 번역본에서보다 틀린 늣김을 주는거 같은데요. 그리고 30후반을 바라보는 여자분 한태 serious relationship을 홰피하는듯한 그런 얘기를 한다는게 이해가 안되네요.
November 28, 2009 at 4:15 pm
Frodo: 영어 문장에 결혼이나 배우자라는 단어가 없지만, settle down이라고 하면 두 사람이 serious한 관계로 정착하는 걸 의미하지요. 제 남자친구는 저를 무지 사랑합니다만, 그가 우려한것은 저도 그가 저를 사랑하는 것 만큼 자기를 사랑해서 그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가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해야하는데 마침 자기를 만나서 함께 있고 싶어 하는지였어요. 제대로 된 남자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Frodo님이라면 님을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지, 단순히 결혼해야 하는데 님이 자기를 좋아하니까 별생각없이 님을 택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으세요?
November 28, 2009 at 4:02 am
그리고 한가지 더얘기 하자면 미국에서는 결혼을하더라도 “settle down” 이않있을수 있다는거. 제가 존경 하는 서양 의사분이 있었는데 결혼을 5번인가 7곱번인가 헀었조. 그리고 돌아가시전 1달전즘 한국여자좀 소개시켜달라고 하셨는데.
November 28, 2009 at 9:31 am
Frodo: 제글에도 설명했지만, 제 남자친구가 settle down하지 말자고 한것이 아니라, 단지 settle down 해야 하기 때문에 settle down 하지는 말라고 한거죠. 한국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네요. 한국어가 서투르시면 영어로 댓글 남기셔도 돼요. 그리고 영어 문장을 읽어보셔도 그런 뜻이 아닌건 아실수 있을텐데요.
November 28, 2009 at 3:14 am
추수감사절 잘 보내시공있조? 제가 위에있는 영어 말들이 대해서 얘기할여고 했는대, 인재 하내요. 여기서 말 하는 “settle down”은 결혼하는 말이 아니고 개속 사귀는관개, 그냥 애인이되자 이런 얘긴에요. 그러닌가 다른사람을 만나지 않는관개. 근대, 남자친구분은 “settle down” 하지말자고 말헀내요…서양남을 좋아하시는건 알겠는대, 그 사람이 무었을 말하는지 알아야되지 안을까요? 제가 한국에있는 원어민 교사가 쓴글들을 보닌가 이렀게 communication problem있어도 한국여자 먹는댄 문재가없다는대. 아무리 걸래라도 말을이해하고 먹히는게 좀 나아보이는거 같은대.
November 21, 2009 at 9:27 pm
혼전순결을 지키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는데,
솔직녀님께 그런말 하는건 좀 안어울리지 않나;
November 16, 2009 at 10:37 pm
글의 출처는 http://cafe.daum.net/normalog [노멀로그 응급실]
자유게시판 3486번째 글인 [오지랍 넓은 메모가 환우분들께 한말씀 드려봅니다.]
라는 글인데 주소를 어떻게 끌고올지 몰라서 이렇게 남깁니다.
제가 쓴글에는 출처를 남겨놨습니다.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November 16, 2009 at 6:42 pm
너무 마음에 드는내용이라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글을 퍼가는건아니고 이 글을 인용해서 제가 다니는 사이트에 보여드리고 싶은데
글에 대한 인용을 해도될까요?
문제가 될것같으면 글을 삭제하겠습니다. 출처를 쓰라고하면 쓰겠습니다.
November 16, 2009 at 10:10 pm
메모: 글이 마음에 드신다니 기쁘네요. 제 글을 인용하시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입니다만 반드시 글의 출처를 밣혀주시고 제 블로그의 링크를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November 11, 2009 at 8:42 pm
ㄱㄱㅑ~
감사합니다~!!
ㅎㅎ 어떻게 표현하는지 궁금했었거든요~
November 10, 2009 at 11:24 pm
남자친구분의 저말…영어로 알고싶어요!!ㅠㅠ
멋지심~
November 11, 2009 at 12:27 am
음.. 대충 이랬던 것 같아요.
I don’t want you to settle down with me not because you love me, but because you think it’s time to settle down and I am ok to settle down with.
November 7, 2009 at 12:28 pm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거나, 아니면 네 블로그에 쓴 픽션이거나.
네놈 이름만 봐도 짜증난다. 꺼져.
November 7, 2009 at 7:22 am
http://pussycock.egloos.com/1846987
솔직녀님은 저런 개X끼를 피하는 방법 있나요?
입에 발린 소리로 속셈을 숨기면, 나중에도 당했단걸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방법이 있지요.
혼전순결 지키면, 저런 놈들 못 버티고 다 나가 떨어집니다.
November 7, 2009 at 1:56 am
1번의 경우보다 2번의 경우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쉽게 헤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저도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았지만, 1번의 경우는 내가 진정으롲 좋아하는 경우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반전을 꾀하는 반면에 2번의 경우는 심각한 고민없이 쉽게 포기하게 되었던 것 같네요.
^^
November 7, 2009 at 11:06 pm
하늘엔별: 전 반드시 2번의 경우가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2번 방식을 따르는 사람은 어쩌면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더 낮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오히려 실망도 적을 수 있지요.
November 4, 2009 at 9:58 am
음… 위에 크눌프님의 댓글을 읽고 생각을 해봅니다.
1. 연애와 결혼은 다른거다 -> 동감합니다.^^
그런데, 연애할 여자 따로 있고 결혼할 여자 따로 있다. -> ?
저의 경우 연애할 남자 따로 결혼할 남자 따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최고의 애인이 최고의 남편이라는 (물론 그 반대도) 신조를 갖고 삽니다. 결혼은 연애보다 힘듭니다. 결혼과 연애가 전혀 다른 세계가 아니라, 결혼은 연애를 포함하는 더 큰 세계라고 생각해요. (현실적인 부분을 많이 포함하는..) 그러니 형편 없는 애인이 완벽한 남편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봐요.ㅎㅎ 물론 90점짜리 애인이 꼭 90점짜리 남편이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확률은 높지요.ㅎㅎ^^
2. 결혼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다 -> 그래서 행복한 사람도 있는 거 같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경우 모두 다 해피엔딩이 아니란 걸 많이 봐와서…ㅡ.ㅡ;
난 싫지 않은 정도이고 상대가 너무너무 사랑해 줘서 결혼을 했는데, 그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핀다면, 어떨까요? 저라면 그동안의 결혼생활과 내 인생 자체에 엄청난 회의감이 밀려올 거 같은데…
나도 사랑하고 상대도 사랑하는 그런 결혼을 해야겠죠. 당연히..ㅎㅎ^^
November 4, 2009 at 10:04 am
aga님 글을 보면 저랑 생각이 비슷한 부분이 참 많다고 느껴요.
November 4, 2009 at 12:02 am
배우자 선택에 대해 들은 이야기들.
1. 연애와 결혼은 다른거다. 연애할 여자가 따로 있고 결혼할 여자가 따로 있다.
어려서는 이해 못했지만 크면서 아주 공감을 했었죠.
2. 결혼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거야. 이 말은 가슴에 와닿을 듯, 아닌 듯 합니다.
제 생각에 이상적인 배우자감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저 마음맞는 사람을 만나 서로 맞춰가는거죠.
저는 그렇다고 봐요. *^^*
November 4, 2009 at 10:00 am
크눌프: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1. 연애상대와 결혼상대는 다른거라는 말에 전 공감이 잘 안가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지만요.. 전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하고는 연애도 안 되더라구요.
2. 이 얘기도 반은 공감, 반은 비공감 그렇네요. 어쨋거나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려면 두 사람이 비슷한 정도로 좋아해야지 되는거 아닐까요.
모든 걸 다 갖춘 이상형은 없지요. 서로 맞춰간다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저도 생각해요. 그 부분엔 100% 공감입니다. ^^
November 3, 2009 at 1:55 am
평소에 얼마나 훈장질할 데가 없으면 생판 남의 블로그에 와서 저러고 있겠나…
많이 외로운가 봐요.
November 3, 2009 at 1:26 am
그냥 당신은 조용히 하고 여기서 꺼지셔.
November 3, 2009 at 1:17 am
네쉬균형이론에서 그렇게 나옵니다.
희소성 높은 최고를 배제하면, 모두가 이득인 최적을 얻는다고…
“혹시라도 네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네가 나이가 있고 정착하고 싶은데 마침 만난 내가 적당한 상대라고 생각해서 나를 남자친구로 두고 있는건 아니지? 난 네가 절대 그러지 않기를 바래.”
라며 다들 자신은 아니라고 다짐에 가까운 착각을 한 번씩 하죠.
그런데, 알고 보면 결과는 모두 무난한 상대로 귀결…
대게 최고의 상대를 쟁취하고 최고의 비극을 많이 낳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