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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여성과 산부인과

싱글 여성분들에게 묻고 싶다. 가장 최근에 산부인과에 간게 언제죠?

난 미국에 오기 전, 20대 후반까지 한 번도 산부인과에 간 적이 없었다. 산부인과는 임신한 후에나 가는 곳으로 생각했었고, 산부인과를 찾아야 할 질병에 걸린 적도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미국에 온 뒤 몇 년뒤, 남자친구가 생겼다. 남자친구와 섹스를 할 때마다 콘돔을 썼는데, 그것만으로는 안심이 안되어 피임약을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알고보니 미국에선 피임약을 사려면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하고, 처방전을 받으려면 기본적인 부인과 검사를 받아야 했다. 피임약 하나 사기 위해 산부인과까지 가야 하다니.. 솔직히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할 수 없지. 안전한게 최고니까.

산부인과에 간 날, 먼저 간호사가 들어와 가운으로 갈아입으라고 했다. 가운 속엔 아무것도 입으면 안된다나. 그리곤 이것 저것 측정을 했다. 체중, 키, 혈압, 맥박수. 그리곤 좀 기다렸더니 의사가 들어왔다. 의사선생은 20여 가지 항목이 있는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질문을 했다. 약물 부작용이 있는지,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다른 약이 있는지, 피임약을 써본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피임약인지, 최근에 생리한 날짜가 언제인지, 섹스를 하는지, 섹스할때 콘돔을 착용하는지, 아니면 다른 피임 방법을 쓰는지, 지난 1년 동안 섹스 파트너가 몇 명이었는지, 등등등…

그리곤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 처음엔 유방검사를 했다. 멍울 같은 것이 있는지 양쪽 가슴을 꾹꾹 눌러가면서 아픈지 물었다. 다음은 자궁검사. 다리를 받침대 같은 것에 올리고 브이자로 벌리라고 했다. 의사선생이 손으로 아랫배를 눌러보며 아픈지 물었다. 그리곤 손가락을 내 속에 넣고는 또 꾹꾹 눌러보며 아픈지 물었다. 마지막으로 pap smear test 라고 불리는 자궁내검사. 자궁내에 암이나 다른 이상이 있는지를 검사하기 위한 테스트인데 자궁내벽의 세포를 면봉같은걸로 살짝 떼어내어 정밀 검사를 한다.

한 30분 정도 걸려 이 모든 절차가 다 끝나고 처방전을 받아가지고 나왔다. 처음 병원에 들어설 땐 좀 쑥스러웠는데 (날 알아볼 사람도 없는데 괜히..) 나올 땐 마음이 홀가분했다. 내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해서 기분좋기도 했고, 일년동안은 걱정없이 피임할 수 있게 되어 그렇기도 했다. 보통 피임약 처방전은 일년이 기한이기 때문에 일년 뒤엔 다시 의사에게 가서 이런 검사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그 뒤론 거의 일년에 한 번씩은 산부인과를 찾았다.

성인 여성이라면 결혼을 했건 안했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여성의 몸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을 결혼 전까지 그냥 방치해선 안되는 것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산부인과는 그야말로 결혼한 부인들만 가는 곳이라는 선입견이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한국에서 한번도 산부인과를 찾지 않았던 이유는 아무도 나에게 산부인과에 가서 그런 검진을 받으라고 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물론, 어느 누구도.

산부인과와 친해지자. 보이는 곳엔 지나치게 신경쓰면서 진정으로 중요한 부분은 소홀히 하는 여자가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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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싱글 여성과 산부인과"

  1. pie98 says:

    피임약이 여성몸에 안좋다고 하는데, 궁금한게 피임약 복용하면서 부작용이나 안좋은
    점 없으셨어요? 저는 여자친구가 콘돔쓰는걸 너무 싫어해서 걱정이 크고 피임약먹는
    것에 대해서 부담감이 본인이나 저 또한 커서 관계가질 때마다 고민이 큰데,,이 일을
    어찌해야할지 -_-;;; 항상 할 때마다 안에다 하라고 하고, 안하면 삐지고, 자긴
    임신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흑흑..

  2. 솔직녀 says:

    피임약에 따른 부작용은 여성마다, 또 약마다 다릅니다. 제 경우는 전혀 부작용이 없었어요. 미국에선 피임약 브랜드도 무지 많아서 이것 저것 써보구 자기 몸에 가장 잘 맞는 (부작용이 없는) 약을 쓰더라구요. 의사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구요. 피임약 오래먹으면 불임이 된다는 말도 있던데 그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피임약 먹어서 생리통이나 여드름이 없어져 좋다는 여자분들이 많아요. 어쨋거나 사용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왜 콘돔쓰는 걸 싫어하시나요? 느낌 때문이라면 요즘에 거의 느낌이 없는 얇은 콘돔도 있던데. 콘돔없이 피임도 안하는 상태에서 안에 사정하라는건 거의 임신하겠다는 의미로 들리네요. 여자친구분과 지금 아기를 가질 생각이 아니라면 절대로 그러시면 안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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