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결혼하기 힘든 이유 (2) – 물질적인 요구가 많다.
서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던 커플이 결혼준비 과정에서 헤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가장 큰 이유는 혼수와 예단 문제. 난 혼수와 예단 해야하는 결혼이라면 안 한다고 선언한지 오래고, 그 말을 들은 울 엄마는 ‘그래, 그럼 외국가서 결혼해’라고 오래전에 엄포를 놓으셨다.
도대체 뭣 때문에 모든 가구며 가전제품을 결혼할 때 한꺼번에 사야하는거지? 둘이 살면서 하나 둘씩 장만하면 되지. 보통은 집을 남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공평하게 하기 위해 여자쪽에서 살림살이를 다 사야한다는 얘기인데, 그럼 집을 둘이 같이 부담하고 살림도 같이 부담하는게 더 공평하지 않을까? 물론 절차면에선 더 복잡하겠지만. 집과 살림을 몽창 다 한 큐에 마련하는데 드는 돈을 생각하면, 웬만큼 여유있는 집 아니고는 결혼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과 혼수는 그렇다치자. 제일 이해할 수 없는건 예단과 함이다. 원래의 예단과 함의 의미는 사라지고 일생에 한번 있는 기회에 값비싼 것들 좀 챙겨보자 하는 심사로 밖에는 비춰지지 않는다. 결혼한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결혼할 때 받은 것들 입지도 쓰지도 않는다고 하던데. 차라리 혼수자금을 보태주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 아닐까.
미국 사람들의 결혼문화를 보니 남자쪽에선 결혼식을, 여자쪽에선 피로연을 부담한다. 그 밖에 드는 돈은 거의 없다. 물론 집과 살림은 장만해야 하지만, 집은 둘 중 집이 있는 사람 집으로 들어가거나, 둘이 돈 합쳐서 집을 사는 경우가 많고, 살림은 하객들의 결혼선물 – 미국에선 돈 대신 보통 선물을 준다 – 로 많이 채워진다. 결혼한다고 새 TV, 냉장고 사는 커플들 거의 못봤다. 한국 결혼문화에 비해 합리적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들 하니까 당연히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남들 눈치보지 않고 실속있는 결혼을 하는 커플들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는 뭔가.
서로 사랑하는데 온갖 불필요한 곳에 드는 돈 때문에 결혼하기 힘든 커플들이여. 과감하게 자를건 자르고 결혼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깟 물건들보다 결혼해서 함께하는 시간이 훨씬 더 소중하지 아닐까?
October 22, 2009 at 10:54 am
네, 저도 솔직남님의 의견에는 공감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 불쾌했을 따름입니다. 솔직남님의 의견이 현실적이지요. 그리고 저도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 의견이 희망을 버리는 의견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현실적으로는 속이 편하겠지요.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세상에 맞서는 사람에게 결국 행복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싶네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차피 자신의 인생관이, 사회적으로 인격적으로 성공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면, 그것을 향해 걸어가는 노력이나, 그 여자분 부모님께 인정 받으려는 노력이나 그 둘은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에 부모님들이 반대하시는 이유는 지금껏 …님이 살아온 것의 결과만을 두고 봤을때, 그분들의 맘에 들만큼의 야망과 그 야망을 현실로 만들려는 노력이나 추진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판단해서가 아닐까요. 결국은 이 모든게 …님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October 22, 2009 at 2:14 am
“이걸 카운셀링이라고 하신겁니까?” 라니..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견해를 무시하는 말투의 글을 보니 불쾌하군요.
누구의 의견이 옳고 그름을 떠나, 카운셀링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충고를 해주는 것이 아닌가요. 당연히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이 묻어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겠죠. 솔직남님과 솔직녀님의 인생관이 판이하게 다르다해서, 솔직녀님의 충고를 등한시하는 태도는 보기에 좋지가 않네요.
…님의 주변에 솔직녀님 같은 충고를 하시는 분도 솔직남님 같은 충고를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을 갖느냐, 희망을 버리느냐의 차이가 아닐까요. 저도 세상에 대해 시니컬한 편이긴 합니다만, 잘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길.
6. 세상에 널린 게 남녀지만, 그 사람은 세상에 단 한명 뿐입니다.
October 22, 2009 at 9:12 am
솔직남님의 말에 전적으로 비공감은 아닙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무시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저는 노력하는 사람에겐 못 당한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좋은 학교 졸업하지 않고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사람들 중에도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많지요.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것은 더 슬픈 일 아닐까요.
남녀관계도 그래요.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 희망이 없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October 9, 2009 at 8:41 am
여자친구의 부모님 되게 현명하시군요.
물론 솔직도 하시고…
근데 이걸 카운셀링이라고 하신겁니까?
아직 관계는 서로 좋은, 정리된 셈인 남친…
글을 보니 이미 답(NO)은 나왔는데…
1. 그분 저 여친 더 꼬시기엔 한계가 있어 보이고
2. 여친 부모님께 잘 보여 드리면 다소 가능성은 있겠는데…
3. 그것은 사회적 성공(자금+직업) 뿐…
4. 그거면 과거 신분(가문+학벌)은 용서됩니다.
5. 그러나 현실은 왠만큼 노력으론 쉽지 않겠군요. 그분 성공하기가…
6. 그러므로 빨리 잊는 게 현실적으로 속편함. 세상 널린 게 남여임.
October 8, 2009 at 11:03 pm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여자친구 부모님의 반대를 꺾으려면 무엇보다 님이 어떤 상황에서도 여자친구를 떠나지 않겠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제 옛 남자친구가 그렇게 확실하게 나왔다면 저도 같이 부모님을 설득하던지 싸우던지 했을거예요. 혼자서는 절대 이길 수 없지요. 우선은 두 분이 같은 마음인지가 중요해요.
그리고 여자친구에 비해 객관적인 조건이 떨어진다고 기죽거나 하지 마세요. (물론 그러지 않으실 것 같지만 노파심에서 말씀드려요.ㅎㅎ) 현명한 여자는 남자의 미래를 본답니다. 비전이 있는 모습, 항상 자기계발 하는 모습,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여자친구가 부모님 반대 때문에 님을 떠난다면, 그건 그녀가 님과의 미래를 그릴 수 없어서예요. 그러면 여자들은 마음이 떠나지요. 부모님까지 반대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쉽게 그렇게 되구요.
두 분이 얼마나 사귀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결혼까지 생각하고 계신다면 말을 안하고 계속 관계를 지속하는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얘기 하긴 힘들죠. 이왕이면 님이 먼저 얘기를 꺼내세요. 여자쪽에선 남자가 그래주면 정말 고마워요. 여자친구가 아직 어려서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고 있지 않을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어떤 생각으로 님을 만나는지 물어보세요.
도움이 조금이나마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부디 여자친구와 잘 되시길 빌어요~~
October 8, 2009 at 10:19 pm
무한님 블로그 통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의 트랙백이 눈에 띄어 클릭하게 되었지요-_-a
아,,학교 도서관에 앉았는데…책을 펴봐야하는데 몇분째 이러고 있는지..
글내용이 귀에, 아니 눈에 달라붙는 느낌이라 쉽게 떼기가 힘드네요ㅋ
“한국에서 결혼하기 힘든 이유(1)”을 읽고 댓글을 남기게 되었어요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은게 사람 맘인지..솔직녀님께서는 제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실거 같은 생각에..ㅋ;
전 어떻냐면요, 유복한 가정에 사랑듬뿍 받으며 자란 서울대생 21살의 미인을 애인으로 두고 있는 26살의 아주대생 유복하진 않지만 사랑은 듬뿍 받으며 자란 남아 입니다. 여자친구의 부모님께서는 저를 대략 훑어 보시고 “난 반댈세” 라는 말씀을 그녀에게 하셨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은 정리된 남친으로 되어 있는 셈입니다. 물론 관계는 서로 좋구요. 말은 안해도 사귀다 보면 자연스레 미래까지 꿈꿔보지만..걱정이 됩니다ㅋ
October 7, 2009 at 7:54 pm
그래서 여차하면 결혼을 하지 않으려구요. 흑흑
October 7, 2009 at 8:45 pm
흑흑… 저도 그래서 한국에선 결혼 못할거예요.
October 6, 2009 at 2:58 pm
문제가 많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고칠려는 노력은 부족한 점이 더 문제예요.
October 6, 2009 at 11:03 am
우리나라의 결혼문화는 참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