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글루스에선 처녀 논쟁이 한창이었다.  뭐 보지 않아도 뻔한 논쟁이지만, 아직도 여자는 결혼할때까지 처녀여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묻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처녀가 아니면 그 사람과 결혼 못한다는 얘긴가? 누군가를 사귀기 시작해서 좋아하게 됐는데 알고보니 섹스 경험이 있더라.. 그러면 좋았던 감정이 사그라드는건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는데 혼전 섹스를 하자고 한다면? 꾹참고 결혼할때까지 기다려 할껀가?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누가 옳다 그르다 따지고 싶진 않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혼전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없이 말하겠다.

넌 차 살 때 테스트 드라이브도 안 해보니?

모든 남자가 차로 치면 벤츠나 BMW 같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가 편안하게 느낄 수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좀 삐거덕 거리는 부분이 있다면 고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어색하고 영 내 몸에 안맞는 차가 있듯이, 사람도 그렇다. 서로 좋아해도 이상하게 섹스에 있어선 영 아닌 경우가 있다.  그리고 섹스가 영 아니다보면 결국 그 남녀관계엔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1년 정도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그런 경우였다.  원래가 그다지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섹스에 관해선 거의 서로 침묵을 지키던 사이었다. 문제는 난 그와의 섹스가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던거다. 난 나름 그를 흥분시켜주려구 ‘자긴 내가 뭘해주면 좋아?’ 물어보면, ‘음..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  모든 대답이 이런 식이니..  내가 만족스러운지 어떤지는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고, 그러니 나도 물어보기 힘들고..  그와는 결국 헤어졌고 (섹스가 가장 큰 이유는 아니었다), 헤어질 때까지도 서로의 섹스만족도에 대해선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섹스가 잘 맞는 상대와는 섹스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기가 쉽다. 서로 기본적으론 만족스러워하는 걸 아니까. 잘 안 맞는 상대일 수록 섹스얘기를 꺼내기 힘들고, 그러다보면 계속 불만이 쌓이고.. 악순환의 연속인거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진지하게 좋아하는 상대라면 더욱더 결혼을 결심하기 전에 섹스를 해볼 필요가 있다. 좋으면 다행인거고, 실망이라면 적어도 결혼하기 전에 실망하는게 나으니까.

결혼 상대는 결국 평생의 섹스 파트너가 되는 셈인데 섹스를 테스트해보지 않고 결혼하는건 너무 위험한 결정아닐까?